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김용섭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
김용섭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내가 밀레니얼세대에 들어간다는 걸 이 책에서 배웠다. 20대 초반과 같은 세대로 분류되다니, 뭔가 내가 되게 어려진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내가 몰랐던 내 모습 중에서 상당히 흡족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 이 책 제목을 읽고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둘 중에 내가 속해야 할 곳은 요즘 어른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요즘 애들 축으로 친다는 저자의 글을 읽고 되게 기분이 좋다. 아직도 나는 애새끼로 좀 남아 있어도 되나보다는 안도감이 드는 거지.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인 이 책은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나로 하여금 젊어진 기분이 들게 만들어준 책이라서 그렇다. 어차피 서두에 저런 이야기를 썼으니 이건 여기서 얼른 인정하고 넘어가자.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기분만 좋게 하는 부류는 아니다. 102030대와 405060대 그리고 노년까지 각 연령대의 동향을 세밀하게 관찰한 저자는 우리 사회의 세대별 특성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가지고 이 책을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세대라는 개념이 무의미해질 만큼 특정 연령대별 공통점이 희석되기 시작했다. 같은 또래, 같은 성별이라고 해도 다른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늘었다. (중략) 요즘은 세대보다는 소득 수준이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태도를 더 크게 결정한다. sns를 통해 전 세계와 실시간 연결되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니 나이나 지역의 영향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사람들이 개인화, 개별화 되고, 나이를 초월해 영원히 청년이고픈 이들이 늘어나고, 남녀평등을 통해 성별에 따른 구분도 희석되고 있다.
14쪽

 
 그렇다고 이 책이 분석과 설명과 나열의 일방적인 전달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영포티는 왜 요리도 잘하고 가정적일까? 정말 베이비붐 세대는 다 꼰대고 지는 해일까? 왜 한국의 노인들은 가난할까? 꼰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요즘 애들은 정말 버릇이 없는 걸까? 한국인들에게 가장 큰 갈등은 무엇일까?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분명히 다른데 이 명제에 대하여 나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어떻게 증명하고 설득할 것인지. 한국인들에게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고 현 시점은 우리 사회가 함께 솔루션을 찾아 실천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 솔루션의 힌트를 찾아가는 이 책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세대차이는 상대 세대의 관점을 이해하는 과정 없이 각자 자신이 속한 세대의 관점으로 상대를 바라보기 때문에 생긴다. 직장에서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보면서 가장 큰 차이이자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 중 하나가 자기 중심적 성향이다. 밀레니얼 세대 사원들을 보며 “요즘 애들은 자기밖엔 몰라”라는 얘기를 해본 기성세대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난하는 순간부터 함께 일하기 어려워진다. 밀레니얼 세대는 분명 기성세대와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 기성세대들이 집단주의적 환경에서 살아 협동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자신이 자란 환경에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띠는 것은 그들의 환경적 특성이지 개개인적 인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39쪽

 항상 이런 책을 읽다보면 고민하게 되는 결론은 .. 단 하나.. 우리 사회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 교육부에서 하고 있는 거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