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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갚은 개구리 ㅣ 이야기 속 지혜 쏙
이향숙 지음, 김창희 그림 / 하루놀 / 2019년 9월
평점 :





전 재산과 맞바꾼 생명
이 책은 측은지심(惻隱之心)에 대해 알려준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이란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옛날 한 신랑과 색시가 살았는데 사는 게 참 어려웠다. 늘 남의집살이를 하면서 일 년 품삯을 미리 받아 살림을 살았다. 다음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미리 받아 살림을 사니 일 년을 살고 나와도 돈이 없고 이 년을 살고 나와도 돈이 없었다.
색시가 한참을 궁리한 끝에 시집올 때 해 온 옷을 팔아 우선 먹을 곡식을 사고 장사 밑천 만들어 장사를 시작해
보자고 한다. 신랑은 색시가 내준 옷을 가지고 장으로 가서 옷을 팔아 돈을 받았다. 그 돈을 가지고 우선 먹을 곡식을 두어 되(곡식, 가루, 액체 따위를 담아 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를 사러 장으로 갔다.
그런데 웬 사람이 큰 자루에 개구리를 가득 잡아 가지고 와서 개구리를 사라고 외쳤다. 개구리들이 모판에 부어 놓은 볍씨를 헤집어 놓아 싹이 다 망가져서 몽땅 잡아 팔러 왔다고 한다. 신랑은 물에서 놀던 놈들이 얼마나 물에 가고 싶을까 얼마나 답답할까 라는 생각에 너무 애처로운 나머지 자신의
색시의 옷을 판 돈으로 그 개구리를 다 산다. 신랑은 연못에다 개구리를 다 풀어줬다. 과연 개구리는 어떻게 은혜를 갚았을까?
신랑은 장에 나가 동냥(남의 집을 돌아다니며 돈이나 물건 따위를 거저
달라고 비는 일)이라도 해서 곡식을 구해 보려고 일찍 집을 나섰다. 그러다
어제 풀어준 연못을 지나가게 되었다. 어제 풀려난 개구리가 아주 야단을 떨었다. 연못 속에서 개구리 몇 마리가 자그마한 동이(둥글고 배가 부르며, 아가리가 넓고 양 옆에 손잡이가 달린 질그릇이나 오지그릇)를 밀고
와서 주었다. 동이가 예쁘긴 해도 너무 작아서 물도 못 긷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였다.
그날도 먹을 것이 없어 저녁은 먹는 둥 마는 둥 했는데 한밤중에 옆집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제삿밥을 가져왔다. 신랑과 색시는 밥을 반만 먹고 나머지는 아침에 먹으려고 개구리가 준 동이 안에 넣어 놓았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으려고 하니 어젯밤에 겨우 한 덩이 넣어 놓았는데 가득 들어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조금 남겨 놓은 밥은 어김없이 가득 들어 있었다.
어느 날 밥 대신, 남의 일을 해 주고 받은 엽전 두어 개를 동이
안에 넣어 놓았다. 다음 날 보니 동이 안에 엽전이 가득 들어 있었다.
너무 좋은 나머지 춤을 추다 그만 동이를 떨어뜨려 깨뜨리고 말았다. 신랑과 색시는 너무
아깝고 속이 상했지만 동이 안에서 나온 돈으로 장사를 시작했고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전래동화는 아주 예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현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로 대변되는 요즘 세상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은 돈이 최고라는 말을 듣고 자라며 배운다. 지속적으로 어른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돈을 최우선시하는
모습과 더불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측은지심을 알려주어야만 한다. 가진
것에 만족하며 남의 것을 탐내지 않고 나보다 못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늘 가지고 살 것을 가르쳐주어야만 한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기에 전래동화로써의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었던 듯 싶다. 우선, 아내가 해온 소중한
옷을 남편은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고 개구리를 사는데 돈을 다 써버렸다.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은 행동이지만
당시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구리를 목숨과 바꾼다는 생각은 누구나 코웃음을 줄 수 있을 듯 하다. 또 밥을 넣었더니 밥이 풍성해졌다면 바로 돈을 집어 넣을 생각을 하지 않는 대목도 사람들에게 강력한 각인을
시켜 주는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기뻐하다가 결국 동이를 깨트리지만 그동안 모은 돈과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장사를 시작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라는 결론은 당시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에겐 결국 복이 온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