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넘볼 수 없는 마케팅의 고전 <포지셔닝>, 변함 없는 마케팅의 교과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으로 마케팅분야 최고의 거장으로 평가받아 온 잭 트라우트(Jack Trout)의 최신작 <마케팅, 명쾌함으로 승부하라>가 출간되었다. 미국에서는 2008년 가을에 출간되었고 원제는 'In Search of the Obvious'이다. 출판사의 도움으로 책을 미리 접해볼 수 있었는데, 이번 책은 출간된 지 15~20년이나 지난 그의 대표작 <포지셔닝>, <마케팅 불변의 법칙>과 함께 또하나의 걸작으로 남을 것 같다.   

마케팅, 명쾌함으로 승부하라 
잭 트라우트 지음, 김명철 옮김 / 비즈니스북스

"오늘날 기업들은 극심한 경쟁 속에 있다. 따라서 마케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정작 마케팅은 엉망진창이다. 나도 전작인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Differentiate or Die)의 개정판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자료들을 조사하기 전까지는 오늘날의 마케팅 현실이 이토록 엉터리일 줄 몰랐다." - 서문 

사실 잭 트라우트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 앞에 그 어떤 마케팅 이론도 필요치 않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또 그렇게 받아들여져 왔기 때문에), 혹시 동어반복이나 부연설명에 불과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설 수도 있다. 하지만 목차를 보는 순간 거장의 조언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1장. 마케팅, 왜 명쾌해야 하는가? 
-> '흐리멍텅해서는 안되니까'라는 답을 하지 않을 것은 뻔하다. 거장이 내리는 명쾌함의 정의란?

2장. 무엇이 명쾌함을 방해하는가? 
-> 알면서도 못 고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아예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3장. 인터넷은 어떻게 명쾌함을 해치는가?
-> 앞서 언급한 두 대표작에서는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과연 잭 트라우트가 말하는 인터넷 마케팅이란?!

4장. 마케팅을 망치는 광고와 광고인들
5장. 마케팅 담당자는 어떻게 명쾌함을 해치는가?

->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풍부한 사례와 함께 잭 트라우트식 마케팅의 진수를 접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는 십중팔구 안 된다'는 거장의 따끔한 지적에 주눅들기는 커녕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이렇게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있다. 목차 맛보기는 이쯤에서 접고 '5장. 마케팅 담당자는 어떻게 명쾌함을 해치는가?'의 일부를 소개해 본다.

더 큰 문제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자리에 앉아 '훌륭한' 아이디어와는 거리가 먼 '새로운' 아이디어를 꾸며내느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해왔지만, 마케팅 담당자가 새로운 과제에 착수한 뒤 이를 검토하고 나서 "현재 상황이 매우 훌륭하다. 아무것도 손대지 말자."라고 말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모두들 의욕에 넘쳐 뭔가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들은 언제나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맥도날드에서는 누군가가 "요새는 피자가 대세인데 우리도 메뉴에 맥피자를 추가해 보자구!"라고 말한다. 이는 햄버거 가게가 제대로 된 피자를 만들 리 없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무시한 것이다.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가 확실히 기억해야 할 점은 소비자들의 인식을 거스르지 말고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개선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종종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당신만의 차별화된 이미지가 훼손되게 마련이다. (...) 컨버전스(convergence)란 포기(sacrifice)의 반대 개념으로, 한 상품 안에 많은 기능을 함께 담는 것을 의미한다.

잭 트라우트가 지난 수 십년 간 강조해 온 것은 다름아닌 '단순함'과 '명쾌함'이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어렵지 않고 명쾌하게 쓰여진 이 책을 보면 그는 한 권의 책을 펴냄에 있어서도 그 원칙을 잊지 않은 듯 하다.  

이미 다양한 마케팅 서적들을 섭렵하였다 하더라도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구석들이 많고, 더군다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좋았지만) 너무 짧았다면 이 책이 그 부족함을 남김 없이 채워줄 것이다. 또한 단단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어 마케팅 입문서로도 손색 없다 하겠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펴봐야 할 기본으로 돌아감으로써, 이러한 모든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쓰여졌다. 이 책에는 전문 용어나 숫자, 복잡한 설명도 없다. 이 책의 내용 중 상당수는 내가 '포브스닷컴Forbes.com'에 격월로 연재하는 칼럼에서 가져왔다. 그리고 일부는 내가 마케팅 분야에 대해 꾸준히 써온 글이며, 또 일부는 새로운 아이디어이다. 그러나 내가 쓴 모든 글의 핵심 주제는 명쾌함(the Obvious 또는 명확성)을 추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어떤 사람들은 왜 이런 주제를 반복해서 말하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단언하건대, 사람들이 이것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땐 멈출 것이다." - 서문

+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은, 당연하게도, <포지셔닝>과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되겠다. 보고 또 봐도 질리는 법이 없는.. 여유가 있다면 <단순함의 원리>를 리스트에 추가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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