감정 정리의 힘 - 세계의 엘리트가 매일 10분씩 실천하는 감정회복습관
구제 고지 지음, 동소현 옮김 / 다산3.0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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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 사회라는 말이 새삼 피부로 와닿는다. 방금 전에도 나는 포털 메인에서 누군가 홧김에 사람을 살해했다는 뉴스를 읽고 왔다. 이틀 전에도 비슷한 뉴스를 읽었고 지난 주에도 화풀이 대상으로 한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아마 지난 달에도 홧김에 저지른 강력범죄들에 대한 보도를 자주 접했던 걸로 기억한다.

분노를 못이겨 저지른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를 물끄러미 보시던 아빠는 혼잣말로 탄식하셨다. '우리 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아마 이런 탄식을 한 사람이 우리 아버지 한 분만은 아니겠지. 아마 올해 말에는 2016년을 정리하는 키워드 10개 중 하나로 반드시 '분노사회' 내지는 '분노조절장애' 라는 말이 들어가야 맞을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한국 사회의 분노기질을 감지한 여러 학자 혹은 전문가들은 '분노사회'에 대한 우려를 표해왔다. 그래서인지 서점가에는 감정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책도 많다.

감정 연습, 감정 코칭, 감정 수업 등등등

 

생각해보면 감정이란 아주 본능적이고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고 코가 간지러우면 재채기를 하게 되는 것처럼. 기쁜 것은 기쁘다고, 슬픈 것은 슬프다고 그리고 화가 나는 것은 화가 난다고, 감정은 의도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감정을 우리는 연습해야 하고 코칭 받아야 하고 수업을 통해 학습해야 한다. 무엇 때문에?

모든 원흉은 스트레스다. 우리는 어쩌면 감정보다 스트레스를 더 익숙하게 느낄만큼 폭발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티비와 인터넷의 서라운드 속에서 어디를 보아도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이 남다르게 누리는 권력이 그리고 그들의 자유롭고(방탕하고) 블링블링한(천박한) 삶이 무슨 대단한 것인양 전시된다. 무한 소통의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떠오른 SNS'있어빌리티'들의 잔치판이 되었다. 회사니 학교니 사는 것은 날마다 더 팍팍해지니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오히려 정신건강을 의심해봐야 할 상황이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서, 내가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인문학 교육의 부재였다. 무슨 무슨 철학, 사상 이런 걸 배우고 싶었다는 말이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나는 왜 살아가고 있는가. 존재의 가장 기본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기회 없이 나의 성장기는 지나가버렸다. 이런 허탈한 청소년기는 아마 우리 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공통 경험 아닌가?

우리들이 팔다리가 자라는 동안, 단 한 학기동안만이라도 저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스스로가 답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그래서 존재의 근원에서 시작하여 희노애락이라는 자신의 감정에까지 관찰과 사유를 확대할 수 있었다면, 적어도 오늘과 같은 분노 사회는 만들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나는 무엇에 기뻐하고 무엇에 분노하며 무엇에 슬퍼하고 무엇에 즐거워하는가?

나의 기쁨을 막는 것, 나의 분노를 해소하는 것, 나의 슬픔을 달래는 것, 나의 즐거움을 멈추는 것은 무엇인가?

어쩌면 이건,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될 거야~ 라는 꿈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되는 이슈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감정 정리의 힘]을 읽으면서 내가 다짐한 것은 저 위에 적은 질문에 대한 자세다. 무엇에 기뻐하고 무엇에 분노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내가 어떤 자세로 답할 것인지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자세'가 답의 질을 결정할 뿐 아니라 답을 내린 이후의 나의 행동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

어떤 답을 내리든지 감정에 대해서는 항상 솔직해야 하고 유연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감정 정리의 힘]의 저자는 '감정회복습관'을 들여야 보다 효율적이고 충실한 삶을 살수 있다고, 스트레스를 덜어내고 보다 집중력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감정회복습관'이라는 걸 이 책에서 처음 접한 나는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처음에는 감정을 정리한 후 찾아온 일곱 가지 변화라고 책에 소개한 내용이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내용인듯한데) 너무 뻔하고 상투적이라 별로 믿음이 안 갔다. 그런데 왠걸 기대하지 않았는데 본문 내용이 아주 재미있었다.

세계의 수많은 엘리트들이 감정회복습관을 실천하고 있다는 홍보 문구에 혹한 건 아니다. 남에게 좋다고 꼭 나에게까지 좋으란 법은 없으니까.

엘리트들이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것들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면 확실히 감정적으로 부담을 덜고 일과 관계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저번 주에 읽었던 임세원 박사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와 책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분노와 자책 혹은 원망 등 감정의 잔여물을 품에 안고 살지 않도록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해준다.

 

굉장히 유익한 조언들이 많은데, 그 중에 '실패'에 대한 내용이 가장 인상 깊었다.

분노조절장애도 결국 '실패'를 직면한 인간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패배감, 아쉬움, 부끄러움, 괴로움 등등을 다스리지 못해서 생기는 것 아닌가.

 

> 실패 경험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학력과 경력이었지만, 본인은 원치 않은 대학에 진학하고 원치 않은 회사에 취직했으며 그리고 또다시 원치 않은 회사로 이직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체념해서 에이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현실을 완전하게 받아들이지는 못한 상태였습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면서 일하는 사람처럼 보였지요.

그건 m씨가 인생의 고비마다 겪은 좌절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쓰라린 체험입니다. 누구나 가능하면 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기나긴 직장 생활을 해나가는 데 실패는 늘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감정회복습관이 있는 사람은 실패하더라도 바로 다시 일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실패야말로 감정회복근육을 단련할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패 경험에 관해서는 세 가지 주의 사항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실패로 인한 충격으로 생각이 정지되면 안 됩니다. 실패는 강렬한 부정적 체험이기 때문에 다 내 탓이다라며 지나치게 죄책감을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패 이후의 초기에는 생각이 정지하거나 죄책감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성실한 노력형 인간일수록 뭔가 나쁜 일이 생기면 책임감을 느끼고 후회를 곱씹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과거의 실패까지도 자기에게 책임이 있다고 느끼며 점점 부정적인 연쇄 반응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셋째, 실패가 거듭되면 다음에 또 실패할까 봐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행동 회피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새로운 일을 거절하고 새로운 체험이나 만남의 기회까지도 멀리하게 됩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행동 회피라는 나쁜 습관에 물들면 자신만의 껍질 안에 갇혀 본인만 느낄 수 있는 심리적인 세이프 존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합니다. 자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없게 됩니다.

자기 성장을 할 수 없다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습니다. 성장을 위해 우리는 실패했을 때 재빨리 감정회복습관을 이용해야 합니다. 감정회복습관이 있는 사람은 도중에 실패해도 곧바로 적절하게 대처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본문 171

    

실패는 누구에게나 쓰라린 체험입니다. 누구나 가능하면 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기나긴 직장 생활을 해나가는 데 실패는 늘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감정회복습관이 있는 사람은 실패하더라도 바로 다시 일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실패야말로 감정회복근육을 단련할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패 경험에 관해서는 세 가지 주의 사항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실패로 인한 충격으로 생각이 정지되면 안 됩니다. 실패는 강렬한 부정적 체험이기 때문에 ‘다 내 탓이다’라며 지나치게 죄책감을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패 이후의 초기에는 생각이 정지하거나 죄책감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성실한 노력형 인간일수록 뭔가 나쁜 일이 생기면 책임감을 느끼고 후회를 곱씹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과거의 실패까지도 자기에게 책임이 있다고 느끼며 점점 ‘부정적인 연쇄 반응’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셋째, 실패가 거듭되면 다음에 또 실패할까 봐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행동 회피’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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