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전에 <중력삐에로>를 읽고 나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정말로 심각한 것은 밝게 전해야 하는 거야. 무거운 짐을 졌지만, 탭댄스를 추듯이.“
작가의 모토를 제대로 집은 대사가 아닐까.?

<사막> 우리, 저 사막에 눈이 내리게 하자.
마침, 이사카 코타로의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찾아보다 이 책이 내 시선을 강하게 끌었다. 읽어줘.라고 나에게 말하던 책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주변과 얽혀서 살기보다 주로 위에서 주변을 내려다보는 조감형 기타무라.
돈많고, 여자 좋아하고, 걱정 일랑은 전혀 없을 것 같은 유쾌한 남자 도리이.
부끄럼많은 초능력 소녀 미나미. 남자라면 홀랑 넘어가는 도도한 여자 도도.
자기 주장 강하며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엉뚱한 남자 니시지마.

 그냥 딱 봤을 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5명의 대학생이 하나 둘 우연히 모여, 그렇게 패밀리가 되었다. 마작, 미팅, 볼링. ..  사소할 것 같은 일상에서, 그들은 여러 일들을 겪고,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성장소설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보통의 성장소설이라 하면  좀 더 나이가 어린 10대가  주인공인 편이 많지만, 이 책은 대학생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좀 특이하다.10대의 사춘기. 반항기를 담고 있는 성장소설과 달리10대를 지나 막 20대가 된 아직 덜 된 어른의 성장기는 어떨까?
 
★ "안됐지만 , 나를 움직이는 것은 나의 주관입니다. 아무튼 말입니다, 이 나라에는 만사와  도통한 식자들이 많아져서 말이죠, 솔직담백한 자들이 괴로운 겁니다. ★

 누구에게나 자신이 생각하는 신념, 가치관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지키며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조금씩 세상과 타협하고 마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나 역시 그랬기에 니시지마는 나를 뜨끔뜨끔 놀라게 하며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본의 아니게 사막에 덜렁 내던져서는 그때부터 알아서 생존해 가야 하는 존재들이야.  어떻게 살면 좋을지 ,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모두들 답을 알고 싶어 한다고.
꼭 정답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힌트라도 주어지길 바라지. ‘이렇게만 하면 문제없습니다.’ 하는    지표에 의지하는 거지. 하지만 실제로 살다보면 알겠지만, 인생살이에 그런 게 없잖아. 체크 포인트라든지,확실한 방법이라는 건 없다고. 말 그대로 자유연기.자유 연기를 해야하는 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루하루 고민하고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난 생각해.

그렇다. 우린 사막이라는 인생에 내 던져 있다. 그나마 10대 때에는 많은 것들이 우릴 감싸고, 보호해 주었지만 10대의 꼬리를 때는 순간 우린 울타리 넘어, 냉정하고 치열한 세상 속에 놓여진다. 그 속에서 우린 어떻게 발걸음을 떼야 할까? 난 아직 사회라는 것을 깊게 체험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잘 모르겠다.사실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사막에 눈이 내리게 하는 방법이란 결국 나 자신이 세상과 싸워 찾아야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20대가 된 대학생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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