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님 군대가기 전날.
저녁 늦게 만나서
늦은 저녁을 먹고
조잘조잘 평소처럼 얘기하다가
노래방가서 노래부르다
끝날 시간이 20분정도 남았을 때,
이 남자친구님 하시는 말씀.
"이제 그만하자."
뭐라고?
이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야."
세상에.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금, 나랑 그만하자고 그랬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이건 아니잖아.
너도 원하는 게 아니잖아.
내가.. 문제였니..? 내가 널 힘들게 한거니..?
칭얼칭얼.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날 울리다니.
참. 삼류영화같은 이야기.
대사도. 상황도 참. 삼류영화같은 이야기.
내 손을 놓지 말라고. 그렇게나 꼭 붙들고 있었지
만.
결국 내 손을 놓고. 떠나가 버렸지.
내 참.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그럴 거면
왜 만나서
왜 웃으면서
왜 사랑한다고 말했니
5분 전까진 사랑한다 말했잖아
뭐가 니 진심인거니
그만하자고 말하면서
왜, 싸이 일촌은 끊지도 않고 간거니
왜 날 안아준거니
왜 내 손을 그냥 잡고 있었니
헷갈리게 만드네
만약에
내가 싫어진 게 아니라
정말 단지 군대때문이라면
난 당연히 기다릴거야
그렇지만
그거 말고 다른 이유가 있다면
내가 싫어진 거라면
그래서 나 때문에 니가 힘든 거라면
깨끗하게, 잊어야지
힘들고 힘들지 않고를 떠나서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그렇게 해야지.
매정한 남자친구님은
"2년 뒤에는 웃으면서 보자"
그 말을 남기고
그 다음 날. 훈련소로 휑하니 떠나버렸다.
더 묻지도 못하게
그냥 울면서 떠나보내게
내 참.
이 어이없는 상황.
난 남자친구가 있는걸까. 아니면 없는걸까.
남자친구의 말대로.
우린 헤어진걸까. 아니면. 헤어지지 않은걸까.
걱정되는 것은.
내가 집착하는걸까봐. 미련갖는 걸까봐.
그게 걱정이다.
천국과. 지옥을. 한번에 선물하는 남자친구님은.
참. 능력도 좋으시네요.
내가
남자친구를 남자친구로 인정하고 있는 이상.
그 사람은 남자친구이다.
무서운 소리일수도 있지만.
난 정당한 명분을 찾지 못했고.
정황상 (이제까지 내가 내린 결론은)
기다려달라 말하기 미안했기 때문에
결국 안녕.이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오해일까.?
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
미안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괜찮아
그러니까. 제발 그런 무서운 말은. 하지 마.
이렇게 내가 목놓아 얘기해도.
넌 들을 수 없으니.
난 참 답답하구나.
사실 가장 무서운 건.
이미 마음 정리가 다 되었을까봐.
마음 먹고 온거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간거라면.
이래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남자친구님. 그대는 참. 나쁜 사람이예요.
날 울게 해서가 아니라.
그대 마음대로 우리 사이를 끝내서가 아니라.
왜. 그대 마음에 솔직하지 못해요.
왜.. 말을 못해요...
그래서 나는
이래저래 복잡한 심경.
얘기라도 속시원히 한다면
남자친구님 마음이 뭔지나 안다면
그리고 나서 울고 잊든, 의연히 기다리든 할텐데
이건. 너무 불안해.
어떻게 해야. 내가 잘하는걸까.
언젠가
내가 남자친구님에게 했던 말.
눈을 감고. 마음을 따라가.
남자친구님은. 눈을 감고 마음을 따라가 내게 왔다.
나도. 눈을 감고. 마음을 따라가야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