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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철학 ㅣ 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시리즈
개러스 사우스웰 지음, 서유라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철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철학 서적이 심심치 않게 팔리고 도서관에는 새로운 철학 도서가 매달 입고되며 잘 나가는 철학 서적들은 몇 주나 대기를 걸어두어야 빌려볼 수 있다. 지하철에서도 철학 도서를 읽는 시민들을 종종 만난다. 이렇게 철학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살기가 어려운 탓일까, 생각할 시간이 많아져서일까. 아마 이런 의문도 철학적 사유로 발전시켜볼 수 있겠지.
공교육을 거치면서 우리는 노자, 공자, 맹자,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니체 정도는 이름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유명한, 달리 말하면 길게는 몇 천 년, 짧게는 몇 백 년의 세월을 초월하여 현세에까지 이름을 떨치고 있는 철학자들 각자가 무엇을 말했는지 정확하게는 알지 못한다. 이름만 알면서 어떻게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적어도 이 위인들이 어떤 이야기를 남겼는지 정도는 구별할 줄 알면,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철학’이라는 게 좀더 쉽고 낯익은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철학]은 100명의 위대한 철학자들의 명언과 그 철학자들의 주요 사상들을 간략하게 소개한 책이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노자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친숙한 인물도 많지만, 낯선 인물들도 매우 많다. 인류 역사의 긴 세월동안 철학자가 당연히 100명은 족히 넘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름을 들어보는 철학자는 사실 100명이 채 안되지 않을까. 대충 살아가면서 다 들어보지 못할, 그러나 분명한 위업을 이룬 철학자들의 목소리를 간략하게라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유익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철학의 바람에 올라타 이것저것 철학서적을 읽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어느 정도 철학사와 철학의 흐름을 꿰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필요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 뒷 표지에 실려 있는 하이에크니 시몬 드 보부아르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를만큼 생소하다. 마치 철학사 하이라이트 편집본이라고 할만한 이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그동안 흘러온 철학의 맥은 물론 나하고 궁합이 잘 맞는 철학자가 누구인지까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