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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똑똑한 늑대의 좀 어리석은 여행기 ㅣ 바둑이 초등 저학년 그림책 시리즈 2
헤이스 판 데르 하먼 지음, 하네커 시멘스마 그림, 오현지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성숙한 우정 여행기
이 책은 우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주인공 늑대는 아주 똑똑하다. 그러나 주변에 친구가 없다. 늑대는 친구를 못 사귀는 것일까? 안 사귀는 것일까? 세상을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늑대의 이야기를 통해 배워보자
산 너머 머나먼 곳에 작은 늑대가 살고 있었다. 늑대는 두꺼운 책도
척척 읽어냈다. 게다가 새로운 별들도 잘 찾아내고 세상의 모든 약초들을 알았다. 늑대는 모르는 게 없었다. 작은 늑대는 아는 게 너마 많아서 그를
작고 똑똑한 늑대 라고 불렀다. 늑대 역시 그 사실에 뿌듯했다.
이웃들은 어려운 질문이 생겼을 때 곧장 늑대를 찾아갔다. 곰, 염소, 오소리, 토끼가
찾아와서 곰에게 다양한 질문과 도움을 요청했다. ‘나비들은 무엇을 먹고 살아?’ ‘나비는 어디에서 오는 거야?’
‘별은 몇 개나 있어?’ ‘난 글을 읽지 못해 도와줘~’
이 모든 질문과 도움을 작고 똑똑한 늑대는 방해 받고 싶지 않았기에 거절한다.
왜냐하면 작고 똑똑한 늑대는 세상에서 가장 똑똑해지기 위해 두꺼운 책을 읽어야만 했다. 늑대는
저 모든 질문에 대답해줄 시간이 없었다. 투덜거리며 늑대의 집 문은 늘 굳게 닫혀 있었다.
어느 날 왕의 신하인 까마귀가 다급하게 왕의 편지를 가지고 왔다. 왕은
늑대에게 알 수 없는 병으로 내가 너무도 아프니 작고 똑똑한 늑대 너만이 나를 낫게 할 수 있으므로 나를 도와달라고 한다. 늑대는 남은 식물들을 연구하고 두꺼운 책들도 다 읽어야 하고 새로운 별을 봐야 하기에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왕의 간곡한 부탁이고 위독한 상태이기에 늑대는 왕을 찾아가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과연 늑대는 무사히 왕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왕의 요청대로
병을 낫게 할 수 있을까?
늑대는 길을 떠나면서도 친구들의 도움을 바라거나 질문에 응하지 않는다. 오로지
빨리 왕을 만나고 나서 다시 집에 돌아와 자신이 더 똑똑해지고 싶은 생각에 꽉 차 있었다. 하지만 산을
넘고 비구름을 만나고 숲에서 길을 잃으면서 점차 늑대는 자신이 똑똑하거나 우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여 곡절 끝에 친구들의 도움으로 왕을 만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약초로 낫게 만든다. 왕은 늑대에게 자신의 주치의가 되어 줄 것을 제안하고 늑대가 좋아하는 별 관측뿐만 아니라 두꺼운 책도 마음껏
볼 수 있게 도와 준다고 한다.
하지만 늑대는 왕에게 가는 길에서 느꼈던 친구들의 도움과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왕의 제한을 거절한다. 동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오소리, 곰, 염소, 개구리 등과 같은 동물들이 말을 한다. ‘늑대를 도와주지 않아도 될까?’ 결국 이러한 반복을 통해 저자는
책을 읽는 아이에게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강조하는 하는 듯 하다.
<지식을 책에서 배우고 지혜는 자연에서 배운다.>라는 말이 있다. 자발적 ‘아싸’가 되어 홀로 살아가는 것이 시대의 트렌드가 되어 버린 듯 하다. ‘혼술’ ‘혼밥’ ‘혼영’등의
신조어는 일상의 단어가 되어 버렸다. 무한 경쟁 속에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어른들도 아이들도
친구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친구=적, 경쟁상대 로 취급하는
풍조에서 이러한 동화는 한 줄기 빛이 되는 듯 하다.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도 혼자서는 결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작고 똑똑한 늑대의 어리석은
여행기를 통해 아이에게 또한 부모에게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