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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들창코 나는 발딱코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88
박현숙 지음, 신민재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11월
평점 :
제목이 재밌죠?
<너는 들창코, 나는 발딱코>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88번 이 책은
아이가 표지만 보고 생각하기에는 외모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은 북한 탈북 주민인 황태구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태구가 대한민국에 오고서, 학교 가기 전,
먼저 학교를 가기 시작한 사촌형의 주의사항을 들어요.
절대 말하지 말고 입 꾹 다물고 있으라고 말이죠.
"답답한 게 놀림 받는 거보다 낫지 않겠슴메?"
태구는 그렇잖아도 그렇게 말이 많지 않은데..
그마저도 하지 않아야겠구나 싶었답니다.
등교 첫 날,
태구는 자기소개 조차도 하기 힘들었어요.
남한 말 어투로 해야겠다 싶으니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아이들이 놀릴 것 같으니 아예 말을 하지 않기로 했지요.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
반 친구들은 질문이 굉장했지요.
어떻게 남한에 왔는지 궁금해하며 말이죠.
"동준이 말대로 한국과 북한은 마음대로 오고갈 수 없어요.
그래서 태구네 가족은 두만강을 건너 중국과 라오스, 태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오게 된 거에요. 자유를 찾아온 거지요"
선생님이 대신 아이들에게 설명해주었답니다.
동준이는 눈도 얼굴도 동그란 친구였어요.
그런데 잘난척을 잘 하는 몰아부치는 성격인 것 같네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민호는 동준이와 태구가 둘다 들창코라고
닮은 점이 있네~ 하고 사투리를 쓰며 이야기했지요.
제목의 그 들창코가 나오네요~!
근데, 민호는 경상도 사투리가 친구들의 말투와 달랐어요.
동준이가 발표때는 좀 고치라고 하는데도,
고치려 했는데 잘 안되니 말만 알아들으면 그만이지 하며
놀리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당당한 친구였더랍니다.
한편, 급식 시간에 급식판을 들고 줄을 선 태구.
금식 당번이 태구가 자꾸 음식을 안가져가자.. 화가 났지요.
태구는 비싸겠다는 생각에 식판에 담을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이 조용히 급식은 공짜란다 하고 이야기해주니
와구와구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답니다.
태구에게는 한국의 학교 첫 날에
다른 시스템이 쉽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이야기는 모두 알아들을 수 있으니
금새 적응할거에요.
요즘 초등학교는 모둠 숙제가 많지요.
태구는 민호와 동준이와 같은 '시원한 모둠'이었어요.
마침 국어시간이 부모님 참관수업 시간에 배정되어서,
선생님은 '우리말'을 주제로 모둠 숙제를 내주셨지요.
점수에 민감한 동준이는 이렇게 저렇게 지시하며 역할분담을 해주었습니다.
태구는 고운 순우리말을 조사해야 하는데, 어쩔 쭐 몰라했어요.
민호가 도서관에서 찾아보면 된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더랍니다.
그리고 발표 전날..
태구가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시원한 모둠 아이들은 주제를 바꾸기로 합니다.
동준이는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진행하기로 하며 함께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팀들이 멋지게 발표를 끝내고서 차례가 되는데..
<우리말과 북한말>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답니다.
그냥 발표가 아니라, 퀴즈 형식이었지요.
그래서 다른 형식이라 반응이 더 활기가 넘쳤더래요.
다행히 발표는 성공리에 끝이 났습니다.
좋은 점수를 받고 보니, 동준이도 히힛 얼굴이 피었군요.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갈라져 몇십 년 동안이나 서로 오가지 못하고 떨어져 살았어요. 그래서 말이 약간 다르고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뜻이 다 통하게 되어 있어요. 선생님은 태구와 우리 반 모든 친구들이 잘 어울려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할 수 있지요?"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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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눈이 마주친 태구와 동준이.
"들창코가 북한말로 뭘까요?"
"발딱코!"
그렇네요.
자세히 보면 그렇구나! 하고 알게 되는 말들이에요.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진 지 65년.
방송으로 나오는 북한뉴스 말들을 보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긴 해요.
표현 방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뜻을 모르겠다 싶지는 않지요.
교류가 없다보니 쉽게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자유를 찾아 떠난 탈북주민들이 남한에서 정착하는 수도 늘어났고,
언젠가 통일을 한다는 희망을 가져본다면,
정착한 이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싶습니다.
책을 읽은 후 질문에 대한 답을 보니 아이가 컸구나 싶네요.
민호가 태구에게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는 질문에
같은 한민족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절대로 동정심 아님)이라는 답을 했네요.
관심과 이해라 하여,
불쌍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는 건 문제가 있다 싶어요.
동정심이라는 단어 자체가 뭔가 다른 집단으로 보이지요.
분명 힘든 상황이었고 그래서 살기 힘들다는 건 맞다 싶어요.
하지만 분단 상황에서 같은 상황으로 정착하고자 자리를 잡았다면
우리 이웃 누군가를 대하듯 다만 다른 곳에서 전학왔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학교 생활을 살짝 살짝 도와주는 것이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