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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습니다
김지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8년 7월
평점 :
‘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다!’
뭐라고? 내 몸값이 햄버거 하나 밖에 안 된다고?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 책, 제목부터 수상하다. (심지어 사람도 아니고) 침팬지가 햄버거를 내려다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는 표지의 책을 낸 저자 김지헌의 전문 분야는 브랜드 심리학. 브랜드 전략이나 온라인 판촉 전략, 마케팅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저자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소비자의 ‘심리’다. 인지·사회 심리학을 근간으로 한 소비자 행동 연구에 힘써온 저자의 배경을 생각하면 이 책의 제목이 타겟으로 삼은 바가 무엇인지 쉽게 가늠이 된다.
‘인간은 합리적 이성을 바탕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착각은 이미 깨진지 오래다. 누가 인간더러 합리적이라고 하는가? 차라리 개미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 이성이기 보다는 감성이다. 뇌에서 감정을 인지하는 영역을 제거하고 난 사람이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에 장애가 생겼다는 연구(출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었구나....)가 보여주는 건, 인간은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김지헌 교수는 이 책 [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습니다]에서 소셜미디어 시대 소비자를 이해하는 다섯 가지 핵심 코드를 설명했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이 책은 소셜미디어를 이렇게 활용하라는 가이드가 아니라 이 시대의 소비자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선택하는지 이해를 돕기 위하여 썼다고 했다. 어떻게 소셜미디어라는 시스템을 이용해서 이윤을 낼까에 대한 고민 이전에 사람 즉 소비자에 대한 고민이 먼저다. 표피는 푸르지만 내부는 붉은 수박처럼, 소셜미디어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 눈으로 보이는 현상만 가지고는 그 안에서 쉴새없이 움직이고 요동치는 ‘사람’의 선택과 변화를 이해하기 어렵다. 비단 이 분야 뿐만 아니라 언제나 사람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저자는 소비자의 양상을 이해하기 위한 다섯 가지 코드로 공감, 공유, 공명, 공생, 공정을 제시한다고 이 책을 소개한 후 각 주제의 챕터에서 충실하게 설명을 풀어간다. 서두에서 먼저 이 책의 내용 이해가 쉽도록 큰 주제를 제시하고 흐름에 따라 독자를 유연하게 이끌어간다. 소비자가 읽는 소비자의 행동 유형에 대한 글인데, 거부감이 들거나 난해한 부분은 전혀 없고 전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흥미와 재미가 유지된 채로 다 읽었다. 인지 심리학과 소비 심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저자의 관찰과 분석이 영민하고 그걸 풀어낸 글솜씨는 명쾌하다.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여 어떤 사업을 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도 이 책은 읽어볼 만한다. 나와 우리가 무엇에 공명하는지 그리고 어떤 공생이 모두에게 좋은지를 마케팅 분야를 통하여 확인하고 겉다르고 속다른 기업을 판별하거나 위기관리 방법을 엿보는 등 다각도로 유익한 내용들로 알차다.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공통의 관심을 가진 이들의 온라인 공통체를 의미하는 ‘디지털 클라우드’가 넘쳐난다. 자신들의 욕구를 섬세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브랜드 저널리즘의 콘텐츠를 외면하는 이들은, 누군가가 관심을 끄는 주제를 제안할 경우 언제라도 조건 없이 결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만약 브랜드가 모래알처럼 흩어진 집단들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즉 공명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 이를 이슈화하는 데 성공할 경우, 대규모 집단이 향유하는 새로운 문화의 혁신 과정에서 중심에 설 수있다. 가령 브랜드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이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심각한 문제를 찾아 이슈화하거나, 대부분 알고는 있지만 상황적 제약으로 누구도 나서지 못해 불편한 진실로 남겨진 주제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함께 해결해나갈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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