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마리의 빨래하기 내 친구는 그림책
이와무라 카즈오 글 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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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디서 많이 본 생쥐들이다.. 의아해서 유심히 보니, 와무라 카즈오라는 그림작가가 그린 생쥐 그림은 꿈소담이 출판사의 <행복한 생쥐가족-봄.여름.가을.겨울> 시리즈에서도 만났었던 생쥐들이였다.

까만눈의 생쥐행렬.. 모두 14마리다. 빨래하러 나서는 참이다. 따가운 여름 햇살 아래 시원스런 강물속으로 빨래 나들이를 나선 행복한 쥐가족. 각각이 가진 특색처럼 각자 하는 모양새도 다르다. 철퍽철퍽 빨래하는 넷님이. 탁탁 빨래하는 다섯돌이. 첨벙첨벙 빨래하는 셋님이.. 누가 셋님이고 누가 다섯돌인지 도저히 분간이 가지 않는데, 내 아이는 ‘빨래감 가득 머리에 이고 가는건 누구지?’ 하고 읽어주면 잽싸게 받아서는 ‘다섯돌이!’ 한다.

보는이 마다 다르겠지만, 이 그림책을 보는 묘미는 아마 이런 것 일게다. 그 하나는, 대화체가 아니면서 함축적이나 시원스런 말투의 글을 읽는 재미이다. 14마리 생쥐가 한 마디씩 하는 그런 글이다. 그 글속에서 그들의 감정을 읽을수 있다. ‘산나리가 피었다. 물방울이 반짝 조르륵... 물이 노래 부르며 흐른다.. / 옷입은 채 헤엄치자. 몸도 빨래...’ 시를 읽는 기분에 빠져도 좋을듯하다.

두번째는 그들의 예쁜 글귀만큼이나 사랑스런 생쥐모습들하며, 짧은글을 모두 설명해 주는 그림을 보는 재미이며. 세번째는 여름인데도 덥다는 느낌보다는 강가에서 펼쳐놓은 시원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여름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빼 놓을수 없을 듯하다. 바닥까지 드러나 보이는 맑은 강물의 시원한 모습과 강물위로 고즈넉이 모습을 드러내는 벌과 잠자리, 메뚜기.. 등의 여름풍경... 나뭇가지 사이에 널어놓은 흔들리는 빨래들 사이로 투명한 여름볕의 그 평화로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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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산타 마을에서는요... - 산타 할아버지의 열두 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6
구로이 켄 / 길벗어린이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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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행복을 전하는 전령,산타가 있는 그 곳은 어디일까.. 산타가 정말 있기라도 한거야? 이것을 의심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책을 보면 된다. 이책엔 크리스마스날 썰매를 끌며 세상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줄 그날을 위해 산타가 해야 할 일들이 일년내내 몹시도 분주하게 짜여있기 때문이다. 1월,2월,3월... 매달 매달 그들이 하는일에 빠져 있노라면 산타의 존재여부 따위에 관한 의심은 깡그리 잊어버리게 될 것이리라..

사실 그렇다.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날 그냥 불쑥 나타날리가 만무하고, 모든일이든 준비가 있어야 하는 법. 그들도 그들만의 세상이 있었다는 얘기. 최소한 상상력을 대기시킨 책이기도 하지만, 최대한의 현실성을 보여주기도 하는 책이다.

산타들의 준비는 실로 철저하다. 바쁘다. 1월엔 새해를 기념함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성대한 선물전해주는 고되고 보람찬 일들을 자축하고, 2월엔 선물받은 아이의 감사의 답장이든, 원치 않은 선물에 대한 투정이든, 다음번 선물에 대한 주문이든, 수북히 쌓인 편지를 읽는 산타들..행복한 산타들. 그런 2월을 시작으로 3월부터.. 장난감 나무씨를 뿌리고, 장난감 공장도 가동하고, 사슴들 교육을 위한 사슴학교.. 뚱뚱하면 날수 없으니 몸무게 관리도 기본이요, 썰매손질, 옷손질, 틈틈히 착한 아이들도 찾아내어 메모도 하고.. 하핫 그러는 와중에 8월의 하루는 바닷가로 휴가가서 수영도 하기도 하고, 10월이 지나면 슬슬 장난감 열매를 거둬 선물포장을 하기 시작하고.. 드디어 사슴이 끄는 썰매를 끌고 큰 주머니 가득 선물을 싣고 하늘을 나는 산타들...

어릴적 나는 산타 할아버지가 주신 ‘사랑의’선물을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까지 그들의 존재를 믿고 아낀 것일게다. 아니 실은 알았음에도 버리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를 믿음을 간직하고 싶어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유치했을지언정 그때까지 그런 믿음을 고스란히 가졌음이 고맙다. 이 책을 보니 더욱. 아마도 이 책은 영악해진 아이들을 향해 세상속의 동심을 오래도록 붙잡아 줄 그런 책은 아닐까 싶다.

한편, 38개월 내딸은 아무래도 산타마을에 정말이지 초대받고 싶은가보다. '엄마..착한일 더 많이 하면 산타할아버지 사는곳에 구경갈수 있어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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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의 추석 이야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
이억배 지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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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네가 추석 쇠러간다. 낯익은 그림들이다. 설대목의 분주한 모습들하며, 그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설연휴가 시작되어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린 셔터 내려진 가게들과 텅빈 거리들하며, 텅빈 도시의 사람들은 모두 도로로 쏟아져 나와 그곳을 꽉꽉 메운모습하며..
열시간이고 열다섯시간이고 도로에서 보내는것도 개의치 않고 우리는 그렇게 명절을 쇠러가는 것이다. 가는곳이 있어 고맙지, 열시간이든 하루전부든 그것이 문제랴...

솔이네 큰집처럼 어릴적 우리집에도 여러 친척들이 모여들었었다. 무엇보다 사촌들과 노는 것이 나로선 제일 큰 행복이였고, 지지고 부치던 음식들,송편,만두.. 넘쳐나는 먹거리에 괜히 들뜨던 그때.. 추석날, 친척들과 보름달이라도 같이 구경할라치면 보름달 마냥 괜시리 마음이 두둑해지던 그때.. 그런 기억을 고스란히 내 자식에게 물려줄 수있음에 감사한다. 하루 반나절을 고스란히 도로에 바쳐도, 우리의 명절이 주는 아스라한 기억이 있다면야..

명절 연휴만 되면 해외여행객의 인파에 항공편의 좌석이 동나는 것이 실은 지금의 세태지만, 대신 그들보다 우리에겐 보름달의 정겨운 추억이 있쟎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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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내 아이가 읽는 책 7
아라이 료지 그림, 호타카 쥰야 글, 구혜영 옮김 / 제삼기획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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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덕분에 그림책을 많이 접하다 보니 개인적 취향이 변한 것인지, 빼어나게 잘 그려진 그림보다 마치 미술시간에 아이가 그린듯한 이런 그림을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이 책이 신간 안내에서 소개되었을때는 몹시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실은 내가 더 읽고 싶은^^) 책이 되었지요.

그런데 직접 본 책은 조금 놀라울 정도로 상식밖의 그런 것이였답니다. 동물 마을에 새로 생긴 종합병원의 뱀간호사는 볼수록 놀라움과 신비함의 대명사. 각각의 처방약을 물과 약초를 먹어 흔들어 그릇에 담아내지를 않나, 환자를 치료할땐 만들어 놓은 약을 마셔 환자를‘물어서’ 주사를 놓지를 않나, 키재기자도 되었다가.. 배아파온 돼지 입속에 들어가 박힌 못을 빼내지를 않나, 코끼리의 막힌 코를 뾰족한 창이 되어 뜷어주지를 않나... 보면 볼수록 신기한 간호사요, 재밌는 병원입니다. 이 정도면 병원이 질색인 아이도, 한번쯤 못이기는척 엄마 손잡고 가볼만 하지 않을까요?..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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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룬파 유치원 내 친구는 그림책
니시우치 미나미 글, 호리우치 세이치 그림 / 한림출판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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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룬파라는 코끼리가 '현실'에서 했던 일들은 마치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구룬파 유치원을 열기위한 예정된 준비 같아 보입니다. 동심이 존재할 리가 없는 현실이라는 일터에선 형편없이 커서 도무지 쓸모없는 것들이-코끼리 구룬파에게나 맞을 법한 큰 구두며, 큰 접시며, 큰 쿠키며, 큰 피아노며- 아이들이 사는 유치원에선 더 없이 귀중한 것들로 대접을 받으니까요.

아이들만이 존재하는 그 천진스런 동심속에선 쓸모없는 것이라곤 없지요. 뭐든 크게 만든다고 일터에서 쫓겨나가는 구룬파도 동심속의 아이들에겐 멋진 미끄럼틀로 변신하니까요. 다만 멋진 것으로 변신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구룬파를 밖으로 내몬 그 차가운 '현실'이 아닐런지요. 동심이 깡그리 말라버린 어른은 아닐런지요..

아아.. 자꾸만 구룬파의 동심어린 유치원으로 가서 접시수영장에 풍덩 빠져보고 싶어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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