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친구들과의 독서모임을 하느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괜찮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토론에서 많은 걸 끌어내지는 못했다. 그건 주인공이 겪는 문제들을 우리가 이미 어느정도 해결한 상태에서 책을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그러니까 역시 우리는 어른의 시각으로 이 책을 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과도기에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홀든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다.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안도감이 많이 들었던 건 나는 더 이상 이렇게 방황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었다.소위 말하는 '나는 안전하다'는 느낌. 좋은 소설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은 특히 그 가치에 비해 지명도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여러모로 나에게 의미있는 책이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나 고전은 잘 읽지 않았다. 그런데 고전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교육을 많이 받아온 터라 항상 다른 책을 손에 붙잡고 있으면서도 '고전을 읽어야 하는데'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 마음때문인지 막상 고전을 읽으려고 하면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그런데 왜 고전을 읽어야 하지? 오랜만에 도전한 고전읽기. '삶의 한가운데'를 읽으면서 그 이유를 상기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신념에 따르는 것이라면 감옥가는 것도 두렵지 않지만, 성적으로는 한없이 분방했던 니나.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는 것이 어떤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일인지를 알게 되었다.이 책을 읽고 있던 중에, 친구들과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첫 선정도서가 '삶의 한가운데'였던 것도 이 소설의 의미를 더하였다. 우리는 모임에서 '삶의 한가운데'에서 사는 것에 경의를 표하긴 했지만, 우리 자신은 삶의 가장자리에 머물러 있기를 택하겠다는 결론을 얻기도 하였다. 니나의 삶은 숭고하지만 그만큼 요원해 보였던 것일까? 하지만 그것은 굴복이나 비굴이 아닌 또 다른 삶의 방식이라는 데도 동의하였다. 니나와 비교했을 때의 슈타인의 온건함을 비난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연유일 것이다. 우리들은 니나보다 슈타인에게 공감을 표했다.소설에서 니나의 위치가 독보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소설의 실제 화자가 니나의 평범한 언니라는 것 또한 소설로의 몰입을 돕는다.평범한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시점덕분에 독자와 소설과의 거리감이 줄어든다는 것도 이 소설의 뛰어난 점이다.한장 한장이 묵직한 의미로 채워져 있는 적절한 책을 선정한 덕분에 첫 독서토론은 성황리에 끝마칠 수 있었다.독서토론을 하면서도 풀지 못한 한 가지 의문은 맨 마지막에 찾아온 남자가 누군가 하는 것이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알수 없다는 답을 얻게 되었다. 혹시 알고 계신 분은 알려주시길...
남자친구와의 문제로 고민하다가 혹시 도움이 될까하여, 그리고 그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케네디, 사르트르 등의 얘기들은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그 외의 내용은 가십을 다루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여자들이 꿈꾸는 이상형이 사실은 못된남자, 사랑에 무책임한 남자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의미심장했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 남자들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영민한 오나시스, 재클린... 그들 또한 그러했으니 어느 여성이라고 거기에서 자유로울까
'나는 이제 네가 지겨워'내가 남자친구한테 한 말이다.당황하는 남자친구에게 요즘 내가 읽는 책 제목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사실 나도 그 말을 하고 싶었다.이 책은 그 제목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만하고 개인척으로 나는 배수아란 이름도 참 특이하다고 생각한다. 그 간은 그녀의 소설이 매우 날카롭고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 점은 이 책에서 정점에 달하고 있다.그러니까 이 책의 주인공은 결혼안한 노처녀이고 친구결혼식에 화장을 안 하고 나타나는 여자다. 대충 소설의 내용이 짐작이 가는가?
매마른 마음으로 한동안 독서를 멀리하고 있었는데 '희망의 이유'를 읽으면서 다시 책을 많이 일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겐 매우 소중한 책이다.그런데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떤 묘사나 설명보다도 제인구달의 사진이었다. 할머니가 된 제인구달. 하지만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어떻게 노인이 저런 얼굴을 가질 수 있나 싶었다. 그녀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궁금하면 읽어보시라. 사람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