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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 2026 Bologna Children's Book Fair, Illustrators Exhibition 파이널리스트
소연 지음, 김지영 그림 / 한림출판사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우리 마음에는 병이 하나씩 있어요."
아이와 엄마, 아빠의 모습에서 각자 가슴속에 물이 담긴 병이 보인다. 아빠는 쇼파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엄마는 티비를 보고 아이는 혼자 놀고 있다. 출근하는 엄마, 아빠와 버스를 탄 아이의 가슴 속 물병은 그대로이다. 회사에서 아빠의 한숨 소리. 다른 동료들의 마음에도 각자 물이 담긴 병들이 보인다. 아빠는 고개를 숙이고 "괜찮아"라고 한다.
엄마는 카페에서 손님에게 불만을 듣고 사과하며 "괜찮아"라고 혼잣말을 한다. 아이는 친구와 다투고 혼자 놀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의 마음에도 각자의 병이 보인다. 결국 친구와 장난감 때문에 크게 싸운 후 울음과 함께 병의 물이 폭발하듯 터진다. 화해를 하고 난 후의 아이들의 마음 속 병이 물을 깨끗이 비워진 상태로 바뀌었다. 아이의 집은 대화가 없이 너무 조용하거나 엄마, 아빠의 다투는 소리로 시끄럽다. 아이의 놀러 가자는 부탁에 가족은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바다에 도착한 가족은 편안해 보이고 마음의 병에 가득 찼던 물도 비워져 있다.

마음의 병이란 제목을 읽었을 때 먼저 우울증, 불안증 등이 떠올랐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경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만큼 스트레스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고 진료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꼭 병이 그 질환의 의미의 병이 아닌 사람들의 모습에서 가슴속에 물을 담은 병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저마다 다른 모양, 다른 양의 물을 담고 있는 마음속 병. 이야기를 읽는 동안 엄마와 아빠의 병속에 물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이 내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각자의 생업에서 받는 고충과 스트레스, 피로함, 지침 등이 병속에 물을 점점 더 차오르게 한 것 같다.
어린 아이들이라고 해서 병속에 물이 늘 없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저마다 고민이 있고 어려움이 있어 병속에 물이 차오른다. 아이가 친구와 다투고 외롭게 혼자 노는 모습에서도 물이 찰랑 거린다. 친구와 크게 싸우고 엉엉 울고 난 뒤 화해를 하는 장면에서 병속의 물이 쏟아지고 다시 깨끗이 비워진 모습이 이야기의 환기를 시켜주는 느낌이다. 친구와 화해하고 나니 다시 서로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을 수 있고 감정을 교류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부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러했다.

그리고 조용하거나 아니면 너무 시끄러운 집이라는 표현이 아이가 그동안 느낀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안타깝고 서글펐다. 하지만 아이는 용기를 내어 엄마, 아빠에게 놀러 가자고 이야기를 꺼낸다. 처음엔 거절당하고 울음을 터뜨리지만 결국 여행을 떠난 아이의 신나는 모습이 귀엽고 덩달아 독자로 하여금 마음을 설레게 해준다. 바다에 도착한 엄마, 아빠의 마음 속 병에서 물이 펑, 펑 터지는 장면은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듯 했다. 엄마, 아빠도 이러한 시간이 필요했음을 느끼게 해주고 속이 시원해지는 장면이다. 그동안 힘들었을 엄마, 아빠의 관계와 상황이 해소되는 느낌을 주어 뭉클함이 밀려왔다. 마냥 신나하는 아이의 모습과 그걸 흐믓하게 바라보는 엄마, 아빠의 모습. 손을 잡고 아이와 걷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어른과 아이에게 모두 삶은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힘들때에 우리 마음속 병의 물이 차올라 넘치기 전에 서로 돌아보고 다독여주며 힘을 내어 다시 하루 하루를 살 수 있도록 해야 겠다. 나의 마음의 병도 소중히 지킬 줄 알고 다른 이의 마음의 병도 물이 너무 차서 쏟아지진 않는지 들여다봐주는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