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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사람들이 이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알거 같았다.
한 사람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 소설적 재미도 포함하면서, 실수와 용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사람에 대한 믿음과 헌신에 대해서, 또한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까지....
12살의 아미르와 하자라인 하인이자 절친한 또래친구 하산...
아버지는 아미르와 하산을 똑같이 사랑하며 돌봐준다.
물론 물질적인 면이나 공부하는 면에 있어서는 아미르가 훨씬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자랐지만...
한편으로는 아미르의 유약함을 늘 걱정한다.
연날리기 대회에서 우승하는것과 마지막 연을 쫓아가서 가져오는것으로서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는것과 사랑을 회복했지만 그 사랑의 대가로 평생을 지울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헌신적인 친구 하산이 마지막 연을 쫓아가다가 평소 아미르와 하산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친구들에게 성폭행 당하는것을 목격하고 만것이다.
연을 포기하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포기하는 대가로 아버지의 사랑을 회복할 기회를 잃을거란 생각과 그 아이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망을 치고 만다... 하산이 자신을 보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으로..
그뿐 아니라 하산을 마주보기 힘들었던 탓에 도둑 누명을 씌워 하산을 쫓아내기까지한다.
세월이 흘러 전쟁이 터지고, 아미르와 아버지는 미국으로 피신을 해서 안정을 되찾지만, 어린시절의 상처는 끝까지 치유하지 못한다.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같이 친근했던 아저씨 라힘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거라면서 위험하기만 한 카불에 되돌아가서 하산의 아이를 구해오라한다.
구해오는 과정에 많은 위험도 있었고 아이에게서 신뢰와 불신을 한몸에 받았지만 결국은 연을 날리는 것으로 해서 갈등의 완화가 시작된다.
글속의 등장 인물들은 제각기 여러가지 실수를 하지만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참 많이 한다. 그 속에서 책임감을 느낄수 있었다.
주인공 아미르
두려움과 아버지의 사랑을 얻고자 하는 비겁함으로 인해서 하산의 위험을 모른척하고 내쫓기는 하지만 그 아들을 구함으로써 마음의 빚을 갚는다.
또한 자신의 약한 면을 알기에 다른 사람의 허물을 감싸안아 줄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을 한다.
그 내면의 마음을 가다듬기 위한 도구로써 글쓰기가 유용한 역활을 했었던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미르 잔에게
네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신이 네게 특별한 재능을 주셨다. 이제 그 재능을 갈고 닦는 것이 네가 해야 할 의무이다. 신이 주신 재능을 허비하는 사람은 바보다. 너는 정확한 문법과 재미있는 스타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네 이야기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이야기 속에 아이러니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네가 모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다. 어떤 작가들은 평생을 노력해도 끝내 그것을 얻지 못하는 수도 있다. 그런데 너는 처음으로 쓴 이야기에서 그것을 이뤄냈다.
아미르 잔, 내 문은 너한테 항상 열려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뭐든지 다 들어주마. 브라보.
네 친구 라힘이 p53
나는 놀라 멍해졌다. 너무나 명백해서 오히려 바보 같아 보이는 그 특별한 문제가, 내 머릿속에는 떠오르지 않았었다. 입을 움직였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글쓰기의 목표 중 하나인 아이러니에 대해 알게 된 날 밤에, 글쓰기의 함정인 플롯의 결함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이다. p.55
나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도망쳤다. 아세프가 무서웠고 그가 내게 할 짓이 두려웠다. 상처받을 것이 두려웠다. 골목의 하산에게서 등을 돌리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그렇게 변명했다. 나는 나 자신에게 그렇게 믿게 만들었다. 사실 나는 비겁함을 열망했다.
또 다른 변명, 내가 도망치고 있는 진짜 이유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아세프의 말이 옳다는 것이다. 어쩌면 하산은 바바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내가 치러야만 하는 대가이자 내가 죽여야만 하는 양이었다. 그것이 공정한 대가였을까? 그 대답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 속에 떠올랐다. 그는 단지 하자라인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은가? p.121
"아니요, 소라야. 전혀 아니에요. 당신이 해준 이야기 때문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가 결혼하면 좋겠어요."
그녀가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녀가 부러웠다. 그녀는 비밀을 드러내서 이야기하고 해결했다. 나도 입을 열고 내가 어떻게 하산을 배신하고 거짓말을 했는지, 어떻게 그를 쫓아냈는지, 그리고 어떻게 바바와 알리의 40년 우정을 망가뜨렸는지 그녀에게 말해줄 뻔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소라야 타헤리는 여러가지 면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이었다. 용기가 그중 하나였다. p.251
"좋은 것을 생각하렴." 바바가 내 귀에 대고 말했다.
"행복한 것 말이야."
페샤와르로 가는피난중 지하실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상상하라고 할때 연을 날리는 상상을 했었다... 연은 모든 갈등을 해결하는 도구로서의 역활을 했었던거 같다.
아버지 바바
강인함의 전형인 사람 같았다.
카불의 모든 사람에게 존경 받는 부유함..
거기에다가 어려운 이웃을 항상 챙겨주는 따스함...
고아들을 위해 직접 설계하고 일일이 챙겨서 지은 고아원....
하인의 아들인 하산에게 해마다 생일 선물을 챙겨주는등...
아들인 아미르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 대해서 관대한 사람...
왜 아들한테 그렇게 모질게 굴었을까??? 라는 의문은 나중에 하산이 아미르와 이붓형제라는게 밝혀지면서 알수 있었다.
아들이라고 내새우지 못하는 대신에 다른 모든 선행으로 죄책감을 만회하고자 했던것이다.
의도야 어찌되었던 바바 한사람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었다면 좋은 일 아닐까??
더군다나 미국으로 건너오고 나서부터는 아미르와의 관계도 많이 호전될 수 있었고...
바바가 아미르에게 했던 말이다....
"부당하긴 하지만 며칠동안 일어난 일이, 때로는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 평생을 바꿔버릴수도 있다, 아미르." p.216
소라야의 과거에 대해서 한말이었지만 사실은 자신의 실수를 마음에 담아서 했던 말 아니었을까??? 바바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아미르 역시 자신의 실수덕에 그말을 마음깊이 담아 있다는걸 몰랐을테고.....
나도 공감이 가더라... 어떤 실수들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가슴에 맺히는게 있다라는걸.....
그래도 바바나 아미르는 그 실수들을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는게 참 부럽다
라힘
아버지의 친구지만 아버지보다 아미르를 더 챙겨주고 사랑해주며 재능을 발견해 준사람..
그러나 라힘은 아버지의 가장 큰 비밀을 숨겨준다.
또한 안전한 곳에서 잘 살고 있는 하산의 가족을 카불로 불러 들이면서 죽음을 맞게 하는 결정적인 역활을 한다. 아미르를 통해 하산의 아들 소랍을 구해오는것으로 마음의 짐을 내려 놓게 된다.
"왜요? 제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어요? 서른 여덟살을 먹고 난 이제야 비로서 내 삶이 모두 빌어먹을 엄청난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알았는데요. 무슨말로 이 상황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하나도 없다고요." P334
소랍을 구하러 가는 동안 진정한 애국심과 용기를 갖게 되는데
읽는 도중에 막 눈물이 나더라
"저게 진짜 아프가니스탄이예요. 선생님. 저게 내가 내가 알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라고요. 당신요? 이곳에서 당신은 항상 관광객이었어요. 당신이 그것을 몰랐을 뿐이죠." P348
"당신과 이 아이가 어떤 관계인데요?"
"그애 아버지가 저한테 매우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사진속 남자 말입니다. 지금은 죽었습니다."
"와히드가 눈을 깜박였다.
"당신 친구였나요?"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나 역시 바바의 비밀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렇다고 대답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충분히 많은 거짓말이 행해졌다.
"제 이복동생입니다."
중략
"그애를 어쩔 생각인가요?"
"페샤와르로 데려가려고요. 그곳에 그 아이를 돌봐줄 사람들이 있습니다."
와히드가 사진을 돌려주고 내 어깨에 두터운 손을 얹었다.
"당신은 참 존경할 만한 분입니다. 선생님. 당신은 진짜 아프가니스탄인입니다." P356
진정한 용기란???
아무것도 무서울게 없는게 용기가 아닌거 같다.
자신이 겁쟁이인걸 알지만 그걸 극복하는거........
'이건 네 모습이 아니야, 아미르. 너는 원래 배짱이 없는 놈이잖아. 그리고 그게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야. 왜냐하면 네가 그것에 대해 너 자신을 속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야. 한번도 속인적이 없었어. 신중함 때문에 겁을 내는 것은 잘못이 아니야. 그러나 겁쟁이가 자신이 겁쟁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신의 도움이 있기를.." P410
아프가니스탄 전쟁
반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이슬람교도 유격대와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 사이의 내전(1978~92).
아프가니스탄에 공산정권을 계속 유지시키려는 소련 군대가 합세하여 전쟁을 수행해왔다. 1978년 4월 좌익장교들이 중도파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전복시킴으로써 발발했다. 그후 좌익장교들은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두 정당인 칼크('대중')당과 파르캄('깃발')당에 권력을 넘겨주었다
책에서는..
러시아인이 물러간 자리에 탈레반이 처음 들어왔을때는 사람들은 더이상 피를 보지 않을것이라는 기대로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그러나 하자라인에 대한 숙청 작업을 하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한 곳이 되어갔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시아파.. 수니파...
매스컴에서 보일때마다 별 관심없이 지나쳐왔던게 사실이다..
예전에 샘물교회 피랍사건때 그렇게 위험한 곳을 왜 갔을까?라는 의문을 잠시 품었을뿐..
온갖 악플에 시달리는 기독교에 대해 좋지 않은 맘이 컸을뿐 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
요즘도 가끔 TV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뉴스가 나온다.
911테러를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
그때와 다른 시선을 가지고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한권의 책을 읽으므로서.....
곧 '천개의 찬란한 태양' 책을 다시 읽을 예정이다...
그러면 아마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선입견을 많이 없애고 점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볼수도 있을것 같다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