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 - FBI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심리학
조 내버로 & 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 장세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멘탈리스트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패트릭 제인은 탁월한 프로파일러다. 외모, 말투, 자세, 손짓, 눈빛 등등 그저 잠깐의 대화를 나누거나 옆에서 잠시 지켜보는 것만으로 다른 이들의 성격, 성장 배경, 현재 환경, 감정 상태 까지도 정확히 읽어내곤 한다. 뿐만 아니라 숨기고 있는 말을 내뱉게 만드는 능력도 대단하다. 마법같은 그의 능력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다. 그의 활약상을 시청하다보면 절로 그런 능력에 흥미가 돈다. 저런 능력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어디서 저런 걸 따로 배울 수 있나? 어디 나도 한번??

 

  인간은 진짜를 숨기는 데 가장 탁월한 동물이다. 전 생명체를 통털어 인간보다 본모습을 더 잘 감추는 존재는 없다. 일부러든 혹은 무의식적으로든 우리는 자주 본심을 숨긴다. 옷가게 사장은 남는 게 반이 넘어도 손님에게는 늘 '남는 게 없다'고 말하고 부장의 싫은 부탁 앞에서 사원은 늘 '괜찮습니다'고 말할 수 밖에 없기 마련이다. 생존이 달렸는데 어쩔 수 있나. 날이 갈수록 본심을 숨기는 방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우리가 죄다 패트릭 제인이 아닌 이상에야 그 속에 들어있는 본심을 확인하는 것 역시 더욱 어려워진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우리 속담은 인간 본성을 꿰뚫는 불변의 진리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상황이 이쯤되니 이런 책에 관심이 안 갈수가 없다. [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 간단한 인사만으로도 어느새 나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까다로운 거래처와도 수월하게 거래를 진행하는 사람이 있고 난감한 상황도 부드럽게 처리하는 묘한 능력의 사람이 있다. 특별히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똑똑한 것 같지도 않은데 대체 그런 이들은 어떻게 그런 힘을 발휘하는걸까? 무엇이 결정적인 설득력이 되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 FBI 츨신의 국제 협상가이자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조 내버로는 이 보이지 않는 설득력에 대한 답을 책으로 냈다. 그는 인간이 말 속에 감춘 내밀한 속사정이 몸짓, 표정, 외모 등의 비언어에서 발현된다고 말하며 신간 [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에서 이 비언어의 세계를 읽는 (동시에 비언어적 능력을 발휘하는) 비언어적 지능을 발달시킬 방법들을 제시했다.

  

 '비언어'라는 것이 워낙 방대하고 또한 여전히 연구 중인 분야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공식을 제시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거짓말을 할 때에는 눈이 왼쪽을 바라본다든가 하는 등의 세간에 알려진 많은 팁들은 사실이 아닌 것들도 많고 사실인 것들도 때에 따라서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들수도 있다며 저자는 공식을 제시하기보다 비언어의 흐름을 읽는 데에 더 중점을 뒀다. 또한 타인을 설득하기 위한 비언어적 능력 중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것은 '진심'이라는 마음가짐임을 자주 강조했다. 그는 '감정은 논리를 앞선다'고 하면서 부정적 비언어를 읽어내고 긍정적으로 전환시켜 보라고 권한다. 이 책이 '비즈니스 심리학'으로 주체성을 잡고 있기 때문에 주로 비즈니스 환경의 예를 들어 설명하긴 하지만 저자가 설명하는 비언어적 지능은 업무능력이라기 보다 인격을 갈고닦아 빛나게 하는 자기계발 능력으로 보는게 더 옳겠다.

  

 늘 자기 몫은 못 챙기는 실속 없는 사람이나 번번이 남에게 뒤통수를 잘 맞는 사람에게도 이 책이 도움이 되겠지만 그보다 더 넓게 한번쯤은 '인간'을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도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가장 먼저는 '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하루 종일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책이니까. 그렇게 나를 비롯한 내 환경의 비언어들을 읽고나면 이제 조금씩 이 책이 설명했던 설득의 비언어를 발휘하게 될 터다. 그렇게 되면 뭐 드라마의 패트릭 제인처럼 심령술사를 방불케 하는 초능력까지는 아니어도 조금 특별한 능력의 매력적인 사람에는 가까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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