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재출간되는 명저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기존 출판사와의 판권 계약 만료 및 새로운 출판사로의 판권 이동때문인 경우가 많죠. 

그 중에서도 특히 처세술의 달인이라 평가받는 로버트 그린의 '권력의 법칙'이 새로 나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우선 누가 봐도 권위적인(혹은 위압적인) 저 표지부터가 그렇습니다. 넥타이를 휘날리는 근육질의 '사장님', 그리고 그 옆의 칼은 또 어떻습니까. 배경에는 제목보다 크게 POWER라고 '그려져'있군요. 로버트 그린의 또 다른 대표작 '전쟁의 기술'에서 그랬듯이 말이죠.(다시 보니 전쟁의 기술이 좀 심했군요 ㅎ) 

기존의 책과 다른 점이라면, 우선 책의 겉과 속이 '전쟁의 기술'과 꼭 같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두 권을 나란히 꽂아 놓으면 그 일체감에서 일종의 '포스'가 느껴지는데다, 책을 펼치면 '전쟁의 기술'과 꼭 같게 편집된 모습에 일체감을 '두 번'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번역도 새로 했네요. 기존 정영목씨의 번역도 훌륭했지만, 이번에는 경제경영서 전문 번역가인 안진환씨와, '전쟁의 기술'을 번역했던 이수경씨가 이 대작업을 완수해 주셨습니다. 아, '완역본'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로버트 그린은 권력의 기본이 되는 '법칙'(쉽게말하면 처세의 기본 개념)을 하나씩 제시하고, 그 위반 사례, 준수 사례를 들어가며 '법칙'의 신뢰도를 높이고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전쟁의 기술'도 똑같은 구성으로 되어있죠. 이것이 그의 장기인 듯 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사례들은 모두 동서고금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처세술을 익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읽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야기를 술술 읽는 동안 저절로 처세술을 배우게 된다고나 할까요. 

저명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대표작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도 새로 나왔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녹색 성장에 관한 그의 최신작 '코드 그린'을 펴낸 출판사(21세기북스)에서 판권을 따냈다고 하네요. 누가 봐도 같은 저자의 책임을 알 수 있는 표지가 마음에 쏙 듭니다. 책 내용이야 워낙 유명해서 말씀 안드려도 되겠지만서도 세계화에 관한 가장 유명한 저서라는 한마디는 꼭 해야겠네요. 토머스 프리드먼이 '미국'의 칼럼니스트라는 것만 명심하고 보신다면 아주 유익한 책이 되겠습니다.

'위키노믹스'도 새로 나왔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위키'는 유저가 얼마든지 수정하고 업데이트 할 수 있는 혁명적인 웹사전 '위키피디아'(브리태니커 대백과를 눌러버렸죠)에서 따온 것이구요, 여기에 굳이 '노믹스'가 붙은 이유는 이 책이 위키피디아에 관한 스토리북이 아니라 그러한 '현상'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웹 2.0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책이라고나 할까요.('웹 2.0'도 어렵네요 ^^;) 이번에 나온 책은, 2006년에 나온 초판에서 두 개의 챕터가 추가된 개정 증보판이 되겠습니다. 기존의 소프트본에서 고급스러운 양장본으로 장정도 바뀐 것이 특징이구요.

 

'천재들의 실패'의 재출간도 반갑습니다. 이 책은 '미네르바'가 추천한 경제경영서들 가운데 유일하게 장기간 '품절'이었던 책이라 더욱 반가워하실 분들이 많을 듯 합니다.(물론 '미네르바'의 진위, 추천도서의 신빙성 등은 논외입니다;) 중고로도 쉽게 구할 수 없었던 화제의 책. 내용은 뭐 아주 엄청나거나 그런 건 아니었구요, '화폐전쟁' 류의 책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한 작은 투자회사의 놀음(혹은 장난질,음모,투기)에 놀아난 월가의 금융 재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금융시장의 끝없는 탐욕과 오만 앞에 무너져버린 투자의 귀재들, 그리고 금융시장의 씁쓸한 현실.. 이런 것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앨빈 토플러, 불황을 넘어서'도 엄밀히 따지자면 재출간된 도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 토플러의 이번 저서는 지난 1975년 출간되었던 'The Eco-Spasm Report'라는 저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에스콰이어'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은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30여 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현 경제 상황과 들어맞는다고 합니다.(토플러 자신도 감탄하고 있음을 서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웬만한 연륜과 경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그의 1975년 저작을 접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그것이 바로 이번 저작이 아주 완전한 신작이 아님에도 반가운 이유가 되겠습니다. 

 

 ps. 내일은 시간을 내어 '굿바이 게으름'을 읽어야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굿바이 게으름'도 얼마전 일부 내용이 추가되어 새로나왔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구경하고 가세요.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