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 상처만 주는 가짜 자존감 나를 지키는 진짜 자존감
전미경 지음 / 지와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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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첫 장에 실린 추천의 말 네 편으로 시작한다. 권준수 서울의대 교수, 이용택 백상경제연구원장, 임명호 단국대 교수 등이 이 책의 저자인 전미경 원장에 대한 신뢰와 찬사를 짧은 추천사에 담았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송효섭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의 추천사다.

 

 - 경쟁과 효율만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체제로 인해 한국 사회는 가짜 자존감이 창궐한다. 이 책을 계기로 진짜 자존감에 대한 대중적 이해가 높아지고, 그에 맞는 사회 구조와 교육 체제의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책 4쪽)

 

 남을 이기거나 혹은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만 ‘나의 존재감’이 지켜지는 것처럼 살아가는 일은 너무나 혹독하고 잔인하다. 그래서 서점마다 ‘우리는 괜찮지 않다’고 외치는 책들이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밟고 올라서야 하고 나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입히거나 이익이 되지 않는 일에는 외면하고 눈을 감은 채로 ‘자존감 세우기’에만 매달리고 있다. 


 자존감이라는 것이 단순히, ‘남과 비교하지 않고 그저 나는 나야’라는 의식을 부적처럼 간직하는 것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은 몇 년 전부터 해왔다. 그러다 나는 내 생각의 함정에 빠지기도 했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것은 남과 단절되는 것이 아닌데, 남과 나를 단절시켜야만 즉, 남을 외면해야만 비교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는 착각 속에 살기도 했다. ‘나의 존재감‘에서 타자를 삭제해버리면 사람은 필연적으로 더욱 고독해지고 삭막해진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야 조금 알았다. 자존감이든 존재감이나 사람이 사람으로 존재하여 살아가는 일에 나 자신에 대한 객관과 인식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타자와의 관계에서 내가 나 자신을 어떤 위치에 놓을 건지에 대한 자각과 인식도 중요하다는 것을.

 전미경 원장이 쓴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는 위에 쓴 나의 오해와 생각의 결과를 정리해놓은, 답안지 같은 책이다.

 

 

  타고난 환경이나 이미 나온 결과처럼 정해진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 수많은 우연이 찾아옵니다. 이 우연을 나에게 좋은 운명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정해진 것과 변화하는 것, 두 가지가 씨실과 날실이 되어 ‘나’라는 하나의 천을 만들어가는 겁니다. 이건 객관적 사실입니다. 진리에 가깝습니다.
 책 13쪽

 

 그런데 여기에서 왜 연대감이 중요할까요. 연대감은 ‘나 자신’과는 별로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 자존감에 대한 많은 조언들이 이 부분을 말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와 열등감이 우리에게 상처를 준다면,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 자존감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이 능력이 연대감이기 때문입니다.
책 34쪽

 

 

 송효섭 교수의 추천사에서도 읽었듯, 지금 우리는 가짜 자존감 속에서 헤매고 있다. 진짜 자존감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미경 원장은 진짜 자존감에 반드시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를 짚어내며 나에게 진짜로 필요한 자존감에 대해 설명해준다.
 심리 에세이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마음이 동화되는 이런저런 에세이도 물론 좋지만 기왕에 나 자신의 심리가 고민이어서 도움이 되는 책을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 오랜 시간 많은 임상을 거치고 저자 본인의 쉼 없는 관찰과 분석이 알려주는 진짜 자존감에 대해서 읽어보면 내년 2020년은 나를 상처입히는 가짜 자존감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운 나로 살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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