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어원을 알고 나는 영어와 화해했다
신동윤 지음 / 하다(HadA)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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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와 화해하고 싶은 사람, 손? 나는 분명히 영어와 다투거나 싸우거나 서로 사이가 틀어진 적이 없는데 (혹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이가 그다지 가깝지는 않다. 이상하다. 왜 나는 너를 그토록 가까이 하며 너와 친해지고 싶어서 그토록 많은 시간을 들였건만 너와 나 사이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 걸까?

 [영어어원을 알고 나는 영어와 화해했다]는 책의 제목을 보고, 이 표지를 들여다보면서 나와 같은 마음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단언컨대 이 책이 필요가 없다. 미드건 영드건 영화건 이런 저런 영어의 글자와 소리 속에 발을 담가본지 어언 몇 년이건만, 영어와 나는 아직도 사이가 소원하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을 위로하고, 영어라는 언어 체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로을 보여주는 지도다.

 

 중학교 때였나, 부모님께서 영어 어원을 쪼개서 가르쳐주는 영어 학원에 나를 보내려고 하신 적이 있다. 나는 그때, ‘뭐, 그런 걸 배우냐’며 거부했다. 참나. 그랬던 내가 이제사 이 책을 읽고 있다. 


 [영어어원을 알고 나는 영어와 화해했다]는 저자가 그동안 공을 들여 수집하고 분석한 영어 어원을 집대성한 책이다. 고대 코카서스인들의 남하 그리고 서쪽으로의 이동에 따라 어떤 언어들이 탄생했다. 그 중에서도 비교적 나중에 탄생한 후발주자 격의 언어인 영어가 어떻게 현재 국제사회의 공용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산스크리트어와 영어의 관계는 대체 어떻게 되나?
 영어의 어원을 라틴어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영어 단어들이 굉장히 새롭게 보이는 경험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영어 단어를 좀더 쉽게 암기하게 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단어가 탄생하기까지 혹은 통용되도록 한 서구 문화권을 투영해주는 역할도 한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의 문화, 그 문화 이면에 자리한 개념과 인식, 궁극적으로는 사고 체계까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책은 서문부터 본문까지 오직 어원과 그 어원으로부터 파생된 여러 단어들을 연이어서 열거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영어 단어들을 접하게 되고, 그 단어들의 뜻을 안내할 뿐 아니라 이 단어가 왜 이렇게 생겼는지 (왜 이런 뜻을 갖게 되었는지) 안내해 준다.

 머리를 식히기 위하여 재미와 흥미로 읽을 책이 있는가 하면, 이런 책처럼 좀 시간을 들여 공부하듯 공들여 읽어야 할 책도 있다.
 곧 있으면 시작되는 추석 연휴가 긴데, 넉넉한 휴일동안 영어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해줄 이런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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