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평 반의 우주 - 솔직당당 90년생의 웃프지만 현실적인 독립 에세이
김슬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에세이의 도입부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쿡쿡쿡’하고 웃어버렸다. 동감과 공감의 웃음이다. 만날 엄마와 함께 옷을 사러갔던 저자가 처음으로 자기 취향, 자기 결정으로 옷을 구입하던 그때의 기억. 독립의 서막이었던 그 순간을 회상하며 김슬 작가의 파란만장한 독립 에세이 [9평 반의 우주]가 출발한다.
 저자처럼 나 역시 그랬다. 우리 엄마는 내 몸매에 어울리는 옷이 어떤 건지 너무나 잘 알고 계셨다. 엄마의 선택과 결정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던 나는 처음으로 내 손으로 옷을 골라야했던 그때 진땀을 흘렸다. 나에게도 그 기억은 독립의 서막으로 남아 있다.

 

 자기 결정이란 ‘나의 취향’만을 내포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내가 내린 결과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까지 묵묵히 감당해야하는 후처리까지 포함된다. 때로는 핀잔, 때로는 걱정. 십 몇 년 혹은 이십 여 년을 묵은 나의 자리를 허전해하는 부모님의 그리움까지 AS해야 하는 독립의 길. 보일러가 터지고 음식물쓰레기통이 도깨비처럼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일은 험난한 독립의 과정 중에 징검다리처럼 만나게 되는 사건들이다. 이런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넉넉하게 감당하는 것만이 독립의 전부라고 생각하시는지? 독립이란 이런 것들로는 다 형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건 세계고, 우주다. 저자가 이 책의 제목으로 썼듯.
 독립은 통장의 자립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독립은 내가 나 자신의 세계를 건립하는 순간들의 총합이다. 생활도 마음도 모두 자립하는 일이다. 저자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자신이 몸으로 체험한 독립의 의미를 아래와 같이 적었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신뢰하는 사람들에게서 위로를 주고받으며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혼자 제대로 서 있어서 세상과 건강하게 관계 맺을 줄 아는 인간.
 이 책은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독립의 나날, 그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11쪽

 

 

 독립의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실제 자립해서 살아가야 하는 생활은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꼼꼼하게 준비하고 알아보고 살펴보지 않으면 몸이 고생하기 십상이다. 저자는 집을 알아보러 간 그 순간부터 이사를 하고 혼자 살림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노하우들도 책 곳곳에 넣었다. 이 책이 독립의 로망이나 웃픈 순간들만을 써내려간 기록이 아니라는 뜻이다.
 독립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혹은 독립을 하긴 했는데 독립 선배들의 찰진 TIP들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자기 힘으로 건강히 서는 자립’에 대한 진지한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저자 김슬 씨의 [9평 반의 우주]를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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