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란 쏙 성경, 성경 쏙 이슬람
박요한 지음 / 코람데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만 해도 나에게 '이슬람'이란 그렇게 험상궂고 무서운 단체가 아니었다. 사막과 먼지의 중동, 예수님도 거기서 태어났고 성경의 처음 무대도 거기인데 악감정을 가져서 뭐할텐가. 그런데 2004년 즘이었나? 이슬람 무장단체에 피랍된 한국인이 공개처형되고 그 동영상이 유투브에 떠돌았다. 어쩌다 그 동영상을 클릭하게 된 나는 정말 그야말로 정신이 고꾸라질듯한 충격을 먹고는 그후로 이슬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다.

 

 

성지를 향해 절을 하는 유순한 등을 떠올리는 대신 가장 먼저 총이 떠올랐고 끝이 구부러진 그들의 칼이 떠올랐고 알라 외에는 없다!고 외치며 살육도 불사하는 그들의 전투적인 포교가 그들에 대한 나의 감상들을 지배했다. 그러나 그들, 이슬람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교리가 과연 폭력적인가에 대한 의문은 언제나 그 공포스런 선입견 뒤에 슬그머니 나타났다. 알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알려고 해본 적도 없으면서 무턱대고 손사래를 치며 덮어두고 비난과 암묵적인 멸시를 하는 것은 과연 나의 신앙에 적합한 것일까.

 

 

교양삼아 성경을 읽었다는 어떤 스님처럼, 나도 그래서 교양삼아 코란을 읽어볼까 했다. 그러던 차, 코란 보다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책 [꾸란 쏙 성경, 성경 쏙 이슬람] 이다.

선교회에서 시무하던 박요한 선교사는 이슬람에 대한 많은 연구 끝에 이 책을 내 놓았다. 동일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서 출발하지만 너무나 다른 두 종교 기독교와 이슬람. 저자는 각 종교의 경서인 성경과 코란을 비교, 대조하면서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두 종교 사이를 파고 들었다. 총 5가지 주제에 따라 나뉘어 있는 각 장에서는 성경과 코란에 동일하게 기록되어 있는 사건들, 그러나 조금 다른 설명들, 코란에는 있으나 성경에는 없는 것들 그리고 성경에 있지만 코란에 없는 것들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비교적 잘 정리가 되어있다. 저자가 처음 머리말에서 쓴대로, 이슬람에 대해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성경과 코란을 대조해서 보여주고 있어서 둘의 차이와 비슷한 점을 파악하기가 쉽다.

 

 

그러나 이 책은 어디까지나 기독교인이 쓴,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꾸란이 실려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처음, 저자의 머리말을 읽고 난 뒤에 나는 성경과 코란에 대한 지극히 객관적이고 냉철한 비교와 대조를 기대했다. 실제로 저자는 이슬람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듯한 눈치여서 그런 내용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성경과 코란의 비교, 대조가 이 책을 이루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위에 쓴 대로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코란과 이슬람이다. 코란과 성경을 내용상으로 비교하고 대조한 것은 체계적이고 상세하지만 냉철하거나 객관적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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