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하면 보인다
신기율 지음, 전동화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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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무당이나 영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첫눈에 혹은 단번에 상대의 말 아래, 표정 너머에 깔려있는 무언가를 읽어내는 사람.


영국드라마 셜록을 보면서 셜록이 참 직관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는데, 사실 셜록같은 사람은 직관이라기보다 관찰력이 유난히 민감하고 엄청난 부류인 듯하다.


이 책은 '직관'을 관찰이 아닌, 어떤 '감응'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기, 혼, 정신 뭐 이런 영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랄까.


​책의 목차는 이러하다.


Part 1. 나를 밝히는 내면의 빛, 직관의 스위치를 켜다

모든 존재와 공명할 수 있는 힘
공감하는 순간 치유는 시작된다
멀리서도 첫사랑을 알아보는 이유
유령 DNA가 당신 곁을 맴돈다
나를 기억하는 물건과 이별하는 방법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붙잡아주는 존재
징조를 해석해주는 직관의 전령사
빛처럼 번쩍하고 찾아오는 영감의 순간

Part 2. 숨겨진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는 법

그녀에게서 차향기가 났다
오장육부 비실이똥
내 몸 안의 자연
몸의 언어를 알아듣는다는 것
마음의 울림이 시작되는 12개의 선
마음을 리셋하는 날
직관의 스위치를 켜다
자석이 된 마음, 공전하는 욕망
노력중독
저 별에서 보면 우리도 별이다
마음을 치유하는 힘, 우울
경중과 강약이 사라진 삶
천라지망, 운명의 그물에 걸린 사람들
사춘기와 사추기
죽음은 또 다른 삶을 선물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직관하면 보인다'는 책의 제목에 충실한 내용뿐이다. 직관의 비법이라든가, 직관의 세계가 주는 어떤 강렬한 이점이라든가 이런 내용들은 기대하지 말자.

저자는 그가 직관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계기들(개인사 위주), 직관과 관련한 여러 사례나 연구 자료들을 차례로 설명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직관력이 어디로부터 출발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저자는 상대를 관찰하는 힘, 날카로운 직관력의 근원을 자기 자신, 자아의 관찰로부터 탐색한다.


옛날에도 사는 게 그랬을까? 살면 살수록, 내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은 정말 엄청나다. 옆집 누구, 친구 누구, 아는 사람 누구,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는 연예인이나 SNS 지인 누구. 나를 휘두르는게 사람뿐이면 그래도 좀 다행이다. 거기에 온갖 물욕이 어우러져서 참... 이것 참.... 내가 나답게, 내 정신으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해마다 깨닫게 된다.


저자는 직관의 눈을 뜨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소리에서 자유로워질 것을 말한다. 그리곤 몸속 장기들의 울림, 내가 먹는 음식, 내 몸의 명당혈 등등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볼 것을 권한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내 성격이 어떤지 등 개성에 대한 관찰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내는 울림에 먼저 집중해보기를 권하는 것이다. 몸을 읽고 다스리며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점차로 마음과 정신을 읽고 다스리는 단계로 들어간다.


책의 표지에서는 '직관'이 가진 대단한 힘과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직관 그 자체에 대해서보다 세상의 섭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남들에게는 없는 '직관'의 힘이 흥미로워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끝에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더 자유롭고 올바르고 충만하게 살수 있을까'라는 성찰로 책을 덮게 된다. 셜록같은 직관력의 비법을 품은 비서는 아니나, 정신줄을 제대로 잡고 살고 싶을 때 가볍게 읽어보면 괜찮을 책이다.

그런데 노력이라는 말 속에는 ‘우리는 모두 같다.’라는 묘한 전제가 숨어 있다.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은, 모든 인간들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거북이 같은 몸을 가진 사람도 노력만 하면 토끼처럼 잘 뛸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각자의 내면과 몸은 너무 다르다. 수많은 은하계에 똑같이 생긴 별이 없듯, 지천으로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다. 한배에서 난 자식들이 다 다르고, 심지어 쌍둥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노력이라는 말은 그런 자연스런 다름을 때때로 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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