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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인 DP(http://www.dvdprime.com)에 올린 글인데

알라딘 서재에도 올려 본다.

넘 쉽게 쓴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퍼갔으면 좋겠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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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DP 눈팅 회원 '트루먼'이라고 합니다.
혹시나 5월 1일에 서울대조사위에서 발표한 보충자료에 대해 궁금해하는 일반인을 위해 글을 올립니다. 비전공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게끔 최대한 쉽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전공자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틀린 점을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서울대 보충자료는 크게 두 부문으로 나눕니다.

1. 각인 유전자 검사를 통한 증명
2. STR Marker 검사

이 두 개의 검사를 통해 "2002년 황우석 박사 논문에 나온 세포가 처녀 생식에 의한 산물 (그 게 줄기 세포인지 아니면 암세포인지는 좀 더 확인해 봐야 합니다) 이라는 서울대 조사위의 기존 입장을 보충하는 쪽으로"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이 중 "STR Marker 검사"에 대해서는 아래 "LeDman" 님께서 친절하게 글을 쓰셨습니다.
저는 "각인 유전자 검사를 통한 증명"에 대한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제가 쓴 글을 누군가가 퍼간다면 디씨과갤이나 서프라이즈에도 글이 올라올 수 있으며, 그러면 제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나서지 말라고 했는데 왜 나서냐"라면서 저를 책망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쓴 글에 대해 누군가가 반박을 하거나 음모라는 식의 모함, 욕을 했을 경우 제가 받을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두려운 게 사실입니다. 또한 글을 쓰다 보면 행여나 해선 안될 말까지 하게 되서 주위 분들께 피해를 줄까 걱정부터 앞섭니다.

그럼 이번 보충 보고서에서 나온 여러 가지 의문 가운데 왜 '각인 발현 검사'를 하지 않고 '각인흔 검사'를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풀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 각인흔 검사를 한 실험실 사람 중에 가까운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1. 세포를 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각인 검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세포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제한된 샘플 양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2.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도 있는데 각인흔 검사까지 하려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3. 각인 발현 검사보다 각인흔 검사가 더 확실히 세포의 기원을 확인해 줄 꺼라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1) 생쥐 배아 줄기 세포의 경우 이미 각인 발현과 각인흔(메틸화) 모두 불안정한 상태를 보인다고 보고되었습니다.
2) 사람 배아 줄기 세포의 경우 각인 발현은 안정 또는 불안정하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각인흔(메틸화)는 안정적이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3) 각인 현상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처녀 생식의 산물이라 해도 부계 유전자가 발현되는 보고가 이미 있었습니다. 만약 NT-1이 처녀 생식에 의한 암세포일 경우 각인 유전자 발현이 엉망이 될 가능성은 더 컸습니다.
4) NT-1 세포의 기원을 알기 위해선 각인 발현 검사보다 '모질게' 표지되는 '각인흔' 검사를 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모질다 : 외부 스트레스, 자극에 대해서 원래의 양상을 잘 유지시켜 준다는 의미로 쓰임.

쉬운 비유를 들어 드리지요.

똑같은 작품이 2개 있었습니다. 각각은 다른 재료로 만들어졌지요. 거친 풍파가 몰아치고 ^^ 산성비도 내리고 한참 시간이 지난 후 그 작품을 보고 원래 어떤 원형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피해를 덜받은 작품을 보고 원형을 판단하겠지요.

각인 발현 검사 대신 각인흔 검사를 한 것도 위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4. 위에 열거한 것 외에도 여러 크고 작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1) 각인 발현 검사를 하기 위해선 세포에서 먼저 RNA를 얻어야 하고, 각인흔 검사를 하기 위해선 DNA를 얻어야 합니다. DNA에 비해 RNA는 잘 깨집니다. DNA는 보통 택배로 주고 받아도 됩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RNA는 이미 깨져 있을 확률이 높지요. 세포 상태로 드라이아이스로 잘 밀봉해서 퀵서비스로 도착하더라도, RNA를 뽑았을 때 상태가 좋을지는 미지수이지요. 제대로 각인 발현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질소 탱크 (속에 액체 질소가 들어 있습니다)에 세포를 넣은 상태로 받는 게 좋겠지요. 여기서 RNA를 뽑아야 상태가 가장 낫겠지요. 하지만 이는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이지요. 누군가가 차로 질소 탱크를 운반해 와야 하니까요.

2) 돈 문제도 걸립니다. 일반적인 PCR 방법만으로는 부족하고 Real-time PCR이라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시약의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나중에 돈이 따로 들어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험실 연구비를 써가면서 이 방법을 써서 검증하기로 결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3) 항의 전화와 음모론에 지쳤습니다. 이번 각인 검사를 한 KAIST의 이 연구실은 한달여 전에 이미 다른 이유로 황우석 박사 지지자의 항의 전화와 여러 언론의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주 화요일, 조선일보와 연합뉴스를 통해 KAIST에서 각인 검사를 통해 NT-1이 처녀생식임을 밝혔다는 기사가 나오자마자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과사무실은 하루 종일 항의 전화에 시달렸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카이스트의 어느 연구실에서 이 검사를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박찬규 교수님, 고규영 교수님, 정재훈 교수님 연구실 등은 황당한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아야 했지요. 실컷 각인 검사를 해줬더니마는 (현 상황에서 누가 이런 일에 나서려 하겠습니까.) 그 검사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얼토당토 안한 항의와 별로 과학적이지 않은 근거에서 비롯되는 문제 제기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상으로 각인 발현 검사를 하지 않고 각인흔 검사를 한 이유에 대해 제가 아는 선에서 설명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좀 더 시간이 있고 편안한 상황이었다면 좀 더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었을 꺼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과 물자와 그 외 열악한 상황에서 NT-1의 기원을 밝히는데는 각인흔 검사가 충분히 일조를 했다는 것 역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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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04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난 어렵군.

책방마니아 2006-05-04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흣 진짜 쉽게 쓴 글인데 ... 2번은 읽어 보도록 해라 ㅋ
 

  Interest in the influence of genetic background on the phenotypic manifestations of single-gene traits has grown rapidly in recent years.

  This interest is based on the observation that many organisms with either spontaneous, engineered or induced mutations often vary in subtle or profound ways depending on background genes that act as phenotypic modifiers. These modifier genes modulate penetrance, dominance, pleiotropy or expressivity in individuals with Mendelian traits.

  Modifier genes probably affect multigenic as well as monogenic traits but, except in specially constructed organisms, quantitative trait genes and modifier genes are difficult to distinguish. Modifier genes provide clues to the molecular and functional basis for gene interactions, novel ways to treat and perhaps prevent disease, the origins of homeostasis in response to genetic and environmental perturbations, and the evolution of functional networks.

   The evidence for the influence of genetic background on Mendelian traits is old and the pioneers of genetics reported many examples [1 and 2].

  A recent review [3] described numerous examples in humans and mice. Because many factors — including allelic variants, environmental agents and stochastic factors — can influence the expression of traits, it is necessary to distinguish among these alternatives before modifier genes are invoked. In particular, evidence that independent genes account for the modifier effect is needed.

  In organisms with inbred strains, showing that genetic background modulates expression is sufficient to implicate genetic effects, whereas in humans and other species with segregating populations, direct evidence for linkage is needed, and is in most cases not yet avail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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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r gene에 대해 관심이 있다. mouse strain에 따라 보이는 표현형의 차이에 대한 분자 수준의 단서를 제공해 준다고나 할까? 한 때 이 관련 문헌을 뒤지다 포기한 적이 있다. 아직은 내가 이 내용을 이해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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