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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계 -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미래예측
제이슨 솅커 지음, 박성현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5월
평점 :
먼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바로 앞 10년이 어떻게 바뀔지를 내다보는 일이다. 향후 몇 년의 일을 예측하는 건 10년 후를 예상하는 것보다 어렵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점점 더 예측 못할 요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작년 이맘 때 우리는 대부분 ‘올 여름 휴가는 발리로 갈지, 유럽으로 갈지?’를 생각하거나 헬스장에 운동하러 가는 일이나 보습학원을 다니는 일에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사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나는 ‘6월쯤에는 베트남을 한 번 다녀와야지’라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지방이나 해오 출장을 좋아하는 나는 다른 도시를 가야 할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웠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출장은 사양이고 어떤 일이든 재택이 좋아졌다. 몇 달 만에 삶의 형태와 미래의 계획이 아주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미래학자인 제이슨 솅커가 쓴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지금 이 순간, 우리 각자가 체감하고 있는 변화를 집대성한 책이다. 지금 체감하고 있는 변화는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삶의 양식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는 시점에 서 있다. 한창 기술 발전으로 인한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더 편리하고, 편안하고, 서로 가깝게 그리고 안전하게 만들어 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미래를 핑크빛으로 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색깔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떤 색으로 색칠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에 답한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일자리, 교육, 에너지, 금융, 통화 정책, 재정 정책, 부동산, 농업, 공급망, 미디어, 국제관계, 국가 안보, 정치, 리더십, 여행과 레저, 스타트업, 불황 그리고 투자 등 18개 분야의 미래에 대한 짧은 보고서라고 부를만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각 분야에 미친 영향과 그 영향으로 인해 무엇이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를 다뤘다. 대부분의 주제들이 당장의 내 일상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모든 꼭지들이 흥미롭다. 특히 부동산, 직업, 교육, 여행의 변화를 다룬 내용들은 갈피를 잃은 미래 계획에 이로운 힌트를 준다.

‘누군 죽고 누군 돈을 번다‘
맷 데이먼, 기네스 펠트로, 케이트 윈슬렛, 마리옹 꼬띠아르. 주드 로 등이 출현한 영화 [컨테이전]에서 블로그 저널리스트(라고 쓰고 사기꾼, 가짜뉴스 생산자, 미디어 생태계 파괴자라고 불러야 하는 문제적 인물)인 앨런(주드 로)이 한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가 발생하고 나면 평범한 사람들은 많이 죽고 제약회사 같은 곳은 돈을 번다는 뭐 그런 뜻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컨테이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진 2020년을 보고 영화를 제작한 듯 바이러스 전염으로 인해 벌어지는 무질서와 혼란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다. 영화는 보여준다. 바이러스 전염에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피해자고 희생자다. 가해자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가해자는 앨런과 같이 가짜뉴스, 루머를 생산하고 약국이나 식료품점을 약탈하고 남의 집에 쳐들어가 백신을 내놓으라고 총을 휘두르는 사람들이다. (어제 영화를 보고 났더니 갑자기 앨런에 대한 짜증이 돋아서... 영화 얘기를 사족으로 붙임)

[코로나 이후의 세계]의 지향점은 위에 언급한 영화와는 좀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남긴 영향 중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구분해서 보고자 한다. 도시에 집중된 인구 밀도, 부동산의 고공 행진 등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차차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다. 시민들의 사재기, 물류센터 감염자 등 코로나19와 관계된 여러 사건을 통해서 공급망 운영에 변화가 생기고 무엇보다 교육과 업무 형태는 온라인과 재택근무로 완전히 기울어질 것이다. 최근에 나온 [언택트]와 함께 읽으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바라보는 데에 조금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현재 각 나라의 정부가 내놓은 재난지원금 등의 포퓰리즘 정책의 문제와 한계를 정확히 진단한다. 이것이 향후 어떤 재정 악화를 가져오게 될지를 걱정한다. 코로나19가 보여준 ‘미디어의 위험’에 대해서도 염려를 아끼지 않는다. “코로나19를 통해 대중이 언론과 SNS에서 던지는 메시지에 얼마나 취약한지, 여론이 얼마나 쉽게 사실과 무관한 주장에 조작될 수 있는지(책 132쪽)”를 경험한 지금, 미디어는 좋게 쓰면 이득, 악용하면 독이 되는 양날의 검이 아니라 그냥 사람 잡는 칼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알고리즘 때문에 점점 더 ‘허위합의편향’(내가 믿는 걸 다른 사람들 역시 믿을 것이며, 내 생각이 보편적인 생각이라고 착각하는 증상)이 심해지는 세상에서 미디어가 좋게 쓰일 방도가 있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세계, 올해와 내년 그리고 그 이후의 미래를 각자도생해야 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 단연 추천 도서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