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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작은 곰자리 49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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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속도를 가진 모든 이들을 위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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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4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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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주 재밌게 본 만화영화를 꼽아보자면 <빨강머리 앤>, <비밀의 화원>, <배추도사 무도사...?> 정도로  

기억이 된다. 특히나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 머리 앤~~"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주제가가 울려퍼지고 화면 가득  

분홍 꽃잎이 날리던 <빨강머리 앤>은 가장 좋아하던 만화였다. 물론 빨강머리도(하지만 어린시절 빨강색을 무지  

좋아해서 빨간 옷을 입고 베개에 가방까지 빨강이었으니 이정도면..), 그렇다고 빼빼 마르지도 않았지만 주근깨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앤과 나를 동일시 시켜버리던 어린 시절에 앤은 뭐랄까 나의 우상이면서 동시에 나이기도 했던  

아이였다.


스펜서 부인의 실수로 매슈와 마릴라의 초록 지붕 집으로 입양된 앤은 끝을 알 수 없는 상상력과 그에 못지 않은  

표현력을 가진 아이다. 기차역에서 마차를 타고 집에 오는 동안 끊임없이 조잘대고 생명없이 붙박혀있던 풍경들 하나  

하나에 기운을 불어넣고 이름을 지어가며 되살려낸다. 언제나 말이 없고 특히나 여자 앞에서는 아예 조용한 매슈도,  

깐깐하고 상식을 중요시하던 마릴라조차도 그런 앤에게 매료되어 그녀의 수다에 빠져들고 만다.

 

커서는 거의 접하지 못했던 앤의 수다에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마음이 한껏 들뜨고 잠시 내 주위에 있는 나무나  

돌 조각 하나에도 말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아쉬웠던 건 그 잘생긴 길버트는 왜  

저렇게 조금만 등장하는 걸까 하는 것이었는데 역시 원작이 문제였단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물론 이어지는 이야기들에서는 길버트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하지만..

 

만화와 원작 중 무엇이 더 낫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만화쪽으로 마음이 기울긴 하지만 원작에서는 만화에서는 덜  

표현되어진 매슈와 마릴라의 앤을 향한 사랑을 더 느낄 수 있어서 더 감동적인 면이 확실히 있었다. 또래 아이들 틈에  

끼어 있는 앤의 모습을 보고 혼자 읍내에 나가 앤에게 줄 최신 유행 옷을 지어다주는 매슈, 칭찬에 인색하면서도  

누구보다 앤을 자랑스러워하는 마릴라. 어렸을 때는 그리 깊이 느끼지 못했던 그들의 사랑을 지금에서야 이렇게 크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원작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지 않았다 싶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나보다는 좀 더 어린 아이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너무 정형화되어 있어 빡빡하게 짜여져 있어 상상력이 제대로 자라나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엉뚱해서 혼나기  

일쑤인 앤의 활약상을 본다면 어느 창의력 수업보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이유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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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7
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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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자와 정신병원은 예나 지금이나 영화와 소설 등에서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그 소재가 갖는 비정상적인  

무엇인가가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있는 건 확실하다.

 

자신 속에 갇혀 버린 죄수와도 같은 프랜시스 패트럴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목소리들을 듣고 가족들을 비롯한 

타인과는 제대로 된 대화도 나누지 않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과의 언쟁 (혹은 프랜시스만의 발광)  

끝에 가족을 위협하고 위험에 빠트렸다는 이유로 웨스트 스테이트 병원으로 보내진다.

 

모두가 도와달라고 아우성치는 곳, 그래서 아무도 도와주러 달려오지 않는 곳,

정상적인 것이 비정상적인 것이 되고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이 되는 곳,

바로 그곳이 정신병원이다.

 

그렇게 비정상적인 생활을 이어나가던 어느 날 웨스트 스테이트 병원에서 젊은 여간호사가 손끝이 잘려나간 채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바깥 세상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이미 몇차례 일어났고 그로 인해 여검사 루시 존스가  

사건 조사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 루시 존스 역시 젊은 시절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였는데 그녀는 사건을 함께 풀어나갈  

사람으로 바닷새라 불리고 있던 프랜시스 패트럴과 교회에 불을 지르고 수감되어 있던 소방수 피터를 지목한다.

일명 '천사'라 불리는 살인범을 찾기 위해 이들 세 명은 정신병원 곳곳을 다니며 수사를 벌이기 시작하지만 범인의  

정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과연 이 '천사'가 존재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가운데 또 한 번의 살인이 벌어진다.

 

만만치 않은 두께다. 하지만 처음부터 책의 두께따윈 전혀 상관이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이 소설을 그렇게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가게끔 만든 건 연이어 벌어지는 살인 그 자체보다는 그 살인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프랜시스를 바닷새라 부르며 아무도 사람 취급해주지 않았던 프랜시스를

인간적으로 애정어린 눈으로 봐주는 피터라는 매력적인 인물과 자기 안의 수많은 목소리들로 인해 혼란스러우면서도

살인 사건을 해결하면서 빛나는 기지를 발휘하는 프랜시스의 호흡은 여느 형사 콤비만큼이나 재밌었다.

 

사실 이 소설 자체는 살인 사건의 해결과 예상치 못한 반전에 무게를 둔다기 보다는 정신병원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인간의 모습과 정상인 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정신병자들과 점점 더 미쳐가는 듯한 정신병원 관리자의 대비를

통해 도대체 인간의 정신 상태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갈라 판단하는 자격을 누가 부여한 것인지.. 또 과연 몇 가지  

기준만으로 사람이 사람을 가두고 관찰하며 명령을 내리는 것이 타당한지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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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들의 연애
어맨더 필리파치 지음, 이주연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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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손꼽히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미모에 재력, 사회적 지위까지 갖춘 한마디로 엄친녀인 린은 어느 날

자신에게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감지한다. 그것은 그녀에게 더이상 어떤 욕망도 없다는 사실. 심지어 자신을

쫓아다니는 이상하고 구질구질한 스토커에게도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생기가 자신에게만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도 누군가를 스토킹하기에 이른다.

 

그러니까 스토커계의 삼각 관계라고나 할까. 앨런은 린을 스토킹하고 린은 롤랑을 스토킹한다. 린은 앨런이

자신에게 스토킹하던 방법을 벤치마킹 혹은 표절.. 또는 재활용을 해가며 롤랑을 스토킹하고 롤랑에게 접근해

그 사실을 알게 된 앨런은 충격을 받는다.

누군가 누군가를 스토킹하고 또 그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스토킹하면서 그야말로 스토킹의 세레나데가

펼쳐지는데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과잉호기심 증후군에 빠진 정신과 의사가 있다.

 

나는 이른바 칙릿 소설을 싫어한다. 그 한없이 가벼워 날아갈 듯한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면 대체 난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겠다고 덥썩 집은 걸까하는 후회가 아주 많이 밀려온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연애>는

그런 비호감의 칙릿 소설과 연애 심리 소설의 중간쯤 자리 잡고 있는 소설이다. 물론 내가 이 책을 선택할

때는 인간 심리 쪽에 더 기울었지만 결과는 역시나 실망스러웠다.

 

뉴욕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다룬 이야기치고는 그 소재가 너무

한정되어있고 스토킹과 함께 온갖 강박증, 중독에 대해 다루고자 했던 의도와는 달리 그 강박증은 고작해야

롤랑의 물건 떨어뜨리기 정도 린의 눈썹 뽑기 정도에 머무르고 있고 중독증은 스토킹과 섹스 중독과 같이

소설이나 영화에서 흔히 쓰여 닳고 닳은 소재들 외에는 이렇다 할만한 중독도 없다. 또한 그들의 행동과

행동 개시의 원인 또는 충격을 줄 만한 일들이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않아 그들의 충동에 대한 공감도가

심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참 산뜻했던 출발과는 달리 갈수록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을 읽고 있자니..

이거 혹시 단편인가 하는 착각마저 일었고 조금만 더 심도있게 갔으면 재기발랄했던 유머를 보여주던

소스들을 증발시키지 않고 잘 끌어왔다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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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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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있게 재밌는 책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오~~~ 하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게 되는데
<살인자들의 섬>이 딱 그렇다.

셔터 섬 안에 존재하는 정신병원이라는 고립되고 음울한 공간에서 일어난 의문의 그러나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는 한 여인의 실종 사건에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 연방
보안관 테디와 척.

한마디로 스릴러 소설로써 갖췄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어느 날 연방 보안관 테디는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유령처럼 존재하는 셔터 섬에서 일어난
레이첼 솔란도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되어 오지만 오는 첫날부터 심한 배멀미를 하고
그동안 테디를 괴롭히던 편두통은 점점 심해져 온다. 뿐만 아니라 섬에 들어온 첫날부터 그들에게
불친절하고 수사를 방해하려는 듯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병원 관계자들까지 셔터 섬이라는
괴이한 섬만큼이나 불편함 속에서 수사를 진행해야만 한다.

실종된 레이첼 솔란도의 방을 조사하던 중 그녀가 남긴 의문의 암호들을 발견하고 추적해 가지만
편두통으로 인한 발작을 일으킨 테디는 이 후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오히려 악몽에
시달리며 점점 더 혼란스러워만 지게 된다.

단 4일이다. 4일 동안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또 그 많은 일들을 이렇게 유기적으로
엮어낼 수 있다는 점에 감탄 또 감탄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에 그 우울하면서도 섬뜩하리만치
고요한 공기, 줄지어 이어지는 정신병자들의 이야기에 덩달아 히스테리를 일으키게 만드는 이야기 구성,
작은 것 하나도 결국엔 단서가 되고 그 미묘한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나중에 적절히 연결시킬 수 있게
만든 치밀함과 영민함에 이 영화를 영화화한다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영화를 얼마나 만들고 싶었을까..
디카프리오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얼마나 많은 발전을 하고 얼마나 많은 것을 얻어갔을까 하고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대감이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살인자들의 섬>을 읽는 동안 또 다 읽은 후에 얼른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읽어봐야지하는 다짐을 했다. 이 작품만큼만 한다면 이 작가의 작품을 100권을 읽는다고 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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