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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왔다 1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시가 내게로 왔다 1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1년 4월
평점 :
개인적으로 느낌표 선정 도서에 대한 애정이 없는 편이다. 미디어에서 책 한권을 너무 밀어주는 것 같아서 좀 꺼림칙 하기도 하거니와, 대체로 선정하는 책이 그야말로 '누구나'를 위한 책이기 때문에 내내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사람과 성향이 다른, 나같은 소수의 사람으로서는 읽기 힘든 책이라고 느꼈다. 그러다 얼마전에 이 책이 느낌표 선정 도서로 뽑혔다는 소리를 듣고 놀랬다. 이 책은, 벌써 내가 읽은지 2년이 넘은 책이다. 이 책이 처음에 나왔던 때에 읽었었는데, 그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흔히 말하는 페이퍼북 주제에, 왜 가격은 다른 시집과 똑같은 걸까 하고 순진한 궁금증을 가졌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하면 알찬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제목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내게'란, 지은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우습지만) 김용택 자신을 말한다. 다시 말해, 김용택 시인이 사랑하는 시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시는 참 다양하게도 분포하고 있다. 교과서에서 들어봤던 시인에서 부터, 최근에야 알게된 시인도 있고, 수능에도 나왔던 시에서 부터 내가 평소에 아꼈던 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시 등. 김용택시인이 새로 써낸 시들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시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친숙하고 낯익어 편안한 기분도 든다. 게다가 다행으로, 나의 경우에는 책에 실린 시의 태반이 내가 평소에도 좋아하는 시였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에게는 '즐겨찾는 시모음집'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을 산지 나는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내가 즐겨 보는 책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바꿔 말하면 식상한 것일 수도 있다. 내내 있던 시를 모아서 편집하고, 거기에 주석(이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혹은 코멘트를 붙여놓은 것 뿐이라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상업적인 책이라고 욕할 수도 있겠고, 또 누군가는 상업적인 책을 상업 방송에서 밀어준다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수준 있느냐에 달린거라고 생각한다. 다른건 몰라도, 이 책에서 고른 시들은 정말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