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히즘을 변태라고 일컫는건 그리 생각하는 사람 자유이다. 이때 '변태'라 하면 눈쌀을 찌푸리는 정도와 어떤 사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등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 이때(1920년대)도 국가(일본)는 검열을 통한 신문연재 중단의 제재를 가했다. 허나 얼마후 다른 잡지를 통한 연재가 가능했고 곧 책으로 나왔다. 그 정도이다. 당시엔 조금 야했지만 이젠 전혀 야하지 않다. 오히려 구성과 묘사의 치밀함, 기발함은 살아 꿈틀댄다. 여하튼 상상력의 계발이란 측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비하면 아직도 멀었다. 어쩌면 그 차이는 끝내,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굳이 그 차이를 왜 줄여야 하는지 묻는다면 그말도 일리는 있지만.
그러니까 예전에 소설<돈황제>를 사서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 책은 <돈황제>와 관련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로 생각된다. 언제나 그렇듯 세상사 간단치 않고 저간의 사정과 그 간단치 않음에 대한 작가의 고뇌가 곳곳에 배여 있다.대개 죽은자는 말이 없고 그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고 산자가 특히 권력자 일땐 말을 아끼는 한국사회라지만 살아 있는 자들은 살기위해서라도 악착같이 발언하고 물어뜯어야 한다. 이게 현재 한국에서 살아남는 법 중 하나다.
지금으로부터 백여년 전에 처음 나온 이 책은 동시대 한국 소설들 과는 조금 다른것 같다. 전반적으로 묘사가 그런거 같은데 특히 인물들의 심리와 장면묘사가 다른거 같다. 소세키는 영문학을 공부하고 영국유학도 해서 그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여하튼 일본에서 받들만 하다는 생각이다.문학사상사의 저 촌스런 표지는 이 책이 잘 읽히는데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본다. 아마 일부러 저런 디자인을 하는 것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