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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문제 - 1천만 채의 충격
마키노 토모히로 지음, 김현진 옮김 / 월페이퍼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사회 문제를 들여다보는 일은 중요하다. 일본에서 대두된 사회 문제들이 몇 년의 시간차를 두고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왕따, 비혼, 고령화 등 일본과 우리나라는 유사한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어 일본이 직면한 문제들이 종종 우리나라에도 일어나는 까닭에, 일본의 고민거리를 참고하면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문제들을 예방 혹은 일어난 후에 해결하는 데에 어느 정도 실마리를 얻을 수 있겠다. 이번엔 부동산이다.
일본의 빈집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거론되어 왔던 중요한 사안이다. 인구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일본의 현 세대들이 부동산에 대하여 갖는 인식도 바뀌었다. 이전에 부동산은 부의 원천이었지만 이제 일본인들에게 부동산은 애물단지다. 특히 집이 그렇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더 이상 교외의 집에는 살 사람이 없다. 아무리 임대료를 싸게 내놓아도 집에 들어와 살겠다는 인구 자체가 없다. 이렇게 돈도 안 되는 부동산의 상속세는 만만치 않다. 상속세와 관리가 부담스러운 자녀 세대들은 부모의 부동산을 기피한다.
이런 문제는 더 이상 교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빈집문제 1천만 채의 충격] 보고서를 쓴 저자는 여러 지표와 그래프, 객관적 현상들을 증거로 일본의 빈집 문제는 수도권을 덮친 상태이며 이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도시라해도 안전하지 않음을 전망한다.
임대 주택의 공실이 지방만의 문제인지 묻는다면, 3대 도시권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오사카는 심각한 상황으로 공실 비율이 20%에 달하고 있다. 오사카가 특히 심각하다는 점은 수도권 이상으로 고령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오사카의 인구는 약 1,800만 명이다. 이에 비교해 고령자 인구는 485만 명. 고령자 비율은 이미 26.9%이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2020년에는 이 비율은 29.1%, 2050년에는 40%에 달할 것이다.
책 41쪽
빈집문제에서 가장 치명적인 점은 이것을 해결할만한 획기적인 방안 자체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인구감소가 회복되어야 빈집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텐데 문제는 인구감소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향후, 일본이 인구정책을 근본부터 바꾸고, 대량의 이민을 받아들이는 등의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국내정책만으로는 인구를 유지하고 증가시킬 만큼 일본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그 이유는 지금에 와서 출산을 장려하고, 육아시설을 정비하고, 육아를 위한 각종 지원제도를 확충한다 해도, 실제로는 출산이 가능한 여성 인구 자체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책 16-17쪽
물론 이 책 [빈집문제 1천만 채의 충격] 후반부에서 저자는 여러 솔루션을 제안한다. 하지만 그것의 실효성은 아직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걱정이 되었던 점은 단연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다. 우리나라 역시 인구와 가임기여성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니 일본의 저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야말로 부동산 불패 신화가 지배하는 사회 아닌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참 마음도 머리도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