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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 40이 되기 6개월 전 여인, 사라.
그녀는 잘생긴 남자친구와 장기 동거연애 중.
광고회사에서 잘나가는 그녀에게,
덜컥! 생각치 않은 위기가 터지니...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고양이.
현명한 고양이가 그녀를 입양합니다.
책 디자인도 흥미롭지만,
그리고, 일어나기 쉬운 일이라 궁금한 사건이 발단이 되니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해서 술술 읽읽힙니다.
'고양이'가 인간세계에 훈수를 두니,
오호라, 틀린 말이 아니군요.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사라가 부랴부랴 내리다 노트북을 지하철에 두고 온 탓.
일의 중압감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그녀,
프리젠테이션에서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됩니다.
사라는 PT동안 쓰러진 바람에,
그리고 월차가 워낙 많이 쌓인 덕분에,
병가를 취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녀의 오래된 남자친구 호아킨과의 현재 상황은,
참으로 많이 우울합니다.
예전같지 않은 그. 하지만 일이 많아서라고,
시간이 오래라 그런거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안하죠.
병가로 집에서 지내기로 한 날,
한 고양이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우울증이라 상상력 속 잘못된 소리였겠거니 하지만
꼼짝않고 사라를 응시하는 고양이.
사라에게 행복하라고 말해주는 고양이,
바로 이 고양이, 시빌이었습니다.
무시하지 못하고 시빌을 집으로 들이니,
이렇게 그녀는 시빌에게 입양이 되지요
시빌은 생각이 아니라, 냄새를 따라보라 합니다.
직접적인 지적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호아킨에 대해 놓치는 것이 있었죠.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걸"
업무 스트레스에 우울한 줄 알았는데,
그녀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또한 그러했던 것.
호아킨의 이중생활.
그는 2년동안 그녀 몰래 또 다른 연인을 만들어뒀고
그래서 그동안 그녀에게 그런 거리가 있었던 것이었죠.
긴 세월을 속아온 사라, 배신에 무너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빌은 그녀에게 새로운 철학을 세워보게 하죠.
"하지만 너희들이 정말로 찾는 건 거기 없어.
왜냐하면 결국 너희가 알아야 할 건 하나뿐이라니까, 사라.
먹을 땐 먹는 데 집중하고,
걸을 땐 걷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거."
"그러지 않으면 너희는 그 끝도 없는 생각에 또 바져들게 되고,
그럼 인생이 자기도 모르는 새 다 지나가버리게 될걸.
더 심하게는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이 실은 자기 것이 아니게 될 거라고."
세상을 잘 못보고 있다는 책망, 스스로에 실망하는 사라에게
시빌은 사라를 달리 훈련시킵니다.
그놈의 생각은 그만 접고, 인생을 허비하지 말게 말이죠.
호아킨 때문에 사라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하지만, 그간 마음 졸였던 시간의 원인을 알게 되고서
이제는 제대로 바라보게 된다 싶습니다.
호아킨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둘이면 되리 싶었지만
이제 그와의 관계가 정리되는 마당에 '무리'가 누구인지.
그녀는 친구를 찾고 가족을 찾게 되지요.
3총사는 건재하여 사라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비록 그녀가 영국에 있고, 친구들은 스페인에 있더라도
친구들은 그녀가 새로 자리를 잡기 위한 시간,
비행기로 날라오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답니다.
하지만 가족에 관해서는?
남동생과 형제애가 부서진 채 유지되었지만,
그리고 아버지가 고통스러운 상황에 있어 우울하긴 했지만
그녀가 호아킨과의 관계를 정리하게 되면서
새로이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시빌의 훈련에 따라 현자의 마음가짐을 갖게 되지요.
"씨앗과 나무, 태양과 비, 지구,. 그리고 새와 사람들에게
잠깐 감사하는 시간을 갖봐. 네가 지금 선사받은 선물을 주어 고맙다고 말이야."
시빌 덕분에, 사라는 드디어 고개를 돌려 세상을 보고
마음의 감격을 느껴볼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이 반려견을 육체적으로 훈련하듯,
고양이 시빌은 사람 사라를 유연한 마음으로 데려오지요.
시빌은 사라에게 일상의 행복을 깨달아주면서 동시에
"진짜 세상을 보는 방법"을 훈련시킵니다.
믿고픈 대상을 덮어두고 믿는다기 보다,
이제는 현명하게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에 자리잡도록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 자신'을 깨닫는 훈련으로
버려야 할 인연은 정리하고, 사라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그리고 세상과 함께하게 되지요.
고양이 시빌 덕분에 사라는 행복의 길로 나아갑니다.
장편소설,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은
두깨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럼에도 술술 읽히는 귀여운 책입니다.
사라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있음직한 상태인터라
각에 갖힌 내가 그 보이지 않는 각을 치울 수 있도록
고양이 시빌을 따라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기회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