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 내가 만든다 - 나만의 일을 찾는 여자,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 엄마들을 위한 창직 멘토링
박시현 지음 / 샨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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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고? 돈을 벌기 위한 일은 이제 전부 기계가 대체할 텐데 그럼 너는 무엇을 할텐가?

 

 얼마 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누군가 이런 말을 꺼냈다. ‘문명이 발달을 해서 과연 정말 내가 편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동감이라고 했다. 정말 내가 편해졌나? 몸이 덜 움직이고 덜 수고스럽고 덜 번거롭게 되었다고 해서 그것을 편해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 몸이 너무 편하면 그게 곧 병을 부른다고 생각하는 나라서, 나는 다소 번거로워도 몇 층 정도는 걸어 오르고 좀 손이 가더라도 손으로 만든 음식이나 소품들이 좋고 그렇다. 몸매나 수작업의 개성적인 아름다움이나 뭐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병이 없는, 무결 무병의 상태’로 보이는 혹은 느껴지는 것이 좋을 뿐이다.

 

 이런 나의 천성은 무엇인가? 내가 행복하게, 즐기면서, 질리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언가? 그리고 그런 분야 중에 어떤 부분에서 사람들이 기꺼이 관심과 물질을 내어줄 것인가?

 

 ‘창직’ 일명 잡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아직은 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조만간 이 창직이라는 분야 자체가 창조적인 새로운 직업으로 각광을 받을 수도 있겠다. 예전으로 치자면 직업소개 혹은 직업상담과 비슷한 의미 아닌가? 물론 하는 일은 매우 다르다. 이미 있는 직업으로 연결을 시켜주는 게 아니라, 개개인에 맞춘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키는 일이 바로 이 ‘창직’이다.

 

 누가 이야기했는지 잊어버렸는데 이 말 자체는 분명하게 기억이 난다. 이제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시대. 유발 하라리 였는지, 누구 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누가 이야기했는가가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다. 저 말이 얼마나 묵직하게 나에게 다가왔는지, 나는 저 말 한 마디를 요즘의 신조처럼 여기게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내 직업 내가 만든다]는 이미 시작된 4차산업혁명의 충격 속에서 우리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포인트를 짚어낸다.

 

 이 책의 시작, 그러니까 잡 크리에이터인 저자의 시작은 아주 소박했다. 경단녀. 어쩌다보니 아가를 낳고 엄마가 되고 한국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특별할 것 1도 없이 경력단절여성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지나간 저자의 배경과 당시의 감정을 가감없이 털어놓으며 ‘그래서 내가 창직의 세계로 뛰어들게 되었다’고 적었다. 사실 처음부터 뭐 대단하게 이런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다. 다만 저자에게는 나이가 들고 육아에 지쳐도 시들지 않는 창의력과 의지와 절박함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무엇을 하나 하더라도 자기에게 맞는 일을 하고, 자기만의 개성과 매력을 담뿍 담은 결과물을 창출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는 틈새시장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직종이라고도 하는, 자신만의 바다를 개척하는 사람이 세상에 적지 않다. 저자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직업으로 마이웨이를 개척하고 있는 여러 사례들을 취재하여 이 책에 함께 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저마다의 창직을 하기 위하여 어떤 부분을 분석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더하면 좋을지에 대한 팁도 함께 썼다.

 

 사실 이 책은, 읽기도 전에 이미 친구에게 선물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책이다. 아이 둘을 낳아서 기르다 이제 취업 전선으로 다시 나와야 하는 친구가 ‘이 나이에 경단녀를 누가 써?’라고 하소연하고 푸념하는 모습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보고 단번에 그녀를 떠올린 것. 이 책의 저자처럼, 내 친구도 명랑하고 당차고 야무지고 똑똑하게 자기 일을 잘 해내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내 친구도 저자와 같은 창직의 길에서 순항하기만을 기도한다. 만나서 밥 먹자고 하고, 이 책을 척 하니 그의 품에 안겨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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