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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줄, 쓰다
이대영 엮음 / 별글 / 2015년 10월
평점 :
마음 한 줄, 쓰다

힐링라이팅북; 컬리링북에 이어 뜨는 라이팅북
여름 내, 컬러링북이 엄청난 유행이었다. 온라인은 물론이거니와 서점에 나가보면 색연필과 함께 전시된 그림책들이 얼마나 많던지.
유행이라는 물살에 편승에 나 역시도 컬러링북을 잠시 즐겼다.
미술심리검사를 하시는 엄마의 다양한 색칠도구들을 빌려와 책상 위에 욕심껏 늘어놓고 망중한을 보냈지 ㅎㅎㅎ
컬러링의 여름은 지고, 필사의 가을이 왔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컬러링북의 현란함에 물린 독자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출판사들의 상술인지는 모르겠으나 컬러링북의 바통을 라이팅북이 이어받았다.
지금 서점가엔 시, 소설, 에세이 등 유명 작가의 아름다운 글을 그대로 따라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라이팅북이 인기다.
예전에는 한창 노트북 자판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따라 써보았지만 자필로는 필사한 적이 없던 나는, 이 라이팅북의 인기가
조금은 당황스럽다.
그림은 그냥 색칠공부하는 마음으로 즐기면 되었는데... 라이팅북이라니..... 나는.... 상위 0.1%에 속하는 악필인데 ㅠㅠ
하지만 본래 힐링이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약점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것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컬러링북보다는 라이팅북이야말로 진정한 힐링북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도전했다. 마침 부담스럽지 않은 라이팅북을 만나, 끄적끄적, 명언들을 적어 내렸다.
'따라 쓴다'는 행위는 참 신기하다.
눈으로 먼저 읽고, 나는 입으로도 따라 읽는다. 그리고나서야 손이 따라 쓴다. 내 손이 쓴 것을 다시 내 눈이 읽는다.
그리고 나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 다시 반복한다. 눈, 입, 손 다시 눈.
라이팅북이 좋은 것은, 단순한 쓰기가 아니어서다.
눈으로 읽으며 한 번, 입에서 한 번, 손으로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눈에서 한 번 더.
거듭해서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다시 쓰고 읽고 하다보면 각인된다. 마음에 한 줄, 한 줄....
그래서 책의 제목도 '마음 한 줄, 쓰다' 인가
'괜찮아. 이것 또한 지나갈거야. 너는 대단하지 않아도 아름답지 않아도 충분히 존엄한 사람이다. 사랑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주문이기도 하고 위로이기도 하고 격려이기도 하다. 타인이 나에게 주기도 하고 내가 나에게 주기도 하는.
이 책은 작가나 시인이 남긴 몇 줄, 혹은 석학들의 격언 그리고 아름다운 작품들에서 빌려온 발췌글로 구성되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처음 만나는 이름도 있고 낯익은 내용도 있다.
그래도 쓰다보면 모두가 처음 보는 문장 같다. 생애 최초로 읽는 주문들 같다.
오늘도 서늘한 밤공기가 밀려드는 창가에서 혼자 조용히 쓴다.
마음 한 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