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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팅 - 지친 ‘나’를 채우는 재충전의 기술
전옥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일이든 연애든 취미든, 한창 열올리면서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현타’라는 게 온다. 뒤통수에 얼음물을 끼얹듯이 갑자기 의식이 번쩍 고개를 드는 것이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전에 있었던 자리로부터 한참 멀리 왔음을, 내가 향하고 있는 방향이 내가 원하던 방향이 아님을 그리고 길을 이토록 많은데 내가 어딜 가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는 환장할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그런 순간에 내릴 수 있는 선택은 아주 간략하게 정리하면 딱 두 가지다. 계속 가든지 아니면 멈추든지. 신간 [리부팅]은 이렇게 조언한다.
세상의 그 어떤 요란한 소리에도 현혹되지 말고 나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1. 현재 나를 둘러싼 문제들은 무엇인가?
2.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인가?
3. 반성할 것과 버릴 것은 무엇인가?
본문 53쪽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 물어본다. ‘네가 문제라고 인식하는 문제는 무엇이냐?, 왜 지금과 같은 불만족 혹은 불쾌한 상황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그럼 이제 네가 개선할 수 있는 것 혹은 네가 정리할 수 있는 건 뭐니?’ 이 세 개의 질문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면 첫 번째 질문부터, ‘지금 이 순간’을 대하는 나의 의식을 바꾸는 작업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문제는 대부분 ‘장애물’인데, 실제로 우리가 장애물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진짜 장애물이 아닌 경우도 있고, 장애물이라고 인식한 것이 때로 도움닫기 발판이 되어주는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문제를 다시 정의하는 것이 ‘목적 리부팅’의 첫 단계라고 설명하며 나의 목적과 그 방해 요소와의 올바른 관계를 설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또한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한 것들의 많은 부분이 내가 직시해야 할 것을 직시하지 못할 때 오는 고통과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문제를 회피하려 할수록 그것이 나를 다 옭아매기 마련인데, 직면하는 길보다는 돌아가려는 길을 택하는 게 더 편리하다보니 우리는 문제를 회피하는 데에 습관이 들어있는지도 모른다(본문86-87쪽). 반성할 것도, 버릴 것도 모른 채로, 그것을 구별해보려는 시도도 못한 채로 인생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리부팅]의 앞부분에는 ‘번아웃증후군’ 테스트가 실려 있다. 이 테스트 결과 번아웃 상태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잠시 멈추고 자기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해볼 것을 권한다. 나는 번아웃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매우 재미있고 유익하다 느꼈다. 100%가 아니라면 90%이든, 50%이든 충전해야 할 여지가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