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Up? 1
김정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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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썩 예쁜 그림은 아니지만, 개성있다고 생각했다. 왠지 끌려서 본 책인데, 정말 무릎을 치면서 읽었다. 앞에 짧은 단편 하나와 본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두 이야기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처음에 단편을 읽고는 '그저 그런데'라고 생각했지만, 본편을 읽고는 이 책에 만족하게 되었다.

등장하는 인물은 셋으로, 굉장히 평범하다. 여자 둘에 남자 하나인데, 이러한 인원 구성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에 어떤 삼각관계가 피어나지는 않는다. 이 셋 중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남자 캐릭터 뿐으로, '이길상'이라는, 왠지 머슴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그렇다고 하여, 전국의 이길상씨들은 흥분하지들 마시라. 그냥, 이 캐릭터가 하는 짓이 좀 그래서 그런 것 뿐이다) 용모단정, 품행방정, 성적 우수인 그가 머슴처럼 느껴지는것은, 정말로 '공주'를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공주는 여자 캐릭터 중 하나로, 학교 이사장의 딸이다. 조금 예쁜 얼굴을 가진 명품족으로, 머리에서는 깡통소리가 나는 길상의 여자친구다. 마지막, 세번째 캐릭터는 '반장'이라는 여자캐릭터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정이 간다. 여자 대통령의 필요성과 호주제 폐지에 대해 이야기 할 줄 아는, 여권운동의 기미가 보이는 한편, 우수한 성적과 '아씨'스러운 고상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녀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상의 소유자였으니, 이른바 '동인녀'였던 것이다. 아주 평범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이들이 모였는데, 어떻게 일상이 평범하고 지루 할 수 있을까?

이야기는 두 여인네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공주와 반장이 친해진 계기가 되었던 과외와, 반장이 읽고 있던 책.(무려 '에덴을 떠나서'라는, 동인녀라면 다 아는 책) 공주가 지니고 있던 유럽 왕자의 리스트와 반장의 전생여행, 그리고 그들이 써 냈던 장래희망 조사서에 이르기 까지! 얼마나 깔깔거리면서 읽었는지 모른다. 특히, 동인녀라면 반장과 그 언니의 사상에 절대 공감할 것이다. '신 암행어사'와 '스타워즈'의 놀라운 결합을 선보인, 이야기 속 드라마는 정말이지 뇌에 산소가 모자랄 만큼 웃었다. 유쾌하기 짝이 없어, 다음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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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 주리 5
양여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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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이야기라는 것이 끌려서 읽게 되었다. 나는 자매가 없지만, 동성의 형제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유대감과 경쟁심은 많은 공감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이  가의 여러 작품들이 괜찮은 반응을 얻길래, 나름대로 어떤 기대를 하고 읽게 되었다.

글쎄,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분명히 처음에는 귀여운 자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자같은 외모와 걸걸한 성격, 그리고 뭐든 노력으로 해치우는 언니 주희와, 귀여운 외모와 성격, 그리고 '막내'의 표본을 보여주는 동생 주리의 이야기였다. 자기에게 없는 것을 가진 동생을 부러워 하는 언니와, 언니의 이런 마음도 모른채 언니를 동경하는 동생. 둘 사이에는 미묘한 경계와 위태로움, 그리고 그것을 웃도는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각자에게 남자가 얽히고, 예기치 못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만화는 '자매이야기를 그리는 귀여운 만화'를 탈피하여 '소녀의 좌절과 성장에 대한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두 남자 캐릭터는 제법 큰 비중을 갖는 주인공이지만, 왠지 약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처음에는 언니와 동생 각각에게 접근해 이야기에 얽혀들었는데, 어느새 모두 주희에게로 몰려버리게 되었다. '자매'를 이야기 하는 만화지만, 중반 부터는 주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이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예기치 못한 사실(이것이 좀 어이 없을 수 있다)에 의해 자매가 헤어지게 되고, 스토리 전체가 주희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한 시점에서, 만화는 더이상 귀엽지 않아졌다. 광적으로 몰아간다고나 할까? 위태로운 분위기와 계속되는 긴장으로 점점 어둡고 무거워졌다. 이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 '김유나'라는 캐릭터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어떤 특정인물을 모델로 하지 않았나 싶다.(그녀가 하는 밴드 이름이 '열대우림'이라는 것만 봐도 명백하지 않은가!) 아마, 만화 전체를 통털어 가작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인 듯 싶다.

급작스런 스토리의 궤도 이탈적 행위에는 점수를 줄 수 없지만, 점점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캐릭터는 생동감이 있다. 해피엔딩이 될지, 파국으로 몰고 갈 지는 지켜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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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디 DVD 1 - 땀과 비누와 디디의 이야기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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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으로, 천계영을 90년대 말의 슈퍼작가라고 생각한다. 메가 히트라 추정되는 '언플러그드 보이'와 단편집 '컴백홈', 애니로 제작중인 오디션 까지. 내가 천계영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사실이라 생각한다. 그런 그녀의 신간이라는 말에, 이 책은 서슴 없이 내 콜렉션에 추가했다.

작가가 유학까지 다녀온 다음 내놓은 작품이라, 그림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까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전보다 선이 좀 더 날카로워 졌다는 정도? 그렇지만 작가의 유학 공부가, 꼭 그림을 변화시켜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건 별 상관이 없었다.

만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아무래도 세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어떤'이야기인 듯 싶다. '어떤'이란 말을 쓰는 것은, 아직 이 이야기가 뭘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으로 내세운 세 사람인 비누, 땀, 디디는 아직 뚜렷히 손에 잡히는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누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희소가치가 있는 얼굴을 지니고서도 언제나 츄리닝을 입고 다닌 다는 것과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 정도다. 땀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실연을 당한 후 세상이 끝난 절망을 느낀 재수생이라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디디는? 디디 역시 밝혀진 것이 별로 없다. 비누의 '인생 한번 한심하게 살아보자'라는 유혹에 이끌려 타락한, 목사님의 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 그가 DJ를 하면서 비누와 한 집에 산다는 것. 이것이 전부다. 아, 그리고 또 한 캐릭터. 땀을 차버린 전 남자친구가 있는데, 아직은 중요하지 않은 캐릭터로, 조만간 뭔가 사건을 벌일 조짐을 보일 뿐이다.

아직 독자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은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이 엮어가는 알 수 없는 이야기.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점쳐볼 수 없지만, 그래서 더 끌리는 걸까? 오디션의 완결 이후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에, 지금 조금 설레면서 다음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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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왔다 1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시가 내게로 왔다 1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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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느낌표 선정 도서에 대한 애정이 없는 편이다. 미디어에서 책 한권을 너무 밀어주는 것 같아서 좀 꺼림칙 하기도 하거니와, 대체로 선정하는 책이 그야말로 '누구나'를 위한 책이기 때문에 내내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사람과 성향이 다른, 나같은 소수의 사람으로서는 읽기 힘든 책이라고 느꼈다. 그러다 얼마전에 이 책이 느낌표 선정 도서로 뽑혔다는 소리를 듣고 놀랬다. 이 책은, 벌써 내가 읽은지 2년이 넘은 책이다. 이 책이 처음에 나왔던 때에 읽었었는데, 그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흔히 말하는 페이퍼북 주제에, 왜 가격은 다른 시집과 똑같은 걸까 하고 순진한 궁금증을 가졌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하면 알찬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제목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내게'란, 지은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우습지만) 김용택 자신을 말한다. 다시 말해, 김용택 시인이 사랑하는 시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시는 참 다양하게도 분포하고 있다. 교과서에서 들어봤던 시인에서 부터, 최근에야 알게된 시인도 있고, 수능에도 나왔던 시에서 부터 내가 평소에 아꼈던 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시 등. 김용택시인이 새로 써낸 시들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시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친숙하고 낯익어 편안한 기분도 든다. 게다가 다행으로, 나의 경우에는 책에 실린 시의 태반이 내가 평소에도 좋아하는 시였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에게는 '즐겨찾는 시모음집'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을 산지 나는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내가 즐겨 보는 책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바꿔 말하면 식상한 것일 수도 있다. 내내 있던 시를 모아서 편집하고, 거기에 주석(이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혹은 코멘트를 붙여놓은 것 뿐이라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상업적인 책이라고 욕할 수도 있겠고, 또 누군가는 상업적인 책을 상업 방송에서 밀어준다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수준 있느냐에 달린거라고 생각한다. 다른건 몰라도, 이 책에서 고른 시들은 정말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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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명의 역사 1 - 역사의 여명에서 로마제국까지
에드워드 맥널 번즈 외 지음, 박상익 옮김 / 소나무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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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듣는 서양사 시험을 보기 위해 참고 도서로 고른 책이다. 책은 4권이 1세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읽은 것은 1권으로 서양 고대사를 다루고 있다.

서양사의 시작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지는 이집트 고대 문명부터 시작하여, 그리스에 폴리스가 성립 되기 전이었던 미노아, 미케네 문명과 그리스의 폴리스(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 로마, 암흑시대에 이르기 까지를 다루고 있다. 실제로 책이 나온지는 제법 오래 되었지만,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 자체는 학문적 체계나 이론이 더디 변하기 때문에, 책이 쓰여졌던 당시와 지금의 기간 동안 서양 고대사에 변화가 없었다.

책은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다. 큰 주제 아래에, 소제목 형식으로 내용을 분류했고, 그 분류된 내용에서도 다시 '스파르타의 경제' 혹은 '클레이스테네스의 민주정치'등의 주제를 제목으로 하여 길게는 2,3페이지에서 부터 짧게는 한 단락으로 정리해 놓았다. 책은 대체적으로 방대한 양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것들에 대한 분류와 정리,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추론한 내용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그렇다고 설명하고 있다. 넓고, 제법 깊이있게 서술되어 있으며 사진 자료가 많이 첨부되어 있어 읽기에 지루하지 않다. 서양사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자료집으로 써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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