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집 1 펭귄클래식 126
그림 형제 지음, 홍성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그림 형제가 쓴 동화가 아니라 그림 형제가 모은 그림 동화집. 익히 들어온 빨간 모자부터 라푼젤,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뿐만 아니라 여러 동화들이 엮여 있다. 원본을 가릴 수

없는 비슷한 짜임새, 비슷한 구조를 가진 동화들이 조금씩 변형된 모습으로 연달아 실려있기도 하다.

 개중 <노간주나무>라는 동화가 다른 것들보다 잔인하고 괴이쩍어 기억이 난다. 계모가 아이를 상자 안에 머리를 들이밀도록 꾀어 뚜껑을 닫아버리고는 아이의 목이 댕강 잘리게 만든다. 이렇게 죽은 아이의 몸에 목을 올려놓은 계모는 잘린 부분을 천으로 가리는데, 그후 집에 온 여동생이 오빠의 몸을 흔들다 목이 떨어진다. 친딸에게 누명을 씌운 계모는 아이의 몸으로 요리를 해 아빠에게 먹이고, 아빠가 먹을 동안 한참 울던 여동생은 오빠의 뼈를 모아 생모가 심었던 노간주나무 밑에 묻는다. 그날 이후 노간주나무에 앉은 새가 진실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마을을 돌아다닌다. 새의 아름다운 노래에 홀린 아버지가 새에게 다가가니 새는 금목걸이를 떨어뜨리고, 여동생에게는 구두를, 그리고 계모에게는 맷돌을 준다. 결국 계모가 운명적으로 죗값을 치르고 끔찍하게 죽는다는 이야기이다. 계모가 악녀로 그려진 클리셰와, 아이가 사라진 것도 모르고 고기를 맛나게 먹어치운 무심한 아버지 모두에게 두려움과 회의를 가진 이야기였다.

 확실히 아이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만들었던 옛이야기가 웬만한 공포소설보다 무서운 법이다.


"마를렌, 왜 우는 거냐? 오빠가 다시 돌아온다는데."
그러고는 곧장 부인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이거 정말 맛있는데! 좀 더 주시오!"
아버지는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은 것 같았습니다.
"더 주시오. 남김없이 다 먹어야겠어. 왠지 이 음식이 전부 내 것인 것 같아."
아버지는 먹고 또 먹었고, 모든 뼈를 식탁 밑에 던지면서 마침내 다 먹어치웠습니다. 그러자 마를렌은 자기 방으로 가서 서랍장 제일 아래 칸에서 가장 아끼는 비단 손수건을 꺼내 왔습니다. 그러고는 식탁 밑에 흩어진 뼈를 전부 모아 비단 손수건으로 묶고 눈물을 훔치며 문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고는 그것을 노간주나무 아래 푸른 풀밭 위에 갖다 놓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왠지 갑자기 마음이 홀가분해지며 더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모아
고운 비단 손수건에 정성껏 싸서는
노간주나무 아래 놓아두었네.
찍찍,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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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나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바스티앙 비베스 지음, 임순정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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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엄격하고 강하고 굳건할 것 같던 보진스키 선생님이 안경을 벗는 순간 드러난 주름과 하얗게 샌 머리, 그 세월의 흔적에 울컥 눈물이 날 뻔했다. 폴리나가 자신만의 춤을 구축하고 커리어를 쌓으며 성장할 동안, 보진스키 선생님은 나이들어 그의 세계에서 서서히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었구나. 줄곧 딱딱한 훈련에서 딱딱한 말만 나누던 보진스키와 폴리나가 마지막에 아카데미 아이들 앞에서 부드러운 분위기로 춤을 추는 장면과, 보진스키가 보내준 솔로 비디오를 홀로 감상하는 폴리나의 여유로운 미소가 담긴 엔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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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이정하 지음 / 푸른숲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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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그리우면 가리라>, <낮은 곳으로>, <눈 오는 날>, <그해 겨울, 죽은 친구를 생각하며>, <창가에서>, <없을까>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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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코끼리
황경신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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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 글은 낯간지럽다 싶을 정도로 감성적이다. 하지만 은근히 중독성 있는 게 또 매력. 물론 나한텐 낯간지러울 때가 더 많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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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끕 언어 - 비속어, 세상에 딴지 걸다
권희린 지음 / 네시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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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설명은 다 재밌었지만, 덧붙인 에피소드가 가끔 너무 맹탕이거나 꼰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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