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평소 연락도 없던 아내의 조카 가즈야가 혼마를 찾아왔다.
약혼자(쇼코)가 사라졌다고..
처음엔 실종사건으로 생각했던 그 일이 점점 조사하면서, 결코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혼마는 직감으로 느낀다. 그리고 , 조사하면서 나오는 하나하나의 퍼즐들이 조금씩
맞춰지면서 혼마는 더 궁금해진다.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혼마는 그녀가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단언해도 좋을 것이다. 그녀는 도망 다니고 있다. 아직 그 정체는 모르지만 집요하게
               자신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그녀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일을 혼자서 해내고 있다. 그녀는 혼자다.

                 
   밝은 꽃무늬 벽지를 한 장 벗겨 내면, 그 밑은 철근으로 지탱하고 있는
              콘크리트 벽이 숨어있다. 누구도 쉽게 돌파할 수 없고 무너뜨릴 수도 없는 벽이.
              그 철근과 같은 존재 의지. 오직 자기 자신 만을 위한. 그녀는 그런 여자다.
            그리고 그런 여자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사회에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가즈야의 약혼자 쇼코.
사실 그녀는 쇼코가 아니었다. 쇼코를 가장한 다른 여자.
단순 사칭이 아닌 호적까지 도용하고, 쇼코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
그녀는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 걸까.
쇼코의 어머니가 사망한 것도 그 여자가 한 짓일까? 보험금 때문에?
여러 가지 의혹 등을 가지고 혼마는 점점 실마리를 잡게 되고.
드디어 가짜 쇼코의 정체를 알아낸다.
그리고 그 여자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


 개인파산. 카드. 보험금. 빚. 사건 속에서 이런 단어들은 자주 등장한다.
쇼코는 가짜 쇼코에게 이용당하고, 사라져 버렸다.
가짜 쇼코는 진짜 쇼코가 개인파산 한 사실을 몰랐다. 나중에 사실을 안 그녀는
쇼코의 이름과 약혼자를  버리고 다른 자신의 이름을 찾아, 다음 희생자를 찾으러
도망치듯 떠났다. 그녀는 왜 그녀의 이름을 버리게 되었을 까.

작가는 그녀들을  비난하려고만 하지도 옹호하려고도 않는 시선으로 그린다.
피해자이며, 가해자이기도 한 가짜 쇼코의 정체가 밝혀 지면서,
그녀를 그렇게 벼랑 끝까지 몰고 간 현실이 안타까웠다.
사람은 아무리 힘든 현실이 있더라도, 작은 희망 씨앗이라도 있다면 견딜 수 있다고
이겨낼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희망이란 꿈이 자꾸 좌절된다면, 희망이 안 보여 앞이 캄캄해진다면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까.

    “죽어줘! 제발 죽어줘, 아빠!  그렇게 간절히 바라면서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던 거 예요.
    자기 부모 아닙니까? 그런데도 아버지가 죽었기를 바라다니, 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그녀의 그런 모습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졌어요. “

그녀는 실질적으로는 쭉 혼자였다. 외롭고, 힘든 싸움으로 그녀는 점점 망가져 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라고 달콤하게 속삭이며 손을 내민 건, 기회도 희망도 아닌  
“화차” 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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