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 유료 누적 조회수 5천만 산경 작가의
산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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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2019) by #산경

 

일반 소설 작가는 글을 다루지만 웹소설 작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p. 5)

 

현대 판타지 웹소설 작가 산경 님은 콜로소라는 인터넷 강의 플랫폼을 통해 처음 알았다.

 

콜로소는 갈수록 가격이 오르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 얼리버드 최초 수강료는 8만원대였다.

 

산경 작가님 외에 무협 소설 작가 용대운 님의 강의도 제공되고 있었다.

 

나중에 12만원대로 치솟고 나서야 강의를 샀는데, 두 개는 다 못 사서 내게 불모지와 같던 무협 소설 강좌를 샀다.

 

그런데 산경 작가님이 책을 펴낸 것이 아닌가!

 

이 책은 감사하게도 이벤트로 받았지만 언젠가 돈 주고도 사려고 했던 책이었다.

 

왜냐면, 산경 작가님은 치열한 웹소설 계에서 살아남은 현직 성공한 작가이고,

 

영상에서 본 칼칼하고 깐깐한 이미지처럼 대충 건성으로 가르쳐 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탑을 찍는 작가가 자신의 작법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것 자체가 이 필드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책을 출간해준 그가 고마웠다.

 

얇아 보이지만 이 책은 웹소설 연재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작가님의 뼈저린 경험담과 함께 연재에 관한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준다.

 

학원 선생님 족집게 과외처럼, 매 챕터 끝에 항목을 적어 무엇을 하라고 알려주는 것도 참 인상적이다.

 

가령, 웹소설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들, 시점에 대한 처리, 가독성, 연재처, 댓글 대처, 자료 조사, 전업 vs 부업, 드라마화 과정....

 

그리고 가장 중요한, 프로다운 바른 '마음가짐'에 관한 부분을 전하기 때문에 좋은 책이라고 단언하겠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작가들이 많다면 웹소설 생태계가 보다 풍성하고 다채롭게 발전해나갈지 않을까 희망마저 엿보였다.

 

나도 웹소설 계를 살며시 어정거렸기에 이 생태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살벌한지 조금은 알고 있다.

 

처음부터 나눠 먹을 파이는 없고 부스러기만 떨어지길 바라는 설 곳 없는 신인, 무명들의 비애.

 

실력 부족이 아니라 권력 싸움에서 패배하고만 마는 작가 꿈나무들의 상실감과 박탈감, 피해 의식은 상당히 크다.

 

산경 작가님의 글 어떤 부분은 나로선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기도 했다.

 

작품이 진주라면 흙 속에 묻힐 리 없다고 하시는데, 실상은 매니지먼트에서 밀어주거나 리디에 배너라도 안 뜨면 진주 아닌 다이아몬드라도 그냥 묻히는 게 현실이다.

 

사실 웹소설의 세계는 책 한 권에서 성공 전략을 말할 정도로 간단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글이 너무 좋아서 계속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직접 뛰어들어봐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잭팟을 터뜨릴 수도 있으니까.

 

여러 웹소설 작법 책을 봤는데 이 책이 제일 유용했다. 가려운 부분들을 긁어주는 고마운 책이다.

 

원래 작가들은 자신의 영업 비밀을 공개하지 않는다. 자료 조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원하게 푸는 작가들도 찾기 힘들다.

 

산경 작가님은 이 부분들을 오픈하고, 어떻게 자료를 효과적으로 작품에 활용하는지 자신의 경험과 방식을 나눈다.

 

자료를 그대로 붙여넣지 말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수없이 노력하고 공부하고 녹여내야 한다고, 그 마음가짐부터 가르친다.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완벽하게 납득할 때까지 끝없이 조사하는 것이 여러분의 일입니다. 그것이 작가입니다.” (p. 63)

 

이 책을 읽고 산경 작가님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그의 군더더기 없는 설명도 그렇고, 이런 바른 멘탈과 지성을 겸비하신 분이, 그 스스로 말했듯 재미가 전부인 웹소설에 바치는 무한 열정과 노력에 숙연해졌다.

 

클래식에 대한 조예가 그리 없으셨던 작가님이 클래식 음악 천재가 등장하는 작품 <신의 노래>를 집필하면서 들인 노력과 고생을 나누는 부분은 이 책의 백미다.

 

당신은 어떤 분야의 이야기도 써낼 수 있습니다.” (p. 75)

 

책을 다 읽고나니 베토벤 교향곡 9'합창'이 듣고 싶어진다. (왜인지는 책에 나옴)

 

내면엔 깊이와 내공을, 외면엔 트렌드를 아우르는 자신 만의 스타일을 갖춘 산경 작가님의 웹소설 가이드 책으로 내 인생도 좀 역전시켜볼까나.

 

 

일반 소설 작가는 글을 다루지만 웹소설 작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p. 5)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완벽하게 납득할 때까지 끝없이 조사하는 것이 여러분의 일입니다. 그것이 작가입니다. (p. 63)

당신은 어떤 분야의 이야기도 써낼 수 있습니다. (p.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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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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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읽고 나서도 가슴이 뛰었다. 중국 소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체제와 억압에 저항하는 인간들의 애절한 몸부림, 그리고 작가의 살아 있는 양심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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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 모든 여성에게는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스칼릿 커티스 지음, 김수진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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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큰 꿈을 품은 여성이 이 세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여성들에게 두려움 없이 자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런 게 페미니스트라면, 좋다,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라.”

 

(침웸웨 치웨자, 걸업 클럽리더 p. 58)

 

 

이 책에 대해 설명하기 전 내 얘기를 하자면, 페미니즘에 관한 내 생각은 조금 복잡하다.

 

당신은 여성이면서 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며 따질 근본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성의 권리, 가치 그리고 존재가 남성과 차별 없이 존중받아야 함에는 부인할 바 없이 동의하며,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라도 유린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 입장은 마찬가지이다.

 

내가 사는 한국의 현실, 이를테면 아내, 며느리, 딸의 역할로 사는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페미니즘이라는 것도 안다.

 

사실 나는 결혼 전까지 여성다움이나 여성 차별에 대해 이렇다 할 피해를 본 적은 없었다.

 

그건 아마도 내가 살아온 세계가 얄팍했다는 이유겠지만,

    

책에서 강조하는 사회가 여성에게 여성다움을 강요하고 어릴 때부터 학습 시켜 내 딸이 걱정된다.’는 어느 여성 분의 에세이는 공감이 좀 쉽지 않았다.

 

(나에게만 해당할 수도. 페미니즘의 기본 정신 외에 다른 부차적인 것들은 여성마다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은 그것이 불편해 딸의 유치원 교사에게 말했다지만, 역으로 유치원 교사는 같은 여성으로 이것에 대해 어떻게 볼 것인지 그녀의 입장 또한 고려해봐야 할 터였다.

 

나는 여중, 예고, 여대를 나왔지만, 그 누구도 내게 여자다워야 한다고 강요한 적은 없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내 스스로 간편하다는 이유로 남자처럼 머리를 커트하고 다녔다.

 

, 한 번 공중 화장실을 가는데 경비원이 내게 남자예요, 여자예요.”라고 물은 적은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기분이 좀 묘하다.

 

치마는 내가 좋아서 입는 것이고, 살이 쪄도 부담 없이 걸칠 수 있어 오히려 바지보다 선호한다.

 

다리를 쩍 벌리지 않는 건 보기 흉해서이고, 바깥에 나갈 땐 브라를 하고, 투박한 팔자걸음으로 걷지 않는 이유는 그것을 원하는 나의 천성적인 기질일 뿐이다.

 

그러므로 사회가 내게 강요하는 여성다움은 이런 겉에 보여지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여성 혹은 여성다움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느낄 때는, 아내일 때다.

 

남편은 가부장적인 사람이고, 시부모님은 고루하신 분들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아내로서, 며느리로서의 의무는 응당 존재하겠지만, 내 가정에서 나는 자존감이 추락하는 것을 경험한다.

 

바로 여성다움’ “순종, 복종등이 이런 곳에서 강요되고 압박받기 때문이다.

 

여성이니까 집안일, 가사일, 설거지, 출산, 양육하는 것이 마땅하고, 거기에 일을 해 돈을 번다해도 이 같은 의무에서 해방되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나는 일도 하지 않으니 이 책에서 주장하는 자기 일을 갖고 당당한 여성이 되라는 지침도 내게는 fail과 마찬가지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시부모님이 아프면 그것까지 책임져야 하는 의무도 며느리인 내 어깨에 있다.

 

언젠가 시아버님이 당신이 병들면 나더러 수발들라고 언질했을 때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았다.

 

나는 이 가정에서 가장 하위에 랭크된 '여성'이었고,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며느리'였다.

 

책으로 돌아와 보자.

 

이 책은 걸업이라는 UN 여성 자선 단체와의 협업으로, 사회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55명의 여성들의 글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인종, 종교, 국가, 직업 등이 다른 여성들이 말하는 페미니즘은 솔직히 내게는 좀 이질감이 느껴졌고, 그들의 수기는 페미니즘과 별개의, 서바이벌 투쟁기처럼 읽혀졌다.

 

그런 거리감은 책을 이해해갈수록 점차 해소되었다.

    

아픔과 상처가 녹아진 진실한 수기들은 내 마음에 공명했다.

 

짤막하지만 너무도 처절하게 기록한 92년생 트렌스젠더 찰리 크랙스의 고백.

 

죽음에 가까운 불안의 병을 앓고 있지만 여성일 수밖에 없어 마주한 냉정한 현실에 괴로워하던 디자이너 샬럿 엘리자베스.

 

불안감 때문에 고통받은 사람으로서 말하는데, 불안은 심각한 질병으로 좀 더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젊은 여성들이 내는 우려의 목소리는 검은색 정장 차림 중년 남성들의 걱정만큼 진지하게 수용되거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 87)

 

윌리엄 왕자의 아내 케이트 미들턴은 출산 7시간 만에 풀메이크업에 완벽한 몸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전통은 다이아나 왕세자비 시절에도 있었다.

 

몇 년 전엔 중국 배우 안젤라 베이비가 출산 후 얼마 안 되어 기자들 앞에 미니스커트 원피스 차림으로 선 사진도 본 적 있다.

 

왜 여성들은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자신을 꾸미며 완벽하게 보여야 하는 걸까.

 

(연예인의 경우엔 여러 동기와 계산이 깔려 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그것이 일반적인 여성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출산 후 여성은 그렇게 완벽하게 보여질 수 없다.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는 여성의 몸이 실은 찢어져 있고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첨예하게 적는다.

 

그녀는 세상이 요구하는 여성의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그로 인해 얼마나 여성이 희생당하는지를 지적한다.

 

책은 페미니즘의 다섯 단계라고 하여, 각각 깨달음 (epiphany), 분노 (anger), 기쁨 (joy), 행동 (action), 교육(education)의 항목으로 접근한다.

 

각 카테고리에 맞춰서 편집된 수기들의 저자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바로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활발히 페미니즘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저자 헬렌 필딩, 엠마 왓슨 등 유명한 이들도 있다. 이전 서평 책이었던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의 돌리 앨더튼의 이름도 보인다.

 

겉으로만 봐도 화려하고 더는 바랄 것 없는 여성들이 직접 경험하고 뼈저리게 느낀 차별과 부조리는 단지 그들만의 것은 아니다.

 

여성이기에.

 

그들의 이야기가 곧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들의 목소리가 우리의 목소리다.

 

처음엔 페미니즘에 대해 무덤덤하게 생각했는데, 나보다 더욱 치열한 전선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성들이 맞닥뜨리는 거대한 차별과 부조리의 벽을 목격하면서 페미니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지구상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성차별이나 억압이나 공격으로부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살 수 있는 자유” (p.286)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여성들의 안녕을 빈다.

 

#나만그런게아니었어 #윌북 #윌북서포터즈3

 

 

 

 

 

  

나는 큰 꿈을 품은 여성이 이 세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여성들에게 두려움 없이 자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런 게 페미니스트라면, 좋다,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라.(침웸웨 치웨자 p. 58)

페미니즘 운동의 목표는 지구상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성차별이나 억압이나 공격으로부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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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힘 -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언어 컬러 시리즈
캐런 할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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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알다. 보다. 잇다.>

 

컬러의 힘 The Little Book of Colour by 캐런 할러 Karen Haller (2019) #윌북

 

“색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곧 내 감정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내 감정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과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p. 11)

 

내게 ‘색상’(color)은 시간을 들여 눈여겨보거나 관심을 쓸 만한 것은 아니었다. 세상에는 색 외에도 관심 쓰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색’을 온전히 인식하며 감동할 때는 바로 멋진 휴양지나 풍경 좋은 여행지에서뿐이었다.

 

공교롭게도, 오늘 예배 설교에서 목사님이 색에 관한 유튜브 동영상을 하나 보여 주었다.

 

평생을 색각 이상(색맹)으로 산 남자가 특수 안경을 끼고 비로소 온전한 색상들을 보게 되는 영상이었다.

그는 흐느끼고 통곡하면서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며 감격한다.

문득 생각했다.

만약 내가 당연하게 존재하는 수많은 색상의 빛깔을 인식하지 못하고 산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색상을 전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색맹에 관해서는, 전혀 장애나 이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보이지 않아도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 이를테면 '언어나 상징'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색은 모든 사물들에 존재하고 있고, 우리는 색에 둘러싸여 살고 있으므로 색이 주는 효과를 잘 활용하면 우리의 삶의 질이 향상하고 능률도 오를 수 있다.

색에 대해 알아보고, 내 삶에 알맞게 적용해 웰빙하자는 것이 아마도 이 책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색’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다. 색의 의미, 색의 역사, 색에 관해 알아야 할 필수적인 내용들.

저자 캐런 할러는 응용색채심리학 분야에 20년 간 몸담은 세계적인 권위자다.

먼저 이 책의 목차는 이와 같다.

1. 색의 역사 2. 색의 이해 3. 색과 마음 4. 색과 성격 그리고 색의 미래 (에필로그).

색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1장은 이것에 대한 이론적 근거들로 채워져 있다.

“색의 정체는 빛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색깔들은 태양에서 출발해 우리에게 날아온 빛의 파장이다.” (p. 18)라는 색상의 기본 개념부터, 무지개의 원리로 색상을 구분했던 뉴턴의 이론도 소개된다.

“뉴턴은 색채가 물체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물체에 반사되는 빛의 성질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물체들이 제각기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은 물체가 어떤 파장을 가진 빛만 흡수하고 나머지 빛은 반사하기 때문이다.” (p. 20)

그녀는 다윈이 말했던 색채의 주된 쓰임새 3가지 (유혹, 위장, 경고)를 언급하고, 색채와 심리학을 연관해 이론을 정립한 철학자나 인물들을 소개한다.

(엠페도클레스, 히포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갈렌, 아이작 뉴턴, 괴테, 칼융, 바우하우스, 엔젤라 라이트)

나의 흥미를 끈 것은 색각 장애에 관한 부분이었다.

색을 본다는 것은 눈에 들어온 빛을 뇌가 인식하는 것인데, 우리가 감지하는 것은 초록, 빨강, 파랑의 빛이라고 한다. (p. 22)

이 기관을 광수용기라 하며, 인간은 2개의 광수용기 (간상체와 추상체)를 갖고 있고, 추상체가 색채 지각을 처리한다.

거기서 추상체는 다시 3가지로 나뉘고 위에 언급한 색상들을 각각 담당한다.

재밌는 건, 개는 추상체가 2가지 종류밖에 없어서 색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추상체의 수가 색을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을 좌우한다.

한 종류의 추상체는 100가지 정도의 색을 구별할 수 있으며, 2가지면 100을 제곱하여 일만, 3가지면 100의 세제곱으로 백만, 4가지 추상체는 수백만의 색을 인식할 수 있다.

4가지 추상체를 지닌 사람을 ‘사색자tetrachromat’라고 한다. (p. 43)

사색자의 반대에 선 것이 바로 색맹이다.

색맹은, “빛에 민감한 추상체가 빛의 서로 다른 파장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할 경우” 발생한다.

“추상체들이 각각의 빛 파장에 다르게 반응하지 못하고 모든 파장을 비슷하게 인식하므로” 생기는 혼란 같은 것. (p. 44)

하지만 이제는 색 보정 안경이 나와서 그들도 선명하게 색을 보고 인식할 수 있다.

색을 단지 눈뿐 아니라 감각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바로 공감각자 (synaesthete)들이다.


내가 아는 공감각자로는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엘렌 그뤼모가 있다.

그녀는 모든 음을 색상으로 본다. (그런 능력이 없는 나로선 정확히 어떻게 보이는 건진 모르겠다^^;)

저자는 두 가지 유형의 공감각자를 언급한다.

자소공감각 (문자나 숫자를 볼 때 단어 전체 또는 요일이 고유한 색으로 보임).

그리고 엘렌 그뤼모처럼 음악의 음을 색으로 인식하는 색채 공감각이 그것이다. 스티비 원더, 칸딘스키 등도 공감각자다.

색의 원리에 대해서 잘 몰랐던 나는 그녀의 친절한 설명으로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후 소개되는 색의 문화적 의미, 국가별로 지칭하는 색의 차이점 또 설문지를 통해 나에게 맞는 색상 팔레트 등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색과 심리학을 연관해 설명하는 것은, 음악의 각 조성 (24개의 장조, 단조 sonority)이 지닌 특수한 상징을 곡에 연결했던 음악 기법과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색은 좀 더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좀 다른 것 같다.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집, 오피스 등의 환경 및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해답으로 색상을 제시한다.

물론 이 책을 다 읽은 뒤에도 마찬가지지만, 색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생각은 내게는 좀 어려웠다. 당장 실현하기에 무리수도 따른다.

자신의 유형을 파악한 색상 팔레트대로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은 비용이 들고, 과감한 결단이 아니면 힘들다.

의상에 관해서도 갖고 있는 옷들을 버리고 새 옷을 사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몸매와 얼굴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슨 색을 입은들 빛이 나겠느냐하는 자조적인 마음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 삶의 질을 향상하고 품격 있는 삶으로 나가기 위해 색상이 맡은 역할은, 힘은, 크다는 것이다.

저자가 색의 기본이 되는 11가지 색상 (빨강, 분홍, 노랑, 주황, 갈색, 파랑, 초록, 보라, 회색, 흰색, 검정)을 하나씩 빼어 들어 우리에게 소개하는 과정은 집요하고 구체적이다.

마치 나를 위한, 오직 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게 최적의 색상을 뽑아주겠다는 집념의 스타일리스트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어릴 적 봤던 오즈의 마법사 얘기가 잠깐 나온다.

도로시가 보았던 세상이 적갈색에서 컬러로 전환되었던 장면.

그 마법 같은 현상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도로시가 그걸 ‘느낌’이라고 말하는 게 좋았다.” (p. 10)

색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색은 나의 감각과 감정, 정체성을 잇는 천연의 가장 아름다운 빛깔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컬러의 힘’은 그 마법 같은 색의 세계를 내게 처음 알려준 책이다.


#컬러의힘 #윌북 #색채심리학 #색상 #thelittlebookofcolour #캐런할러 
 

색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곧 내 감정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내 감정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과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p. 11)

도로시가 그걸 ‘느낌‘이라고 말하는 게 좋았다. (p. 10)

모든 색은 각자의 신비로운 삶을 산다. by 칸딘스키 (p.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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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1~2 세트 - 전2권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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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출간되어 기쁩니다. 포토카드 건도 일이 잘 해결되어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책이 잘 만들어져서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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