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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 발단 단계에 따른 아이 마음 들여다보기와 건강한 애착 관계 만들기
데보라 맥나마라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문화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의 미성숙함은 실수가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 모두 거쳐 온 조촐한 시작점이었음을 깨닫도록 돕는다.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는 아이를 이해하는 데 통찰을 활용하고, 자신의 관찰력을 믿고, 마음을 다한 보살핌에 자신감을 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더불어 자기 아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하는 부모의 길잡이인 동시에 부모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아이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본문 28쪽
부모가 되는 일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이것을 나는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 어려운 일을 우리 아빠와 엄마는 어떻게 해냈을까, 떠올릴수록 신기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그런 과정을 거쳐서 성장하여 어른이 된, 과거의 아이들에게 생각할수록 쉽지 않은 일로 다가온다. (실은 이 부분이 제일 신기하다. 나도 아이였는데, 어째서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가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느껴지는 걸까?)
몇 달 전에 읽었던 인젠리의 책들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던 것 같은데, 아이를 기르는 과정이라는 것은 결국 한 사람(양육자든 피양육자든)이 자신의 진짜 내면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그것의 미숙한 점을 보완하고 발전시켜가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 되고 어른은 아이의 가이드가 되는 것이 아닌가.
서점가에는 아이를 잘 키우는 법에 대한 책이 넘쳐난다. 책만이 아니라 여러 교재니 도구니 하는 것들이 대단히 많다. 방송계에도 육아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에 얼마나 많은지.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의 저자는 이런 현실 속에서 흔들리는 혹은 포기해버린 부모들(양육자들)에게 보내는 조언을 써서 책으로 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실 신체적 성장의 필요조건에 관한 조언은 사방에 넘쳐난다. 아이 팔다리가 점점 길어지는 동안 부모는 아이의 건강, 식생활, 체력을 꼼꼼히 살핀다. 마치 운동선수를 관리하듯 키와 체중, 체온을 재고 운동 능력을 측정한다. 아이가 아프면 아이 몸속에 낫는 데 도움이 될 면역력이 있음을 믿으며 아이를 돌본다. 사람들은 수천 년 간 신체적 발달을 이끄는 성장 잠재력의 존재를 믿었고, 양육자의 역할은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했다.
아이는 정신적으로도 성장해 어엿한 독립적 존재가 되며, 이를 위한 잠재력도 타고난다. 신체적 발달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환경이 주어지지 않으면 정신적 성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의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대한 조언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정보가 너무 많거나 혼란스러운 경우가 태반이다. 조언은 어떤 전문가와 상담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그럴싸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도 많다. 어떻게 아이를 키울지 남이 하라는 대로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모의 자연스러운 통찰과 직관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상반된 심리학 이론들이 존재하는 탓에 심리적으로 건강한 아이를 키우는 법에 관한 책 고르기는 더 어려워졌다. 주류를 차지하는 행동주의/학습 방법론은 발달/관계 모형과는 완전히 반대된다. 오늘날 상당수의 육아기법과 교육은 인간 본성에 대한 행동주의적 관점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 방식대로 훈련 받은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는다. 행동주의적 핵심에는 사람의 행동 변화를 이해하려 할 때 감정이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믿음이 있다.
본문 35쪽
요는, 세상에 난무하는 수많은 교육 및 육아 정보들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이의 신체 발달이나 지능 발달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과 의도를 이해해주는 것이라는 말이다.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의 마음과 습성을 읽어주는 전문가가 각광을 받고 그에게 수많은 집사들이 조언을 구하는 이 시대에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라는 요구는 너무나 당연한 말로 다가온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아이의 마음을 읽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겠지. 어른의 마음도 못 읽는데 하물며 나와 너무나 관점도, 시점도 다른 ‘아이의 마음을 읽는다’라. 그 어려운 일에 대하여 교육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아이가 없어서 실습은 못해보겠지만, 적어도 아이와 같은 습성을 보이는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힌트를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