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9번의 일
김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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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하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누가 책임자인지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 현대판 카프카 성이다. 

고분고분 하면서 나를 자르려고 하는 사람은 계속 피해야 한다. 노동에서 인간의 존엄은 왜 지켜지지 않는걸까? 왜 우리는 이렇게 서로 반목하고 미워하고 괴롭게 하면서 살야아 하는가. 

너무 슬프지만 이것이 한국의 자화상이다. 

사람을 옴짝달싹 못 하게 하고, 무능하게 만들고 그래서 스스로 그만두게 하려는 회사의 의도가 너무 괘씸하고 화가 난다는 자신의 말을 거기 모인 사람들이 다 듣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니까 가까운 사람들 틈에서 너무나 쉽게 갈등을 만들고, 무엇이 미움과 불만을 부풀리는지 아는 영악하고 지능적인 회사의 실체를 비로소 목격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사람을 개 취급 하고 무시하고 병신 만들어서 좋지? 사람을 본척만척하고 유령 취급 하고 여기 있는 너희 다 똑같아. 여자라고 만만하게 보고. 너희만 가장이야? 나도 가장이야. 왜 너희는 남아야 하고 나는 쫓겨나도 되는데! 밤마다 내가 여기 와서 얼마나 불을 지르고 싶었는지 알아? 그냥 확 불 지르고 다 같이 죽어버리는 건데. 너희가 그러고도 인간이야? 부끄러운 줄 알아. 너희들은 회사보다 더 나빠. 짐승보다 못한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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