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 학교혁명 2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최윤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공교육을 떠나는 아이들이라고 해야 맞겠다. 몇 년 사이, 대안학교들의 수가 엄청나게 늘었고, 대안학교를 다니는 것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대안학교가 등장한 초기에는 공교육이라는 제도권에 적응을 못한 아이들이 가는 학교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하다.

 TED 강의로 유명해진 켄 로빈슨과 루 에로니카가 함께 지은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에도 위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교육 개혁으로 빚어진 혼란은 학생들과 그 가족에게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는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부 아이들에게 개혁의 결과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젊은이들의 숫자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9학년을 시작한 학생 가운데 약 다섯 명 중 한 명은 학업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졸업 전에 학교를 떠나는 것이다. 이는 26초당 한 명 꼴이다. 일부 지역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전체적인 통계는 매년 다르지만, 2016년 발간된 분석자료에 따르면 오리건주 올버니 지역은 고등학교를 제때 졸업하는 학생의 비율이 50퍼센트 남짓으로서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나는 여기서 ‘중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겠다. 중퇴자라고 하면 아이가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졸업률이 이토록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학교 시스템 자체가 아이를 적응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0-41쪽

 


 저 본문의 마지막 문장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가장 잘 설명하는 내용이리라. 국적과 국가를 막론하고 ‘학교 교육의 위기(혹은 실패)’는 전 지구적 이슈인가보다. 미국의 교육 현실과 문제점을 낱낱이 짚어낸 이 책의 내용은 그대로 우리 한국의 현실에 적용해도 어색함이 없다.

 


 제목에 ‘창의력’이 등장해서 나는 처음엔 이 책이 창의력 계발을 위해서 나온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제목에서 역점은 창의력이 아니라 ‘누가’에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독보적인 창의력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다. 그런 아이들이 왜 자라면서 창의력은 다 어디로 날아가고, 교육이니 학습이니 하는 것들에 치를 떠는 가련한 존재들이 되어버리고 마는가? 이 책은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나름대로 정리한 책이다.

 

 저자들은 책 서두에서 이 책은 결코 좋은 부모되기나 좋은 선생되기를 제안하는 책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책은 이미 세상에 많으니까. 이 책은 다만, 부모와 자녀 그리고 학교(선생)가 각각 좋은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해야 할 역할을 제안한다. 이 제안에는 파격도 있고 개선도 있고 격려도 있다. 책 표지에 쓰인 대로, 당신과 당신의 아이들 그리고 학교가 함께 읽어볼만한 책이다.  

중퇴자라고 하면 아이가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졸업률이 이토록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학교 시스템 자체가 아이를 적응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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