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대화에서 비폭력 대화로 - 분노하는 자칼 대화 vs 마음을 알아주는 기린 대화
세레나 루스트 지음, 김영민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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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란 화가 난 상황에서도 상대방에게 폭력적인 언어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대화방식을 말한다

맛있게 말하는 방법...
같은 말을 하더라도 말하는 사람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듣는 사람으로 인해 기분좋게 받아 들이게 하는 방법....
결과적으로는 아무도 상처받지 않을수 있는 그런대화.....

논리정연하게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지금도 나는 참 부럽다.
강하게 나가기.......
할수만 있다면 그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최근들어서 그런말을 자주 듣고 있다.
옳고 그름을 너무 따지지 말라... 사람을 잃을 것이다라고........
하지만 옳지않은 일을 침묵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는건 당연한일.......
그럴수록 맛있게 말하는 방법의 필요성이 더 커지는거 아닐까?

처음 이책의 소개글을 봤을때 느꼈던 점이라면
취지는 참 좋고 그럴수 있음 참 좋겠다... 라는거........
예화로 제시되는 대화가 너무 평상적인 언어라는거...............
너무 쉽게 설명하는데??? 라는 느낌????
내가 뭐 초등학생도 아니고...라는 자만감?????
그래도 쉬운말이라도 실전에서는 막힐때가 많으니까 읽어두면 좋지 뭐....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대로 흉내내듯 사용하다가 보면 내것이 될때도 있겠지........

책은 사람의 말을 두가지로 나눈다
마음을 할퀴는 대화 vs 마음을 알아주는 대화
전자를 자칼대화라고 하고 후자를 기린대화라고 한다.

들을 때도
오해를 하면서 듣는 귀를 자칼귀, 이해하고 배려하고 생각하면서 듣는 귀를 기린귀라고 한다.

가장 이상적인 대화는 기린대화와 기린귀를 가진 사람끼리의 대화겠지만,
어느 한쪽만이라도 기린대화와 기린귀의 요령을 터득한 사람이 있다면
좋은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갈수 있을것 같다.
양쪽 모두 자칼의 대화와 귀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심각해지지만.....

자칼의 대화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4단계
1단계 관찰 - 나는 무엇을 봤고 들었는가?
2단계 느낌 - 나는 무엇을 느끼는가?
3단계 욕구 - 나는 무엇이 필요한가?
4단계 부탁 - 너는 ~ 해줄 수 있니?

실제와 상상은 다르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만 보고, 나의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내가 뭘원하는지를 알고 구체적이고 부드러운 말로 대화를 하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분노와 죄책감등 느낌과 혼동하기 쉬운것들과 구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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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심리학 -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
하지현 지음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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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때는 참 쉽게 쉽게 잘도 넘어 갔다...
공감을 해서일까??
아니면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일까?
다 읽고 난다음에는 왠지 허전한 느낌.... 

도시속의 사람들.....
그 사람들과의 조화...
소통의 문제들................
주변의 사람은 많은데 왠지 외로운 사람도 많고
힘들다는 사람들 뿐이다....
이책을 다 읽고 나면 해답을 구할 수도 있을것 같았다.
처음으로 접했던 책이 이책이었다면 아마 그랬을수도 있을것 같다.
아...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이래서 그렇구나...... 하고.....

심리학에 관한책은 당분간 그만 읽어야 할까????
매끄러운 문장속에 중간중간 인용되는 사건이나 문구들...........
단 한가지의 예외없이 어디선가 봤던것들 뿐이다.

마음을 울리지 못하는건 아마도 그런데서 오는 선입견때문은 아니었을까?
책을 덮고 한참이 지나서도 생각이 모아지지가 않는다 ㅜㅜ

전화보다는 문자를 보내는, 소통보다는 통보의 문화를.....
극도의 조심성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이 유독 대리운전에 관대한이유는 단지 편하기 때문에....
폭탄주를 마시는 이유는 적당히 분위기를 띄우기 때문에.....
사업적인 이야기를 할때 룸사롱등을 가는 이유는 운은 떼었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가지기 싫고,
함께 친하다고 내세울만큼 시간을 보내줘야하니까.....
일부러 대화가 불가능하게 멀리 떨어진 테이블과 시끄러운 장소를 선호한다.......
인생이 달라질것 같아서 성형수술을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데서 오는 좌절감....
괴로워서가 아니라 다른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
즐기기 위해서 가는 노래방행이 아닌 사회업무의 연장선장에서 좋아하는곡이 아닌 처세를 위한 시간...

쉽고 편하게 사는걸 추구하는거 같으면서도 끌려가는듯한 사람들..
이책 어디에서도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그런공간이 없다..
참 건조하고 메마른 생활이구나........ 라는 느낌..

"원래 도시의 삶이란 이런것이고, 너만 힘든 게 아니니까 참고 살라는 말은 도무지 무책임하다. 사회현상을 병리적으로 해석하기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보다 이 안에 사는 '나'라는 개인, '너'라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결국 관계와 집단, 더 나아가 사회와 도시가 조금 더 행복한 곳으로 바뀔수 있는 지름이 될것이라 믿는다. 도시에서 숙명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 개개인의 마음을 알고 싶다. 너나 나나 모두 이 도시라는 공간적 환경변수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 책 표지에서--
 

1장 소통의 부재
전화보다 문자메시지가 편한 시대 소통이 아닌 통보의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하나다, 폭탄주를 마시면…… 가성 친밀감
다문화가정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 타자에 대한 거부감
믿으면 천국행, 믿지 않으면 지옥행? 잊을 수 없는 대양감
영어라면 무조건 오케이, 예스맨의 두 얼굴 열등감과 공격성

2장 자아의 두 얼굴
그래도 가끔은 자판기 커피가 그립다 개성화와 사회화
새로운 노인 세대의 등장했다 나이듦의 양극화
인생이 달라질 거예요, 코만 높이면…… 신체이미지와 변신환상
조직폭력배는 무서워도 누아르 영화는 좋은 이유 내 안의 원초적 공격성
와인 한 잔, 어때? 개별적 취향의 존중
죽도록 괴로운 일로 자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기애적 폭력

3장 욕망의 가속도
사주카페가 성행하는 두 가지 이유 욕망의 브레이크와 액셀레이터
지름신이 강림하시는 바람에…… 자기합리화를 위한 투사 기법
고시, 인생 역전의 한 방 나는 꼭 붙을 거라는 믿음, 귀인오류
24시간 연중무휴 본능은 즉각적 만족을 원한다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목숨을 맡기는 대리운전 쾌락원칙의 승리
돈으로 몸을 사는 사람들 멈출 수 없는 섹스 중독

4장 관계의 소용돌이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는 따로 있다? 사회적 정체성의 규정
“떼인 돈 찾아드립니다” 복수의 심리학
정(情)을 채우는 사람들 정서적 허기
기러기 아빠, 자아실현의 자폭 현상 이 시대의 가족자아
피로, 학교로, 고향으로 뭉쳤다 자기확신감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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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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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추리소설이 재미있다고 느껴질때.... 범인이 누군지 잘 모를때... 하나하나 알리바이를 대조하고 그 사이사이에 있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헛점을 만들어 내고 마지막 순간에 극적 반전이 있는 그런거 아닐까? 아가사 크리스티의 글 같은...

어느 순간...
추리소설이 갑자기 폭력성과 선정성이 난무한글들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추리소설과는 완전히 담을 쌓고 말았다.

책을 다시 접하기 시작했을때에도 추리소설이 선뜻 내키지 않았었다.
소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할때 지정도서가 히가시노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이었다.
그때는 모임에 나가서 함께 책을 읽다가 오는구나 싶어서 구입만 하고 읽지는 않은 상태에서 들고 갔었다... 책을 읽는게 아닌 읽고 난 후의 독서토론이라는건 모임에 참석을 하고서야 알았다.

그때의 토론 분위기는 잘못을 감싸주려는 부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처음순간부터 범인이 누군지를 알려주고 시작하는 분위기....
추리의 문제가 아닌 선택과 교육의문제를 제시해주는 작가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었다.
모임은 지나갔고, 곧 다른 책들이 끊임없이 다가오면서 히가시노게이고라는 작가는 내게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그러다가 다시 모임 북크로싱에서 이책 <숙명>을 만나게 됐다.
여러권이 쌓여 있던 책중에서 이책만 안 읽었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당첨........
빌려오면서도 <붉은 손가락>의 이미지를 함께 가져온건 물론이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외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추리소설에서 기대했던 추리, 알리바이, 헛점, 반전이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주인공들은 모두 하나의 끈으로 묶여져 있다. 살인사고 이전에 훨씬더 오래전 이야기로 돌아가서..... 범인이 누구일까와 보이지 않는 끈의 정체가 무엇일까의 사이에서 사건은 서서히 흐르고......

진행되는 중간에는 주변의 다른 형사들은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모든사건의 깊이있는 조사는 주인공이 하는 것처럼..........
그러나 결과가 밝혀졌을때의 허탈함이라니......
개인적인 측면으로서는 눈부신 활약이지만 살인사건이라는 면에서는 완전 주변인에 가깝다라는 느낌..

실제로 누가 죽였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모두들 죽이고 싶어했었다라는 점......
실제 범인도 자기가 생각했던 방법으로는 살인이 성공하지 못했을거라는거 끝내 모르고,
누군가가 자신의 살인을 도와줬다라는거 몰랐다라는 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살인을 할 수 있게 도와줬던 사람은 무사하고 평화로운..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알면서도 눈감아 주는 일...

그들은 도덕적인가???
결과가 아니면 되는 걸까????? 라는 생각........

과거 그들을 그렇게도 질기게 이어졌던 인연의 끈들이,
생체 실험으로 인한 결과물이었다라는 점들....
읽는도중 마루타가 생각이 나더라..........
책속에서는 반성을 하고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는 듯하게 표현을 하지만.............

생체실험을 부활하고자하는 중심인물의 제거......
없어져도 되는 사람이라는 인식....
결과만 좋으면 다 좋은걸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문득 지난번 토론에서 다뤘던 <죄와 벌>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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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 마음을 여는 신뢰의 물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3
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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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은 순수한 우리말로 메마른 펌프에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먼저 붓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뜻한다

이야기 형태의 아주 편하게 읽히는  동화같은 느낌의 책이다.
우리딸이 초등학교때 읽었던 어린이를 위한 시리즈와 같은 느낌
'배려, 경청, 신뢰........' 기타 등등..........
울딸이 눈을 떼지 못하고 읽던 시리즈 전체들.....
좋은 내용이니까 나도 한번 읽어봐야지하고 벼루고 있다가 동생 아이들에게 보낼 책속에 전체를 끼어서 보내고 나서는 진작 읽을걸하고 후회한 종류이기도 하다..

쉽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들.........
아이들 책이라고 해도 결코 내용은 가볍지 않아 보이던데........
어린시절에 많이 읽고 인성교육을 시켜야 하지만 막상 건너 뛰어 버렸던 종류들......

어른이 되어서......
알면서도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개념없음을 한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정말 알까??? 나는 모르겠는데............ 라는 생각을 얼마나 자주 했었는지...

기술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온 류사장..
그러나 뒤늦게 사람들간의 관계를 생각을 하며 변화를 한다
오래전부터 관계가 소원해진 아들과의 화해를 위해 메일을 보냈던 날 쓰러진 류사장
사장이 쓰러지고 난후의 회사 상황은 말할 수 없이 어렵다.

직원들은 경쟁사의 스카웃 제의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고, 기술을 빼가는 직원들도 늘어간다
사람들간의 불신이 너무 많아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장의 부재로 인해 거래처들로부터 결재의 압력까지 겹쳐지면서 할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유일한 해결책으로 신제품 개발에 관한 중대한 파일이 사장님 노트북속에 잠자고 있었지만 암호를 알수 없다.

어렸을때......
수영을 잘하면서 물에 빠진 자신과 어머니중 어머니를 버렸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온 사장 아들 류신.......

아버지의 강요로 회사에 입사를 하긴 했지만 방관자적인 태도로 일관하지만 아버지가 쓰러지고 난후 암호를 찾기 위해 아버지 글들을 읽으면서 자신이 많은 오해를 했음을 알게 되고, 최근에 아버지가 만나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삶의 지혜를 얻고 하나 하나 암호를 풀어간다.

모두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불신보다는 신뢰를 택한후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암호는 모두 풀었지만,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얻은 게 없었을까???
류신은 사람을 얻었다..

두개의 폭탄 기폭장치가 있었다
하나를 먼저 누르면 상대편이 죽게 되고, 동시에 누르면 양쪽 모두 죽는다
다만 아무도 누르지 않으면 모두 산다.

불리한 상황에서 믿어주었다가 배신 당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일어나는건 당연할 수도 있다.
그걸 믿어 줄 수 있는 힘......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마지막에 아쉬운점이 있다면
내가 모든 불안 요소를 감수하고 큰 희생을 치뤘는데 상대가 믿어주지 않았을때.............
그래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린점......
씁씁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런일이 더 많다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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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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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 후에도 계속 이 작품을 쓰고 있을 것만 같다’고 작가의 말에 밝히셨어요. 쉽게 놓지 못할 것 같은 작품이라는 의미일까요? 모든 소설이 특별한 의미가 있겠지만, 이 작품은 작가 개인에게는 어떤 작품인가요?

“내가 20대를 통과해 나왔을 때 가졌던 바람들. 그 말들이 이 작품 안에 많이 들어 있어요. 힘들었고……. 그땐 다 그랬죠. 나만 그랬겠어요. 그런데 누군가가 ‘언젠가…… 지금 이 시기를 통과해나가면,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이, 지금의 슬픔이나 고민들이 누그러지고 괜찮아진다’ 이렇게 말해주길 바랬던 것 같아. 그래서 책도 많이 읽었고, 존경하는 사람들의 말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귀를 기울이기도 했죠. 그 시기에 듣고 싶었던 말들, 그때 가지고 싶었던 감정이 많이 담겨 있는 작품이에요.”

한국 소설 끝을 내 본적이 별로 없다..
항상 읽다 보면 왠지 모를 답답함이 일어 끝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중 신경숙 작가님의 인터뷰 내용을 우연히 읽게 됐었다.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1&cont=4543

막 사춘기를 통과하는 우리아이들.....
힘들어 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성장 소설 쯤으로 생각했었다.
윤서, 단, 명서, 미루 네명의 청춘이 등장하는 사랑이야기......
캠퍼스 내에서의 사랑이야기 인줄 알았다...
그냥 그저 그런 갈등을 내포한........... 

읽고 있는 동안 참 먹먹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의 평생에 가까이 있는 단 한사람의 죽음이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가끔 들어왔던 터...
근데 한명도 아니고 여기서는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나온다.
윤서의 어머니, 윤서의 오랜벗 단, 명서의 오랜친구 미루, 미루의 언니, 미루언니의 남자친구,
그들 모두를 하나로 엮어 주었던 윤교수님...........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들......
병으로든, 사고든, 의문의 죽음이든, 자살이든.....
어떤 방법이냐가 중요할까?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겨워 하는지가 중요한건 아니지 싶다.

함께 있을 때면 매순간 오.늘.을. 잊.지. 말.자.고 말하고 싶은 사람을 갖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언제든 내.가.그.쪽.으.로.갈.게.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책속에서..

 - 천칠백여 편의 시를 서랍 속에 남겨두고 죽은 시인이래. 첫 시집이 죽은 지 사년만에 출간되었대.
- 누구?
- 에밀리 디킨슨
- 에.밀.리.디.킨.슨
- 이 세상 것이 아닌 다른 것을 보는 사람 같아.
- 다른 것 뭐?
- 보이지 않는 것 말야. 죽음이라든가.. 그런거.
p32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책에 얼마나 많은 곳에서 죽음을 접할 수 있을지......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 도시로 모여드는 모양이다'로 시작되는 <말테의 수기>의 다음 문장은 '그러나 나는 오히려 여기서 죽어간다고 생각될 뿐이다'로 이어진다 p34
 

- 미안하다니, 뭐가 말이니?
- 모든게 다.
솔직한 마음이었다. 나는 사촌언니에게만큼은 다 미안했다. 잘 웃지 않은 것도 미안했고, 신혼집 방에 검은 도화지를 붙여놓고 지낸 것도 미안했고, 상냥한 성격이 아닌것도 미안했으며, 엄마를 잃어 사촌언니의 마음을 쓰이게 한것도 미안했다.  p35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윤이처럼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거 같다.
죽어가는 자신을 옆에서 지켜보는 딸에게 미안해 아픈동안 애써 밀어내기를 한 정윤의 엄마도,
(정작 정윤이는 엄마 옆을 지키고 싶어했는데)
자신의 실수로 언니의 평생의 꿈을 망쳐 버렸던 미루도,
실종된 사랑하는 님을 찾으러 폐인처럼 돌아다니던 미루의 언니도,
끝내 분신자살을 한 언니를 지키지 못하고 평생을 죄책감속에서 산 미루도...
(미루는 언니에게 두번이나..... 만약 미루 부모님들이 고통을 덮어버리려 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웠더라면......... 정면에서 받아들이려는 미루를 막지 않았더라면..... 때론 최선이라고 믿는 일의 상당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망치기도 하는건지...... )
자신을 향한 단이의 마음을 받아들여주지 못했던 정윤이도
(난 사실 단이의 죽음에 대해서 윤이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좌절때문은 아니었을까 싶었었다.. ㅜ)
힘들어했던 미루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 못한 미루엄마, 윤이, 명서도....
 

윤교수도 좀 전에 윤미루와 함께 연구실을 나가던 그와 똑같은 말을 건넸다.
- 좀 전에 손을 내밀어줘서... 나는 정면으로 바라보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지 자네처럼 잡아줄 생각을 못했어. 자네가 윤미루를 향해 손을 내미는데 내가 부끄러워졌네. 자네 손을 잡지 않았어도 윤미루는 어째 자네 때문에 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p.77

이말이 주는 복선이 끝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참 슬펐다.
벗어났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아픔이 너무나 컸었던걸까???
 

폭력에 이로운 문장은 단 한 문장도 써서는 안된다.
우.리.는.숨.을.쉰.다.에 수록된 원고의 첫문장이었다. p.89

그의 냄새가 좋았다. 그 냄새는 윤미루는 지금 어디 있어? 묻고 싶은것을 밀어넣게 했다. 그녀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그를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할까? 그가 윤미루 얘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에서 나는 물안을 느꼈다. 그에게서 윤미루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어쩐지 나는 그의 등에서 내려 상처투성이의 맨발을 내디디며 이 어수선하고 혼란에 휩싸여 있는 도시를 홀로 걸어가야 될 것 같은 예감. 나는 갑자기 윤미루에 대해 격렬하게 솟구치는 나의 궁금증이 두려워졌다. 그렇게 알게 되는 것들은 그와 나 사이를 가깝게 할까, 멀어지게 할까?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 것, 비밀을 공유하는 것이 서로의 관계를 가깝게 해준다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가까워지기 위해서 내키지 않는 비밀을 털어놓은 적도.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말로 꺼내기 어려웠던 소중했던 비밀이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어 다른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의 상실감.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가까워지는게 아니라 가난해지는 일일 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다. 누군가와 가까와지는 일은 오히려 침묵 속의 공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책을 일기전에 이부분에 대한 인용글을 어디선가 본듯도 하다..
참으로 많은 공감을 했었다.
누군가에게 비밀을 털어 놓는다 = 누군가와 친하다의 절대 공식일까?
아닌거 같다...
그냥 힘들어 할때 옆에 있어주고 그 순간을 견딜수 있게 만들어 주는거......
그게 진짜 친하다의 공식은 아닐까?????
털어놓아야 하는 비밀이 아니라 곁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비밀이 진짜 아닐까???


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들만 떠오른다. 진실과 선함의 기준은 무엇인가. 올바름과 정의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폭력적이거나 부패한 사회는 상호간의 소통을 막는다. 소통을 두려워하는 사회는 그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다. 나중엔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아 더 폭력적으로 된다.

나부터 독립적이고 당당하길 바란다. 숨김이 없고 비밀이 없으며 비난하지 않는 인간관계를 원한다.
p183-184
 

우리 엄마는 나에게 누군가 미워지면 그 사람이 자는 모습을 보라고 했어. 하루를 보내고 자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자는 모습을 보면 누구도 미워할 수 없게 된다고. 나는 화가 나거나 힘겨우면 일단 한숨 자는걸. 자고 나면 좀 누그러져 있지 않아? 사람은 자면서 새로 태어난다고 생각해봐.
p.195
 

언젠가는.............
지금이 아니고 훗날의 어느때에는.......이라는 강한 의미의 소망들.....
그런데 그게 왜 여기에서는 모두 슬픈 현실이 되야 하는걸까???
 

사랑은 이 세상의 모든것
우리가 사랑이라고 알고 있는 모든 것
그거면 충분해. 하지만 그 사랑을 우린
자기 그릇만큼 밖에는 담지 못하지. p241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내가 여러분에게 종종 들려주었던 물을 건너는 인물 크리스토프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지금 깊고 어두운 강을 건너는 중입니다. 엄청난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강물이 목 위로 차올라 가라앉아 버리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짊어진 무게만큼 그만한 무게의 세계를 우리가 발로 딛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불행히도 지상의 인간은 가볍게 이세상의 중력으로부터 해방되어 비상하듯 살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매순간 우리에게 힘든 결단과 희생을 요구합니다. 산다는 것은 무의 허공을 지나는 것이 아니라 무게와 부피와 질감을 지닌 실존하는 것들의 관계망을 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아있는 것들이 끝없이 변하는 한 우리의 희망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p.291


여러분 각자는 크리스토프일까? 아니면 그의 등에 업힌 아이일까?
 

아마 나는 너를 사람들로부터 외딴 섬처럼 고립시킬 거야. 다른사람들과 너를 차단시킬거야. 오로지 나를 통해서만 너를 알 수 있도록 만들고 말 거다. 나는 네가 그 무엇하고도 관계되지 않기를 바라게 될걸. 항상 너와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만 해서 우리는 둘 다 흉해질거다.
- 그럼 왜 약속을 했어?
- 나도 그러고 싶으니까. p357
 

이 소설에서 어쩌든 슬픔을 딛고 사랑 가까이 가보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이 읽히기를, 비관보다는 낙관 쪽에 한쪽 손가락이 가 닿게 되기를, 그리하여 이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언젠가'라는 말에 실려 있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꿈이 읽는 당신의 마음속에 새벽빛으로 번지기를...
작가의 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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