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두번째 전용 골프장 신축

[오마이뉴스   2006-03-03 18:54:29] 
[오마이뉴스 김당 기자] 국가정보원(김승규 원장)이 오는 7일 성남 판교의 국가정보대학원에서 기공식을 갖고 부지 내에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신축하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 97년 판교에 정보대학원 부지를 확보할 때부터 골프장과 산악훈련장 건설을 염두에 두고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용 골프장 건설은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을 이번에 비로소 시행하는 것으로 국회 정보위에도 보고가 된 내용이다"고 밝혔다.
또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도 "전용 골프장 건설은 국정원의 오랜 숙원사업이다"면서 "신건 전 국정원장 시절에 골프장 건설 예산을 확보해 이번에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국정원 전용 골프장, 이번이 두번째
국정원은 이미 '골프장'을 갖고 있다. 국정원 현직 직원들의 상조회인 '양우공제회'는 지난 2001년 12월 강원도 원주에 있는 50만평 규모의 파크밸리 골프장(18홀)을 삼양식품에게 500억원에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국립공원인 치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이 골프장은 삼양식품이 투자해 1996년 6월 1일 개장했으나 IMF 이후 경영이 어려워진 삼양식품이 자구책으로 매각한 것을 양우공제회에서 인수한 것이다.
그러나 양우공제회의 골프장 인수 및 경영은 현직 공무원들이 모임을 통해 이권사업에 나선 것이어서, 공무원의 영리활동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된다는 위법성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양우공제회는 김계원씨가 중앙정보부장(제5대)을 하던 1970년 9월에 만들어진 국정원 직원들의 상조회로, 모든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10여만원씩을 떼어 돈을 모은 뒤 퇴직 때 지원금을 주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국정원은 골프장 사업과 관련 논란이 일자 "금리가 너무 떨어져 수익사업 차원에서 골프장을 인수했다"며 "법률 검토 결과 비영리 사단법인이라도 민법상 법인의 본질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영리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왜?... "교육용 & 보안상"
이렇듯 상조회가 운영하는 골프장이 있음에도 정보대학원 부지 안에 새로이 전용 골프장을 지으려고 하는 까닭에 대해 국정원은 '교육용' 및 '보안상'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골프 대중화에 따라 국정원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스포츠이자 사교예절인 골프를 정보획득 수단으로 직원들에게 권장하는 만큼 정보대학원 내에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정원 측은 군·경찰 등 다른 특정직 공무원조직이 모두 전용 골프장을 갖고 있는 것에 비추어도 보안이 생명인 정보기관이 전용 골프장을 운용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 측은 특히 골프시설이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시설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국정원 측은 또 "당초에는 6홀 규모로 계획했으나 최소한의 규모인 3홀로 변경했다"면서 '순수 교육용'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 정보위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이 처음 골프장 건을 보고할 때는 6홀짜리였다"며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3홀짜리로 만들었다가 나중에 슬며시 6홀짜리로 늘리고 이어 다시 9홀짜리로 만드는 것이 정해진 수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김당 기자- ⓒ 2006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