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언캐니 밸리 - 실리콘 밸리, 그 기이한 세계 속으로
애나 위너 지음, 송예슬 옮김 / 카라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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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작가는 원래 미국 동부에 있는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전망이 더 좋아보이는 서부 테크 회사로 이직을 한다. 5-6년전 정도 일하면서 월급은 착실히 올랐고, 출판사보다 수입은 배로 더 받는다. 일을 하면서 코딩을 배울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하진 않았다고 한다. 퇴직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쓴 책인데, 이제부터 코딩을 배우고 테크 기업에 취업해 볼까 생각하는 나는 이 책을 예방주사를 맞는 느낌으로 읽었다. 

나도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을 정말 배우고 싶은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기술을 익혀두는게 취업에 유리할것 같고, 또 어딜가나 IT 산업은 전망이 밝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혹해서 한번 배워보려고 한다. 이 분이 5년에 걸쳐 느낀 점을 나는 5개월도 안되서 때려칠수도 있겠지만.... 

실리콘 밸리 문화에 대해서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고, 세상이 얼마나 웃기고 한심하게 돌아가는지도 여기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악성 네티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인종차별과 여성 혐오와 시대착오적 수사를 버무린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팽배한 능력주의와 구심점 없는 업무 방식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문제점은 역사적으로 그것이 보이 클럽이라는 사실이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전체의 5퍼센트가 채 못 되었다. 여성을 배제하는 언어가 그 커뮤니티를 지배했다.

인터넷은 집단 성토장이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의 배출구가 되었다.

실리콘 밸리에는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실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라는 게 있었다. 그 안에 있으면 무한한 낙관에 사로잡혔다.

남자들은 남자들에게 다르게 반응했다. 남자 이름은 실제의 나보다 더 큰 권위를 행사했다.

패트릭과 그의 친구들처럼 살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삶은 분명 흥미로웠다. 나는 그들의 몰입과 헌신, 스스로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분별력, 그리고 그것을 소리 내어 말할 줄 아는 당당함이 부러었다. 나는 그런 것들을 늘 부러워했다.

다만 나는 그 남자들과 달리 원하는 것을 똑 부러지게 말하는 법을 배우진 못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그리고 온 세상을 향해 스스로가 잘났다고 떠벌리는 그 남자들에게 묻어가는 것을 안전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것이 내 안의 불확실성과 소외감과 불안정함을 잠재울 방법이었다.

테크 산업의 대부분은 진보와 무관했다. 그냥 비즈니스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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