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엄청나게 시끄럽고 지독하게 위태로운 나의 자궁 - 여성, 질병, 통증 그리고 편견에 관하여
애비 노먼 지음, 이은경 옮김 / 메멘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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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서럽다. 너무 서럽다. 내 아픔과 고통을 대신 앓아 줄 사람도 없고, 내가 아프다고 징징대면 사람들은 내 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떠날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이 통증이 어디서 온건지도 모르고 점점 더 심해지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더더욱 힘들것이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겪은 저자가 자신의 아픔과 경험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조사도 물론이고, '여자' 환자라서 겪는 부당함과 무시를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좀 더 나은 세상이란 여성의 몸을 존중하고 죽을만큼 애쓰지 않아도 살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제가 여자 의사라서 그런지 기꺼이 참고 견디려는 여성 환자나 이미 충분히 견딘 여성 환자들이 많이 찾아와요." 마린 박사는 여성 통증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는 그들이 자기 통증이 정상이라고 생각했거나 여성성의 대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견딘 거죠. 사실 그렇게 견딜 필요가 없는데 말에요."

많은 여성에게 생리가 자연현상이라는 믿음 또는 직관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역사는 생리혈을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여겼는데 말이다. 어떤 이는 생리를 자연현상으로 보는 행위가 그 생물학적 목적에 대한 인정이 아니라 소유권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정체성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반마취 상태는 여성을 위해 출산을 수월하게 하려는 선택이 아니었다. 그건 의사가 출산을 수월하게 하려는 조치였다.

박사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여전히 관심이 있었다. 내가 그동안 보던 많은 의사들과 달리 박사는, 내가 내 몸의 전문가가 되려고 그간 공부한 것을 존중해 주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의사가 내 의견에도 신빙성이 있다고 가정하고 내 생각을 물어본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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