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사람이 말하면 사고 싶을까? - 끄덕이고, 빠져들고, 사게 만드는 9가지 ‘말’의 기술
장문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세일즈나 마케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직종에서 일한다. 아, 이렇게 쓰고 나서 보니 또 저렇게 무 자르듯 아무 관련 없는 직종은 또 아닐수도 있겠다 싶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말이라는 걸 다루는 업이다보니 어떻게든 저떻게든 서로 이어져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뒤늦게 든다. 뭐, 말이 좀 길었는데. 내가 저 첫 문장을 쓴 이유는 사실 이 책은 내 관심 분야도 나와의 관련 업종도 전혀 아니었다는 걸 어필하고 싶어서다.

 

 장문정 저자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이 책을 골랐다. 저자에 대한 정보도, 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전혀 모르고 순전히 [왜 그 사람이 말하면 사고 싶을까?]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홈쇼핑을 보다보면 정말 저 말을 실감한다. 똑같은 갈비 세트를 파는데 저 채널에서 파는 건 사고 싶고 이 채널에서 파는 건 별로 구매욕이 생기질 않는다. 왜? 언제나 소비자의 입장이었을 뿐인 나는 이 ‘왜?’를 순간적인 의문으로만 남겨두었다. 이 ‘왜?’를 분석하고 파고들고 물고 늘어져서 대체 ‘왜 그 사람이 말하면 사고 싶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은 없었다. 


 그래 좀더 솔직해지자. 나는 책 제목에서부터 이미 저자의 말을 반 이상 구입한 상태의 마음이었다. 이미 마음이 그렇게 기운 상태로 이 책을 읽었으니 그 결과야 오죽하랴. 나는 꼭지마다 아낌없이 자신의 노하우와 경험담을 생생하게 그리고 치밀하고 명석하게 배열하여 나에게 보여주는 저자의 말에 완전히 넘어갔다.

 

 [왜 그 사람이 말하면 사고 싶을까?]는 마케팅 도서로 분류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마케팅에 대한 책으로만 읽기엔 너무 아깝다. 이 책은 팔리는, 다른 말로 하면 사람들이 솔깃해하고 주목하고 마음을 주고 급기야 완전히 받아들이게 만드는 말에 대한 책이다. 

 

 사람들은 물건을 구입할 때 돈을 지불한다. 그래서 돈을 움직이는 기술, 지갑을 열게 하는 감성 등등에 마케팅의 역점을 둔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소비의 과정을 실어나르는 것은 말이다. 소비가 시작되게 하는 것도, 소비가 끝나고 또 다른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것도, 멈췄던 소비조차도 다시 흐르게 만드는 것이 말이다. 그 강력한 말이라는 검을 어떻게 휘둘러야 내 상품을, 내가 가진 것을 그리고 나라는 사람을 팔 수 있는가? 이 책의 기저에 꾸준히 흐르고 있는 이 질문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이 질문에 끊임없이 답을 제시하는 저자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어쨌건, 결론은 이 책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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