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사계절 (양장)
폴 투르니에 지음, 박명준 옮김 / 아바서원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래 전에 우리말 번역본이 있었지만 절판된지 오래고, 이번에 재출간됐다고 들었습니다. 재출간이 꼭 됐어야 할 책입니다. 지금도 늦은 건 아니지만 더 빨랐어도 좋을 책입니다. 이것은 1959년에 폴 투르니에가 독일에서 동명으로 한 강연을 다듬어서 책으로 쓴 것 같습니다. 책의 탄생 이야기를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측할 뿐입니다. 사람이 기적의 하나님, 초자연적인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도 물질계의 원리도 하나님의 세계이고, 따라야 할 법칙의 순서로 따지자면 자연계 그 다음이 초자연계입니다. 시간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인간은 가을에도 봄날을 맞이할 수 있”고 “이것이야말로 인간을 구분해주는 특징”이라지만 몸이 겪은 시간에 맞춰 내면도 봄부터 겨울까지 차례대로 가는 것입니다. 폴 투르니에는 개방적이지만 현실적 세계관으로 인생의 사계절과 그에 걸맞은 성숙의 척도를 제시하여 보여줍니다.


 식상한 은유가 기적적으로 쓰일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글은 시가 됩니다. 『인생의 사계절』은 그런 책입니다. 때로 은유는 지겹습니다. 모자라서 심심하기도 합니다. 적절한 은유는 의외로 만나기 어려운 법인데 이 글은 제가 만난 최고의 ‘자기 계발서’입니다. 자기 계발서라면 질색을 하는 제가 꼭 신앙생활을 해서가 아니라 폴 투르니에야말로 두루 읽어야 할 자기 계발서 저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글을 사이에 두고 “유대인이나 헬라인”은 무의미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남자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마지막 피조물, 여자가 자연의 정점인 것입니다.”(14면)


“인간에 대한 연구가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까다로운 이유는 인간이 두 세계, 즉 자연 세계와 초자연 세계에 동시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동시에’를 강조하고 싶습니다.”(18면)


“일반적으로 성인은 젊은 날의 이상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사실 성인기의 활동에 필요한 활력은 대개 청년기의 이상에서 나옵니다. 반면, 성공적인 노년기의 삶에 이르는 열쇠는 통합의 길에서 오는 지혜를 얻는 데 있습니다.”(37면)


“하나님은 곧바로 포기하는 이들보다는 그분과 맞붙어 싸우려는 이들을 사랑하십니다!”(50면)


“저는 여러 번의 인생 위기와 부침을 겪으면서 인생의 전반적인 방향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제 인생이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 있으며 맨 처음 가졌던 소망이나 열망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65면)


“저는 그들의 뼈아픈 자기 성찰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침묵을 지킵니다.”(6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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