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차를 타는 CEO - 고물트럭 한 대로 거대한 브랜드를 일궈낸 기발한 창업가정신
브라이언 스쿠다모어 지음, 김재서 옮김 / 예미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어제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푸념조로 이런 말을 했다. ‘야, 세상살기가 점점 힘들어져. 경쟁이 치열해가지고.’ 이런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러하다. 이 지인은 사운드 디렉터, 음악 제작자인데 요즘은 누구나 쉽게 음악 제작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음악 제작 장비도 예전만큼 복잡하거나 비싸지 않고, 장비를 다루거나 음악 제작에 필요한 기초 스킬들을 영상으로 가르쳐주는 유투브 등이 아주아주 흥한 상황이기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음악 제작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장벽이 아주아주 낮아졌다고 할까. 그러다보니 그 안에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 때에나 아주 탁월하게 뛰어나지 않은 이상, 세상살기는 매우 어려웠지만 요즘은 특히 더 그렇다고. 그런 현실을 논하다가 튀어나온 말이 저 말이다.

 

‘경쟁이 치열한 세상이라 먹고살기 힘들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푸념은 내 주변 몇몇 사람들만의 전유물은 아닐듯하다. 무한경쟁시대라고 칭할 정도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은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뿐 아니라, 반드시 그 경쟁에서 이겨야만 사람 체면을 구기지 않을,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참 더 마음이 힘들어지네. 

그런데 [청소차를 타는 CEO]는 이런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경쟁? 그래, 어디까지 해봤니? 어느 분야에 뛰어들어 봤니? 왜 그 분야에 뛰어들었니? 저자는 자신의 삶과 자신의 브랜드 성공기를 차곡차곡 정리하 이 책을 통하여 독자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왜 남들이 다 뛰어든 분야에 뒤늦게 뛰어들어서 힘들어하느냐고? 아니, 그보다! 그 분야에 왜 뛰어들었는지, 그 동기가 무엇이냐고? 돈 때문에 한다고?

 

 

 생존하는 것과 삶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나는 당신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삶을 즐겁게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 책 24장> 실패가 클수록, 대가도 커진다 중에서

 

 

 19살에 낡은 트럭 한대로 폐기물 수거 창업을 시작한 저자 브라이언 스쿠다모어는 [청소차를 타는 CEO]라는 자신의 책에서 시종일관 단 한 가지 메시지에 주력한다. ‘삶은 즐거울 수 있다! 당신이 무엇을 할 때에 즐거운지 스스로 깨닫기만 한다면 그리고 그 일에 매진하기만 한다면 당신의 삶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즐거울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저자의 이야기가 커다란 설득력을 갖는 것은 저자의 살아온 궤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실패의 흔적들 때문이다. 저자는 때로 직원 11명을 모두 해고해야 하기도 했으며, 사업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동업자와 마음이 맞지 않아 갈등을 겪어야 하기도 했다. 그런 경험들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저자는 실패를 직면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성공 역시 마주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나는 이런 사업가들을 좋아한다. 실패를 겪어서 강해지고, 튼튼해진 그런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유쾌한 사람들을 말하는 거다. 저자의 실패담을 꼼꼼히 살펴보면 거기 ‘돈’이 없어서 혹은 적자여서 실패했다는 자평은 없다. 저자가 자신의 실패를 설명할 때에, 그것이 실패인 기준에 ‘돈’은 들어가지 않는다.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모두가 즐겁게, 유익하고 유쾌하게 이 사업에 뛰어들었는지, 같은 마음으로 호흡을 맞췄는지 그래서 좋은 성과가 있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저자의 삶을 이끄는 것은 이토록 빛나는 유쾌함과 즐거움이다. 큰 돈을 벌거나 대단한 사업을 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점이 이 경영서가 유익하고 재미있는, 나아가 타인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그런 이유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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