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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내용을 모르고 고르는 책은 참 갑갑하다..
찬찬히 책 내용이나 소개글들을 확인하지 못하고 순간의 느낌으로 제목이나 한번 가볍게 훝어보고 골라야 할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조선시대 역관이야기'
이책을 고를때 내가 알았던 유일한 단서였다..
집에 오자마자 어떤 책일까하고 인터넷을 뒤졌다.
고종암살사건을 소재로 한 사기꾼 이야기 우리나라 최초 여자바리스타 따냐의 이야기....
난, 실제 사건의 내용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책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대상이 역사나 종교와 같이 진지한걸 웃음거리로 만드거라면 더욱 그렇다.
책의 마지막을 볼수 있을까? 그러나.. 선입견은 사라졌다.. 결국 마지막까지 다 읽었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동안 몰입을 해서......
역사를 배경으로 지은 사기극이지만, 나름의 진지함을 느낄수 있는 요소가 예상치 못했던 중간중간에 있었던 탓이다... 곧 묻히긴 했지만....
실제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사건은 이렇다
책소개글중에서 발췌..
고종은 커피 애호가였다. 1896년 아관파천 때 러시아 베베르 공사의 처형인 독일계 러시아인 손탁의 권유로 처음 커피를 접한 뒤, 수시로 세자인 순종과 함께 커피의 향을 즐겼다. 허나 고종은 좋아하던 커피로 인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겨야 했다. 1898년, 아관파천 시절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세도를 부리던 역관 김홍륙金鴻陸이 권력을 잃고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보현당 창고지기인 김종화 등과 모의해 고종과 세자가 즐겨마시던 커피에 독약을 타 넣었던 것. 다행히 고종은 한 모금 머금었을 때 이상한 냄새 때문에 곧 뱉어내서 위기를 넘겼지만, 한 모금 마셔버린 세자 순종은 이가 모두 빠져버려 18개의 의치를 해야만 했다. 이 사건으로 김홍륙과 공범인 공홍식, 김종화는 참수형에 처해졌고 그들의 시체는 순검들이 바지를 잡고 종로바닥을 질질 끌고 돌아다녀 백성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주인공이름은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는다..
처음에 등장했을때는 안나였었나?
사기꾼이기때문에 자주 바뀐 탓도 있지만 별로 중요한게 아니기 때문일것이다
가문대대로 역관을 지내던 집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나라의 물건은 절대로 손대지 않는다는 가훈을 내걸었던 사람이었지만 사신을 따라 나갔던 길에 도둑으로 몰려서 처형을 당했다.
집에서 도망칠수밖에 없어서 러시아로 도망을 갔다.
아버지에게서 미리 미리 배워놓은 언어 실력이 있었지만 만나는 사람들마다 좋지 않은 사람들 뿐이다.
여러가지 우여곡절속에 사기를 치며 생활해 가던중 특별한 남자 이반을 만났다. 이반 역시 사기꾼...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서 청에 파견나왔던 사신일행의 하사품을 탈취할 계획을 세웠지만 습격을 받아 죽을 위기에 처한다.
부득이한 상황이 되면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이반은 나타나질 않았고 정체를 알수 없는 괴한의 습격을 받았을 뿐이다.
어렸을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던 또하나의 유산 노서아가비(러시아 커피)
다시 만난 이반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받아들였던 안나는
국왕의 커피를 타주며 전하의 어심을 알려달라는 베베르의 청을 받아들여서 따냐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게 된다.
뜻밖에 밝혀지는 사건들..
이반이 약속장소에 일부러 나타나지 않았던거..(하사품을 혼자 차지하려고)
아버지를 누명을 씌어 죽게 만들었던 원수였던거..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자신을 이용하려고 했던 정황들이 차츰 밝혀진다.
국왕의 커피를 타주며 국왕의 외로움을 가슴깊이 받아들이게 되 친구가된 따냐...
러시아공관에서 벗어나 환궁을 하면 공관에서 있었던 일들과 가까이 했던 사람들은 치욕이 될거라고 희생양으로 만들수밖에 없을거라며 마지막 한탕을 노리고 떠날 생각을 하던 이반과 따냐...
그러나 이반이 국왕을 죽일 생각이라는걸 알게 된 따냐는 최선을 다해 탈출을 하고 커피에 자신이 조제한 커피를 마시고 죽기 직전의 국왕을 구해낼 수가 있었다.
한발 빠른 동작으로 이반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러시아로 가서 커피카페를 만들고 생을 살아간다
사기꾼의 철칙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무도 믿지 않는다..
항상 일이 우선이다........
그러나 씁쓸하다...... 사기꾼의 삶이라는건....
이반이나 다른 사기꾼들에게 사람은 믿을 수 없다라는거 많이 배웠겠지만...
그래도 외로움을 알고.... 청으로 보냈던 사신의 충성심을 보고 안스러움을 느낄줄 알았던걸 보면 마지막 한가닥의 마음은 남아 있었을 듯도 한데...
아니 어쩌면 따냐는 개과천선한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조선에서는 어차피 살수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러시아로 돌아가서 다시 사기꾼으로 살지 않고 노서아가비와 더불어 사는 삶을 택한 한가지 만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