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서양고전 - 고전속에서 삶의 길을 찾다
김욱동 지음 / 작은씨앗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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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 중학교 체육선생님이 제일 자주 하셨던 말이었다. 아마 학창시절을 지나며 저 문구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거다. 정치 사회면 기사에서 자주 보는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은 또 어떤가?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꼭 한번씩 언급하는 '시간은 돈'이라는 말 역시 못 들어보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이다.


그렇게 익숙하고 친숙한 표현들, 이미 우리의 생각 속에 편안하게 자리잡은 이 표현들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낮말을 새가 듣고 밤말을 쥐가 듣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옛날부터 구전으로 전해내려온 것들일까?


한국외대 통번역학과 김욱동 교수가 쓴 [5분 서양 고전]은 위와 같은 관용적 표현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본래의 의미는 어떠했는지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다. 이미 제목에서 나와 있듯 서양의 고전과 역사에서 유래한 표현들을 다루면서 그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동양의 사상과 고사성어들을 곁들여 풀기도 한다. 또한 현대인들은 이러한 표현들에서 무엇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인지까지 접근한다.





우리는 천년만년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진리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삶을 제대로 파악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p62 _ 만물은 유전한다 중에서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지구촌의 주민으로서 우리 것 못지않게 남의 것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 '쾌도난마'라는 고사성어는 알고 있으면서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는 서양의 관용어 앞에서는 쩔쩔 매는 게 우리" 라고 진단했다. 이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서양 고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동양 고전] 등의 책을 펴내면서 고전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보여준 김욱동 교수는 그래서 [5분 서양 고전]을 펴냈다고 한다. 우리의 것과 남의 것 모두 잘 안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것'을 더욱 폭넓고 깊게 알게 해줄 것이라는 저자의 신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래서 책에 등장하는 43가지의 관용구에 대한 설명들은 단순히 그 표현의 시류를 찾아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 표현이 등장했을 때의 시대 상황, 그 표현을 사용했던 대표적인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와 그 표현들이 낳은 또다른 역사적 사건들 등 고전으로부터 흘러온 경구를 중심으로 한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다룬다. 서양 인문 (문학,역사,철학)의 가지들이 넓고 잔잔하게 달려있어 고전 그 자체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인문 상식을 위해 탄생한 책같은 느낌이다.




[5분 서양 고전]을 읽다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들의 본래 얼굴을 알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 만든 관용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뿌리가 엄청나게 깊은 서양의 관용구였다거나 어떤 표현들은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의미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하는 것들이 소박한 재미를 준다. [5분 서양 고전] 이라는 제목처럼 한 편 한 편 읽어 나가는 시간도 길지 않아서 서양사 혹은 서양 고전들에 대한 상식을 가지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매 꼭지의 마지막 마다 자리한 영문은 굳이 넣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이 영문 표현에 친숙해지도록 도와주기 위한 용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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