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어를 가르치는 시골 약사입니다
김형국 지음 / 토네이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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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를 잘하고 싶다. 모국어를 쓰는 것처럼 영어를 쓰고 싶다.
 이런 소망이 비단 나 하나의 것은 아니겠지.


 사실 굳이 나에게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말하고 읽고 듣고 쓰는 기술이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 요즘은 번역기 서비스도 어느 정도 선까지는 나쁘지 않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통역이나 번역사를 구하기도 쉽다. 영화의 영어 자막이니 하는 것들도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는지.

 

 단, 삶의 불편함 때문에 영어를 잘해야겠다는 절박함이 아니라 영어라는 미지의 세계를 정복하고 싶다는 열망이 내내 나를 들끓게 한다. 몇 년 전에 줌파 라히리가 쓴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라는 책이 아마 이 열망에 꺼지지 않는 불을 붙인 것 같다.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그녀가 성장배경이나 환경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이탈리아어’에 불현 듯 심취하여 그 언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그 언어로 글을 써서 책을 출간하는 데에까지 도달했다. 에세이를 참 깔끔하고 간결하게 잘 쓴다는 감상과는 별개로 그 책을 읽으면서 내내 저자에 대하여 얼마나 감탄했는지 모른다. 어릴 때는 나도 영어로 일기도 쓰고 그랬는데 허, 참, 그걸 다시 시작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온 게 요 몇 년. 그러면서도 대충 이렇게 지내고 말지 뭐, 이런 생각이 여전히 열망과 다투고 있다. 그래, 어쩌면 영어를 마음처럼 못하는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게으름과 나태다. 어느 드라마에서 그랬는데. ‘패배자들이나 즐긴다는 나태함’이라고...... 또르르....

 

 영어 루저라고까지 자기를 비하하기는 싫다. 하지만 영잘알에 못 미치는 인생이라 내심 가지고 있는 어떤 로망까지는 숨길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중년의 나이에 캐나다로 가서 영잘알이 된 저자가 너무 신기했다. 따지고 보면 그래, 한의사나 약사가 굳이 뭐 영어를? 싶은데, 나의 로망과는 사뭇 다른 일상의 절박함이 그를 움직였고 결국 그는 시골 아이들마저 영어 천재로 바꾸어놓는 데에 성공할 정도의 영어실력과 영어교습법을 익히게 되었다.


 [나는 영어를 가르치는 시골 약사입니다]의 초반부는 저자가 왜 필사적으로 영어를 배워야만 했는가를 설명한다. 중후반으로는 저자가 알려주는 영어 말하기와 문법의 노하우, 영어 표현 등을 쉽게 설명하는 데에 집중한다. 그래서 초반부는 다소 설렁설렁 읽다가 중후반에서는 정말 각잡고 읽었다. 어머, 이것 밑줄 쳐야해~ 라고 밑줄과 메모까지 해가면서.

 

 이 책 한 권으로 갑자기 영어 천재가 되고 그렇진 않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영어라는 언어의 말하기(소리)와 문법에 대한 이해를 탄탄하게 닦는 데는 도움이 된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다시 한번... 깨달을 뿐이다. 아, 내가 영어의 로망을 평생 지니고만 사는 이유는 나의 나태함과 게으름 때문이구나.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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