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2 - 테마로 읽는 사람과 교류의 역사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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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측의 의견에 이어,

중국측의 의견. 전체적인 구조에 대한 의견만을 옮겨본다.

 

1. 원고에는 타이틀이 나타내는 것과 같은 '민중' 레벨의 전쟁기억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고, 개인의 기억과 집단적 기억을 일괄하고 있으며, 특히 전쟁 중 가장 큰 피해를 받은 중국민중의 전쟁 기억에 대한 서술이 다른 내용에 비해 희박하다. 중국측 위원회는 중국의 민중 레벨의 전쟁체험과 역사적 기억에 관한 자료를 제공해 해당 부분을 보충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집필자는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2. 중국측 위원회는 피해국은 물론, 가해국 민중도 전쟁의 피해자라는 집필자의 관점 및 주장에 동의한다. 하지만 중극측 위원회가 수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지적해온 것처럼,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국민 전체를 동원했기 때문에 전쟁에 참가하게 된 군인이나 전쟁을 지지한 일반 민중, 군대에 동원된 일본 식민지하에 놓여진 민중은 피해와 가해라는 이중의 의미를 갖게 되어, 그들의 전쟁피해와 피해국민중의 피해를 동일시할 수는 없다. 만약 이러한 인식을 애매하게 한다면 각국의 민중 사이에서 역사인식의 상호이해를 실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본장의 집필자는 중국측 위원회의 관점에 이해를 표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사례의 선택과 서술의 시각에서 중국측 위원회의 주장과는 아직 거리가 있으며, 현재의 서술은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3. 본장의 전반 2절과 후반 2절의 서술에는 관점에 연결점이 없고, 장 속에서의 일관성이 생겨나지 않았다.

 

4. 제3절의 집합적 기억에의 인식과 평가에 관한 많은 내용은 집필자, 혹은 그 나라만에 해당되는 의견이다.

 

5. 식민지의 민중 전쟁피해와 비교해, 전쟁중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중국민중에 관한 소개가 상대적으로 적고, 중국측 위원회가 제공한 보충자료도 채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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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양국의 의견을 비교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고, 한국과의 관점 차이도 나타나는 듯하다.

 

일본은 역시(?)나 정중하며, 학문적이고 객관적인 코맨트를 하는 것같은 느낌이다. '네셔널리즘' 의 영향아래 있는 각국의 역사인식, 서술에 대한 지적은 의미가 있지만, 뭐랄까, 침략국의 원죄를 가진 측에서 말하기엔 좀 민망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서술이 불러일으키는 한국, 중국과의 갈등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한중의 갈등을 동일선상에서 봐라보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 본다면 상관없지만, 일본이 그렇게 보는 것은 선뜻 동조하기 어렵다.

 

한편, 중국측은... 헐 무섭다. 화난 것 같아 ㅋㅋ.(재밌는 것은, 내가 일본어에 붙은 것을 봐서 모르겠지만, 일본측의 수정 요구 사항은 정중한 문체(마스, 데스형)이고, 중국어는 반말(?)로 되어 있다는 점(중국어에 원래 일본어나 한국어처럼 정중체가 없는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통일시키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모양새가 좋지 않다.) 문체뿐 아니라 내용도 상당히 직설적이고, 단정적이며, 약간은 감정적인 것같은 느낌까지 받는다. 우리가 얼마나 피해를 많이 받았는데! 왜 이것 밖에 안 실려 있어! 우리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어! 막 떼쓰는 느낌 ㅋ

더군다나 흥미로운점은, 피해자가해자 이중측면을 가진 '민중'으로서 피식민지민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 한마디로 중국에서는 우리나 일본이나 똑같은 가해자(침략자)라는 소리!! 우리로서는 놀라 자빠질만한 견해이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사망자 수를 따져 보았을 때 일제식민지배 하에 사망한 조선인 보다, 전쟁으로 죽은 중국인이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한마디로, 중국 측에서는 우리의 '반일감정'이 왜이렇게 강한지 잘 이해를 못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본장(2권8장)과 같이 현저한 인식차이가 드러나는 경우가 해당 책의 모든 장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서로 전혀 예상치 못한 견해 차이를 발견하고, 그것을 좁혀나가서, 결국엔 한권의 책을 완성했다는 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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