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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사 -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기
요조 (Yozoh) 지음 / 북노마드 / 2018년 6월
평점 :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의 말을 좋아한다. 무척이나. 밥 먹었어요? 라는 말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좋아한다. 좋은 말이라서 좋아한다.
무사책방을 꾸려가는 책방주인 요조 아니 신수진이 펴낸 [오늘도, 무사]라는 책을 읽고 좋은 말을 또 발견하게 되었다. 원래 좋은 말이었는데 몰랐던 그 말, “무사”.
사실 무사책방... 이라고 하면 탈 없이 잘 지낸다는 뜻보다는 싸움을 업으로 삼는 그런 무사를 떠올리게 된다. 나만 그런가. 내가 싸움쟁이여서? >,,<;;;
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타인들 어쩌면 모든 사람들의 무사를 기원하는 듯한 이 책방 그리고 책방의 주인의 이야기는 참 따듯하다. 무사책방이 여전히 계동에 있었다면 이 폭염을 뚫고 나도 찾아갔을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아쉽게도 지금은 제주도로 옮겨갔다 한다. 너무 멀다. 마음으로만 가보려나.
제주도에 새로 자리잡은 무사책방도 무사하기를 바란다. 그 책방 주인 역시 무사하기를.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무사’란 아무 일도 없는 그런 잔잔한 상태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 닌 듯 하다. 무사無事란 무사武士가 되어야 누릴 수 있는 경지가 아닌가 한다. 세상에 난무하는 혐오와 분열, 증오와 무지로부터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싸워 이겨야만 누릴 수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닐까. ‘오늘도 무사’라는 경지는 말이지.
이 책에 담긴 여러 인상적인 구절 중에 두 구절만 여기에 옮긴다.
책 읽는 것은 중요하다. 정말 아름다운 일도 맞다.
그러나 자신이 책을 많이 읽으므로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어서 빨리 그 생각으로부터 멀리 달아나야 한다. 그건 틀렸다. 책은 인생의 유일한 묘약은 아니다. 책을 많이 읽는 한심한 바보 멍청이들도 되게 많다(나도 그런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174쪽
축구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못하는 친구에게 짜증을 낼 수밖에 없는데, ‘하하 축구’에서는 짜증을 내면 몇 분간 퇴장하는 규칙이 있다고 한다. 짜증이 나면 하하하 – 웃어야 하는 규칙도 있단다. 어떤 날은 아이들이 규칙을 지키다가 배를 잡고 웃느라 경기를 못한 적도 있다고 한다. 본인의 태권도장에서도 절대 경쟁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무조건 재미 위주로 가르친다. 실력이 좋은 친구들에겐 실력을 더 닦을 수 있는 다른 도장을 소개해준단다.
-애들은 무엇보다 행복을 알아야 해요.
관장님의 교육 철학이 너무도 근사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자기가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지, 관장님은 알까?
188-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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